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대사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작 코믹스의 등장인물. 4권에 잠깐 등장하는 단역이다. 한 샘터에 있는 숨겨진 사당에서 치크크와 생활하고 있었다.

본래 도르크 제국의 주민들이 믿고 있던 전통종교사제지만, 새로 등극한 신성황제가 전통종교를 이단으로 몰아 박해하자 세속의 권력을 피해 인적이 드문 시골에 은둔하고 있다. 불교의 승려처럼 머리를 깎고 있으며, 노환 때문인지 단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몹시 말라 있다. 본디 수많은 사제들과 함께 수행을 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근처의 사제들은 모두 앉은 상태 그대로 사망해 있었고 그만 극도로 쇄약해진 상황에서 살아남아있는 상태였다. 멀쩡히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어린아이인 치크크 뿐인듯 한데 먹을 것을 구하거나 한 것은 어떻게 했는지 의문. 신을 섬기기 위해 스스로 빛을 버렸다지만 나우시카가 온 것을 멀리서 알아채기도 하고, 죽은 이후에도 유언을 남기는 등 여러모로 신비한 인물.

삶에 집착하고 생에의 의지가 강한 나우시카와는 달리, 죽음이나 파괴를 세계의 이치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나우시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나우시카를 "오랫동안 기다려 온 상냥하고 맹렬한 바람"이라 부르며 그녀와 만난 것을 기뻐한다. 다만 이와 같이 죽음을 수용하는 입장 때문에, 나우시카 마음 속의 자살 충동이 구체화된 내면의 허무가 그의 모습을 빌려 나타나기도 한다. 나우시카는 곧 이를 알아차리고 떨쳐내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순환의 일부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과 자살 충동은 명백하게 다르다. 도교의 이치와 중2병 정도로(...)

벌레의 독기가 몰려오기 전 스스로 입적하고, 나우시카의 앞길을 축복한다. 마지막 유언은 "가거라, 사랑스런 바람이여. 그대의 마음 가는 대로…."[1]
  1. 연출을 보면 이미 사망한 주변의 사제들도 이러한 메시지를 남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