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독불침

萬毒不侵

무협소설의 용어로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만 가지 독에도 침범당하지 않는다는 뜻. 보통은 어떤 에도 죽지 않는다는 전설의 경지를 일컫는 말이다.

그대로 풀어내어 '만 가지 독'에 면역이 있다는 뜻으로, 말하자면 어떤 독에도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위호환 격으론 백독불침과 천독불침 등이 있다. 만독불침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독에 면역이 있다는 식으로. 이런 애들은 자신이 독에 면역이라고 당당하게 독을 맞다가 무형지독 등의 극독에 끔살당하는 게 주 역할이다.

본래 '백'이나 '천', '만'은 실제 숫자를 뜻하는 게 아니라 많다는 뜻을 품고 있어서 엄밀히 따지자면 백독불침, 천독불침, 만독불침은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무협이나 신무협 때만 해도 백독불침, 천독불침의 만독불침을 대신 해서 많은 독에 내성인 경지를 묘사할 때 자주 쓰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셋이 같이 사용될 때는 천세와 만세의 차이처럼 어느 정도 격의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된다.

원래는 독공에 당해도 죽지는 않을 정도였지만 무협소설파워 인플레가 심해질수록 그 위상이 올라가더니 나중에는 독을 페트병 단위로 마시거나 독으로 목욕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무적의 신체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하지만 몽혼약이나 최음제는 독이 아니므로 만독불침이라도 통한다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분류기준을 따라주는 신기방기한 능력. 주로 노루표 무협지에서 떡씬을 만들기 위한 클리셰. 혹은 주인공이 만독불침인데 일단 뭘 좀 먹고 뻗어줘야 스토리가 굴러갈 수 있다면 이런식의 설정이 붙는다. 또 소설마다 다르긴 하나 무형지독 같은 희귀한 독은 통할 때도 있다. 만독불침이라면서요? 1만 1번째 독이라 그렇다 이래도 안 되면 저런 독을 섞어서 쓴다. 그냥 염산을 캡슐에 담아서....어떤캡슐에요?화알못

위에서 말했듯이 원래라면 전설적인 경지여야 정상이지만, 천 년 묵은 독사나 두꺼비 등의 영물이 가진 내단을 먹으면 즉시 만독불침이 되는 등 별다른 수련 없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로 변질된 나머지 마공서의 주인공들은 만독불침을 기본으로 깔고 시작한다. 환골탈태 한 번 하면 금강불괴를 이루는 건 또 덤. 저걸 핑계로 독으로 오히려 내공을 증진하기도 한다. 파워 인플레가 심해지면 만독해(萬毒解)라고 해서 약도 약이고 독도 약인 설정도 있다. 하지만 이 곧 이라는 파라셀수스의 말처럼 실제로 만독불침이라면 약발도 듣지 말아야 하는데 창작물에서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설봉대형 설서린에서는 주인공 설서린이 암혼사의 능력 개발로 이 만독해 비슷한 능력을 얻는데, 뭘 먹으면 몸에서 알아서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서 받아들이고 뱉어내고 결정하게 된다(…). 다만 약점으로는 이걸 판단할 시간도 없이 골로 보내는 독에는 대항할 방법이 없다고. 쥬논앙신의 강림에서는 주인공 시르온이 독을 몸에 워낙 쌓아 독공격에 대해서는 거의 면역수준이긴한데...어째 독으로 공격받을 때는 1번 빼면 늘 죽기 직전까지 간다. 독에 강한 만큼 약도 안 통해 자연치유력으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에게 패한 폰토스 국왕 미트리다테스 6세의 관련 야사로는 그가 독에 의한 암살을 두려워한 나머지 매일 비소와 같은 독을 조금씩 먹어서 내성을 길렀다고 한다. 그런데 반란으로 곱게 죽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대량의 독을 먹었는데 이게 효과가 있던 것인지 독이 안 먹혔다고. 그래서 칼에 맞아 죽었다(...). 칼에!! 총도 아니고 칼에에에에!! 참고로 독을 조금씩 먹어 면역체계를 키워 독살에 저항한다는 건 면역체계 때문에 한계가 있을뿐더러, 중금속 같은 건 먹을수록 몸에 해롭다. 그냥 비소가 안받는 체질이였던 것 뿐.

현실 역사 속에서 이렇게 독극물을 잔뜩 먹고도 죽지 않았던 희한한 사례로는 그리고리 라스푸틴이나 마이클 맬로이 같은 경우가 있다. 해당 항목들을 보다 보면 이들을 죽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볼 수 있다.

최근 한 뉴스에 따르면 해외의 어느 한 과학자가 자신의 신체를 대상으로 치명적인 독을 가진 독사들에게 물려서 항체를 기르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현실판 만독불침

참고로 판타지에서도 간간이 나온다. 예로 엘더스크롤 시리즈네레바린이라든가. 만독불침을 현실적으로 해석한다면 독이 몸에 침투되면 몸에서 해독하는 물질이 만들어져서 나온다고 생각하면 쉬울 듯.

관련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