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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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많을 다많을 다더할 익착할 선

1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2 유래

본래는 한신유방이 주인공으로, 사기 회음후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항우의 죽음을 확인하고 관중으로 돌아가던 유방은 느닷없이 한신의 진영으로 달려가더니 그의 대원수 지휘권과 왕의 직위를 박탈하고 초왕으로 강등시켰다. 그러다가 나중에 모반 혐의를 빌미로 그마저도 빼앗고 회음후로 재차 강등시켰는데, 이로 인해 한신은 늘 불쾌한 기분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유방이 연회를 열어 한신도 초대하고는 물었다.

유방:"나는 얼마만큼의 병사를 지휘할 수 있는가?"

한신:"폐하는 십만 명쯤을 지휘하실 수 있습니다."
유방:"그럼 너는 어떠하냐?"
한신:"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多多益善)."
유방:"그렇게 뛰어난 네가 왜 내 포로가 되었느냐?"
한신:"폐하는 병사의 장수가 아닌 장수의 장수가 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힘입니다."
이에 유방은 과연 한신이라며 크게 웃었다.

언뜻 보면 그냥 칭찬한 것 같지만, 실상은 술기운에 주군을 두고 '내가 너보다 훨씬 낫거든?'이라며 잘난척 했다가 유방의 심기가 불편해 보이자 부랴부랴 수습하는 상황.(…) 한신의 정확한 의중이야 그 본인만이 알았겠지만, 다짜고짜 '그렇게 잘나서 나한테 잡혔냐?'식의 반응이 나오는 걸 보면[1]일단 유방은 이렇게 받아들인 듯. 이후 유방과 여후가 이전보다 더 강하게 한신을 견제하게 되었으며 이는 결국 한신을 나락으로 추락시키는 발언이 되고 말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말 그대로의 의미로 해석해서, 개인의 능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사람보다는, 수많은 재사들을 휘하에 부리면서 능력을 끌어내는 사람을 더 높게 치는 고대 중국인들의 영웅상을 볼 수 있다. 이 기믹(?)은 훗날 삼국지유비가 그대로 이어받는 것도 같은 맥락.

3 기타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텔레비전 수백 대를 가지고 제작한 크고 아름다운 작품의 이름도 다다익선이다. 현재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 중이다.

참고로 마지막 한자가 선하다-할때 쓰는 선자이므로 과거의 중국에서 선이란 기독교 윤리에서 말하는 그 "선함"이란 뜻보다는 그냥 "좋다"라는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악도 마찬가지로 "악함"이란 뜻보다는 "나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애초부터 선good과 악evil을 그런 윤리적 개념으로 끌어다 쓰는 거 자체가 조로아스터교에서 기독교로 뻗어내려오는 이원론의 잔재.

요즘은 다다익, 특히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 컴퓨터에 많이 쓰인다. 보통은 "램은 많을수록 좋다"는 용도로 쓴다. 좋다는 뜻으로 쓰인 "선"이 없지만 넘어가자. 이런건 기승전병도 어찌보면 거의 같은 맥락이니까. 좋다는 뜻을 살리기 위해 램다익선이라고 하기도 한다.

반댓말은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
  1. 바로 그 붙잡힌 일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투덜거리다가 간만에 불려온 한신인데, 보란듯이 회음후로 강등될 때를 들먹인 것.(...) 한신에겐 이만한 모욕도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