난시청

難視聽

난시청 지역: blank area, fringe area[1]

1 개요

지상파 방송의 전파가 약하여 제대로 시청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낱말. 공식적으로는 자연적인 이유로 KBS 1TV, KBS 2TV 중 어느 하나라도 원활하게 시청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된다. 라디오 방송의 경우 '난청'이라고 한다. 난시청, 난청과 반대되는 낱말은 양시청지역, 양청지역.

자연적인 난시청과 건물 등으로 인한 인위적인 난시청이 있다. 이 중 자연적인 난시청이 인정되면 TV 수신료가 면제된다. 전파를 수신하여 지상파 TV방송을 수신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한국방송공사(KBS)로 문의해보자.

2 한국의 난시청 문제

한국은 난시청 문제가 제법 심각하다.

왜 지상파 방송을 보기 어려운가? 일단 한국 지형 특성상 주변에 수없이 깔려 있는 앞산과 뒷산과 옆산들 때문이다. 산이 없는 평야지역이라면 100km도 넘게 도달할 전파가 산에 막혀 얼마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도시의 경우 고층건물이 수신장애를 일으킨다. 난시청이라는게 국가의 발달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형지물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선진국이건 후진국이건 산간지형이 많고 고층건물이 많다면 난시청지역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체감상 난시청 지역이 많이 느껴지는 것은 홍보 부족으로 일반인들이 제대로 된 수신법에 무지한 것도 있고, 난시청 지역이 아닌데도 낡은 안테나를 계속 쓰고 있어 난시청 지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특별시에 난시청 지역이 드물지 않았다. 지금에 비해 안테나 설계 등 송출기술이 미약했기 때문. 안테나공학을 공부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안테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실효방사전력(E.R.P.)이 크게 달라진다. 기상 상태가 악화되면 전파가 공중에서 혼선이라도 되는지 더욱 화면의 질이 나빠졌다. 멀쩡하던 지역도 비가 오면 난시청 지역으로 바뀌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이는 VHF 대역 이상 대역의 전파가 갖고 있는 특성으로 중파, 단파 대역 전파에 비해 날씨 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또한 당시 수신안테나도 기술적으로 지금보다 덜 세련되었던 것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은 TV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어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안테나를 이리 옮겨보고, 저리 옮겨보고, 비틀어보고, 두들겨 패보고 이것저것. 그러다가 안테나가 뽑히거나 부러지기도 하고, 지붕이나 옥상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안테나가 피뢰침 역할을 한 탓에 번개를 맞는 불행한 사태를 겪기도 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지상파를 포기하고 나름 속편한 케이블방송으로 옮겨타게 되었던 것이다. 그마저도 없는 지역은 스카이라이프. 케이블이나 IPTV,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하면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이 많고, 안테나로 전파를 직접 수신하기 번거롭다는 인식이 만연해서인지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순수하게 지상파를 보는 가구는 20% 밖에 안 된다고 한다. 80%가 케이블+IPTV+스카이라이프.[2]

광교산중계소, 감악산중계소 등 이전보다 중계소가 많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산간지형으로 인해 수도권 신도시 중에 상당수가 난시청 지역이라는 점도 문제다. 반면에 평촌 신도시는 관악산 전파 한정으로 강전계 지역, 중동 신도시는 중전계 지역. 특히 KBS 1FM을 애청하는 라디오 매니아라면 그저 묵념. 스마트폰이 있지만, 스마트폰이 아니라 고급 튜너에 오디오를 연결해서 듣는 클래식 매니아라면 답답할 수 밖에.

1990년대만 하더라도 라디오 난청 문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수원 쪽에만 가더라도 수신상태가 심히 안 좋았다. 요즘은 안테나 선형 개선 등 장비개선과 중계소 신설 등 송출망 확충으로 다소 개선된 모양이다. 관악산 송신소로 경기남부는 난청이 개선되었지만 산이많은 경기북부는 라디오 난청지역이 꽤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감악산중계소 등 경기 북부지역에도 중계시설은 늘어나고 있다.

2.1 난시청 해결의 어려움

대한민국에서는 위와 같이 지상파 난시청 문제가 의외로 심한 편이지만, 지상파 방송 특성상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난시청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당 지역에 중계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주파수 자원 문제이다. 휴대폰의 경우 주파수 중첩이 가능하고, 방송국처럼 특정 주파수를 계속 독점사용하는게 아니라 중계망 구축이 용이하지만, 지상파 방송의 경우 시청자/청취자 요구대로 이곳저곳 중계소를 설치하다보면 가용 주파수가 남아나질 않기에 중요한 난시청 지역에만 중계소를 설치해주고 있는 형편이다. 이 문제는 FM방송 분야에서 더 심각한데,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FM 주파수가 이미 포화되었기 때문. 2005년 이후에 신설되는 수도권 지역 FM방송의 경우 기존 방송의 10kW보다 훨씬 적은 출력(1~3kW)급으로 줄여 어거지로 방송허가를 내주는 형편이다. TV채널의 경우 FM방송보다는 그나마 상대적으로는 주파수에 여유가 있지만 간이중계소 하나 설치하는 데만 해도 소요되는 행정적 절차가 한 둘이 아니다. 자기 집에서 라디오가 잡히질 않는다고 민원을 마구마구 찌르는 사람도 있지만, 주파수 부족으로 고민하는 방송국과 정부 당국의 애로사항도 고려해보자.
  1. 방송 수신구역을 의미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도시 시계 바로 바깥 근교지역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2. 「美지상파-케이블 재전송 협상타결, 한국은?」, 2010-10-04, ZD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