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Attachment/련정희/movie image (1).jpg
당신이 날 믿지 않는데, 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합니까?
주 독일 북한 대사관의 통역관. 표종성의 아내.
남편 표종성과 함께 베를린에 상주하며 공관에서 일하며 조용히 지내는 듯했으나 표종성이 무기거래 임무에 실패한 이유를 감찰하기 위해 평양에서 찾아온 동명수가 정진수에게 정보를 넘긴 웨이트리스를 추궁해 정보를 넘긴 사람이 그녀라는 증거를 제시해 배신자라는 혐의를 받게 된다. 이 일로 표종성은 그녀가 배신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뛰어다니게 되지만 내막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일은 혼란일로로 치닫게 된다.
표종성과 부부관계이지만 작중에서 그려지는 것을 보면 대화도 거의 없고 냉랭한 관계. 남편인 표종성이 일을 최우선으로 삼는 성격에 냉철하고 말수가 적은데 련정희도 말수가 적고 조용한 편이라 두 사람의 관계는 러닝타임 내내 시종일관 삐걱거린다. 2년 전 표종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지만 제대로 젖을 물려 보기도 전에 병으로 잃어 그 일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다. 표종성의 제자였던 동명수와도 안면이 있는 사이로, 동명수가 표종성을 성님이라고, 련정희를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꽤 오래된 사이인 듯하다.
공관 통역을 맡고 있지만 북한대사 리학수의 명령으로 외교를 위해 사실상 접대부 역할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리학수의 외국인 만날 때는 반지 빼고 만나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대사를 보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던 듯. 그런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있지만 남편이라는 사람은 조금만 약한 모습을 보여도 공관 사람들 자아비판 시간 가진 지 얼마나 됐느냐[2]는 말을 던지는 등 하소연할 곳 하나 없는 외로운 처지다. 이런 컨셉의 캐릭터라 자연스럽게 그늘진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류승완 감독이 전지현 몰래 스탭들에게 전지현을 외롭게 만들라는 주문을 했다는 후문. # 그래서인지 영화를 본 어느 탈북민은 가장 실제 북한 사람같은 캐릭터다는 평을 남겼다고...
동명수에게 스파이 의혹을 받아 표종성의 행동 동기를 제공하는 이야기의 트리거를 제공하는 인물이지만 남자 주인공들의 포스가 워낙 세고 극의 중심축이 되는 역할은 아닌지라 작중 비중은 낮은 편. 그나마 정진수는 열심히 뛰어다니느라 액션신 측면에서는 좀 나은 편이지만 련정희는 액션신도 거의 없다. 정말 시급한 상황에 필사적으로 총을 쏘는 정도. 첩보원이라도 전문적인 전투 훈련을 받지 않은 통역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전지현의 전작 도둑들에서 보여준 액션에 비하면 액션이 부족해서 아쉬웠다는 목소리도 많다.
여담으로, 보통 '연'씨로 표기하는 '延'은 애초에 초성의 음가가 'ㄹ'이 아닌 'ㅇ'이다. 따라서 이 성씨는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로 '연'씨로 표기한다. 연평도와도 같은 사례. 따라서 극중에서 '련'이란 성씨를 굳이 사용한다면 '連'씨여야 하는데, 이 련씨는 성씨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 희귀성이다. 영화 팜플렛 등에서는 연정희라고 표기되는 것을 보면 류승완 감독의 실수일 수도 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당이고 인민이고 조국이고 모두 나를 의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그러지 말았어야 합니다.
이 영화 최대의 피해자.
리학수에게 그녀의 배신 의혹을 전해 들은 표종성은 련정희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바로 련정희를 감시하기 시작하지만 련정희는 표종성의 예상과 정반대로 실제로 수상한 언동을 보였다. 업무시간 이후 무엇을 하러 간다는 보고 없이 외출했는데,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수상한 내용의 대화를 하거나 기차를 탄 상태에서 표종성이 전화를 걸자 자신의 목적지를 속였고 설상가상으로 련정희가 내린 역에는 외국 대사관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결국 그것을 목격하고 혼란에 빠진 표종성은 자택을 뒤집어엎어 가면서 그녀가 배신했다는 증거를 찾으려 애쓰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한다. 하필 그 때 리학수가 서방으로 망명을 시도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표종성은 집에 돌아온 련정희를 추궁한다.
결국 련정희는 표종성에게 사실을 밝히는데, 자신의 목적지를 속인 이유는 자신이 산부인과에 찾아갔다는 사실, 그러니까 임신중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표종성과의 사이에서 둘째 아이를 갖게 되었지만 리학수의 명령으로 표종성 외의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었고, 그것을 표종성이 알게 되면 자신의 아이가 아닐 것이라고 의심할 것을 우려한 것. 그것을 고백한 련정희는 병원에서 받아 온 초음파 사진을 내밀었지만 표종성은 련정희를 믿지 못하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사실을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녀를 몰아붙이고, 설상가상으로 그 때 동명수가 표종성에게 건 표종성이 당성을 의심받아 당성시험을 받는 중이었고, 그것 때문에 련정희를 배신자로 몰아 고발하려 했다는 전화 내용을 듣게 된다. 이에 정말로 표종성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고 표종성에게 당신은 비겁해라는 말을 건네고 화장실에 홀로 틀어박힌다.
하지만 동명수의 전화 내용은 전부 페이크. 그런 내용의 전화로 둘을 속여 두 사람을 한 번에 처리해 버리려는 계략이었고, 그것을 깨달은 표종성은 련정희에게 자신들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말하고 련정희를 데리고 도망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살던 건물 지붕을 타고 총격전 틈바구니를 돌파하는 등 엄청나게 구른다. 표종성은 이후 리학수가 히든카드로 준비했던 정보인 김정일의 비자금 계좌 정보를 보고 자신들이 동명수에게 속았다는 것을 당에 증명하려 하지만 련정희는 표종성이 자신을 의심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자신들의 처지에 무력감을 느끼고 반쯤 멘붕한 상태로 호텔 프론트에서 가져온 페이퍼 나이프로 표종성을 위협하기까지 하지만 하필 그 때 동명수가 보낸 테러리스트들과 정진수가 쳐들어오는 바람에 표종성과 정진수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동명수에게 납치당하고 만다.
이후 동명수에게 정진수의 존재를 미끼로 표종성은 이미 남조선에 붙었으니 표종성의 이중간첩 혐의를 증언하라는 회유를 받지만 단칼에 거절, 표종성의 반드시 데리러 가겠다는 전화 내용을 듣고 표종성을 기다린다.[3] 결국 정진수의 엄호 하에 홀로 쳐들어온 표종성이 동명수를 몰아붙이는 데 성공하면서 탈출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탈출 도중 동명수의 총에 맞아 치명상을 입고 만다. 나를 버려야 살 수 있다, 당신 마음 안다는 말을 건네며 표종성을 도망시키려 하지만 표종성은 내 마음 알면 끝까지 버텨라는 말을 남기고 련정희를 숨기고 홀로 뛰쳐나간다. 이후 그녀를 발견한 정진수는 필사적으로 그녀를 살리려 노력하지만 결국 돌아온 표종성에게 안긴 채 숨을 거두고 만다. 유언은 "우리 아직 할 얘기가 많은데…"
여러 가지로 비극적인 히로인. 평생토록 속내 하나 편히 말할 수 없는 입장이었는데 함정에 빠져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고, 임신한 상태로 죽도록 구르고, 지금껏 겉도는 관계였던 남편을 이해하고 서로 속내를 밝힐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죽음이 코앞에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기껏 살아남은 남편이 그녀와 아이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블라디보스톡행 차표를 끊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안습한 처지가 되고 만다.
본래 제작 이전 각본 단계에서는 표종성과 련정희, 동명수의 삼각관계 이야기가 될 예정이었다는 모양. 투자사에서 북한 소속 캐릭터들만 등장할 경우 이념영화로 비춰질 위험성이 있다는 클레임이 들어오는 바람에 정진수가 투입되면서 이 구도는 엎어졌지만 동명수와 표종성과의 대화 장면을 보면 어느 정도 그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저 둘 외에 상황이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로타리에서 좌회전도 안 하는 사람이다라고 공언하는 정진수에게도 유일하게 호의적인 반응을 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은근히 마성의 여자로 볼 수 있을지도… 멜로영화였다면 액션이 쩔어넘치는 막장 드라마가 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