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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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春(늦봄) banshun 1949년 작품.

1 개요

홀로 남게될 아버지를 위해 떠나지 않으려는 딸의 이야기를 정제된 형식 안에 담은 작품으로 후기 오즈 영화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영화다.
하라 세츠코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오즈의 영화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
그의 홈드라마 작품이 다 그러하듯 소소한 일상에서 잔잔하고 초연하면서도 깊은 사색에 잠기게하는 매력이 있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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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야가의 두 부녀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늘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의 앞날을 걱정하게된다. 아버지를 홀로 남긴채 시집가기를 꺼려하는 노리코를 위해 그녀의 고모는 맞선을 보라며 닦달하고 아버지(슈키치)는 재혼을 할 의향이 있다는듯 딸을 속인다. 아무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해도 재혼생각이 있다는 아버지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느낀 노리코는 갈등 끝에 결국 맞선을 보기로 마음을 먹게되고 차차 마음의 정리가 될 때 쯤 부녀지간이 나란히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제서야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는데...

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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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대로 아버지와 함께 살고싶어요...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극진한 소미야가의 외동딸. 수수하고 조신하기만한 여자같아도 보기완 다르게 자기 할말은 하고보는 면이 있다.[1] 아버지와 단둘이 지내고있으며 자신이 떠나면 홀로 남아 불편하고 적적해질 아버지 생각에 늘 맞선제의를 미룬다.[2] 그러던 어느날 조카가 혼기를 놓칠까 우려하는 고모에게서 아버지도 재혼할 의향이 있고 괜찮은 상대도 있단 얘기를 듣자[3] 그녀의 심경이 급변, 아버지에게 차갑게 굴지를 않나 지인의 조언에도 몹시 못마땅하다는듯한 태도를 취하는둥 과도하게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아버지를 누구보다 아낀다고 생각했지만 그 부모의 깊은 의중까진 헤아리지 못하는 영락없는 철부지.[4] 한동안 고민끝에 결국 맞선을 보기로 결심하고 아버지와 단둘만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여행 중 그녀는 역시 안되겠다며 급기야 결혼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꺼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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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미야 슈키치(류 치슈)
행복은 기다리는게 아니란다.
하나뿐인 딸의 장래에 관해 늘 걱정인 아버지. 여동생과 노리코의 혼사에 관해 의논하던중 시집을 보내기로 마음먹고 적극적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일을 돕는 조교를 소개시켜주려고한다거나[5] 거짓말까지 하는등 부단히도 노력해보지만 좀처럼 일이 풀리지 않아 속이 타들어간다.

4 트리비아

파일:V0yLBpL.jpg 11년뒤 하라 세츠코는 같은 원작을 공유하는 오즈 야스지로가을햇살에서 어머니 역을 맡게된다 다른 작품이지만 어머니가 된 하라 세츠코의 연기도 특기할만한 점


파일:BFNnYvqr.jpg[6] 이 영화에서 하라 세츠코의 자전거를 타는씬이 꽤 유명하다.

정적인 화면,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카메라 등 당시로선 기법이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었다. 오즈 야스지로의 전매특허라고 볼 수 있는 다다미 쇼트부터 시작해 어쩌면 본격적인 그의 스타일의 출발이라고도 볼 수 있는 작품. [7]

부녀간의 세밀한 감정과 심리묘사의 추이가 정제된 영화로 둘 간의 이야기가 꽤나 섬세하게 그려져있다. 오즈 야스지로만의 엄정한 형식미로 의미를 비추는 방식이 눈에 띈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 단순히 배경만을 통해서도 인물의 감정을 생생히 전달하는데 지금 봐도 표현방법이 꽤나 미적이며 첨단적이다.

이 작품의 전후를 기점으로 자신의 테크닉을 점점 정돈해가면서 그는 세대차,가족 내에서의 죽음,결혼문제,실직등과 같은 당시의 자화상격인 어느 곳에나 있을법한 가족이야기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된다.[8]

혹자는 이 영화에서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하는데 사실 많은 자녀들이 부모가 재혼을 한다고 하거나 연인이 생겼다고했을 때 영화속 노리코의 극단적인 태도까진 아니더라도 비슷한 현상을 겪는다고한다. 자식의 감정에서 생각해보면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닌듯한데 어쩌면 그 감정에 적절히 맞는 사실적인 묘사일지도.

촬영당시의 모습

파일:YIhrdQe.jpg 파일:QvAZLuZr.jpg 오즈 야스지로 감독과 그의 촬영 조수

파일:L6WFq2Q.jpg 영화 완성기념사진

  1. 아버지의 지인이 재혼한다고하자 사별한 부인을 두고 딴사람과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게 어지간히도 언짢았던것인지 장난스레 불결하다고 말해버렸는데 시간이 지나 그 사정을 이해하게되고 농담이라도 실언한것에대해 마음 깊이 반성하게된다.
  2. 게다가 이혼경력이 있는 친한 친구에게서 결혼에 관한 안좋은 얘기를 듣다보니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있는듯하다. 그런데 그 친구는 결혼하라고 부추긴다
  3. 사실은 노리코를 시집보내기 위해 고모와 아버지가 지어낸 거짓말이었다.
  4. 아버지와 대화를 나눠봐도 통 이해할수없다는듯 답정너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서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인물이라는 시선도 있는데 실제로 자녀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되면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심정적으론 거의 이렇다한다. 나이나 처한 상황, 분위기에 따라 또 다른듯.
  5. 잘 아는 사람이며 맘에 들기도해 노리코에게 직접 의향을 물어봤는데 알고보니 그가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단 사실을 알게되고 어쩔수없이 포기한다. 하지만 그 둘사이의 아무 감정이 없었던건 또 아닌듯?
  6. 당시 촬영조수와 하라 세츠코.
  7. 단 익히 알려진 높은곳에서 찍는 부감촬영(俯瞰撮影)은 이때를 기점으로 거의 사라지게된다.
  8. 하지만 커리어를 거듭해가며 계속해서 비슷한 작품을 만들다보니 단순한 자기복제 같이 느껴지고 그의 작품 특유의 매력이 퇴색되어갔다는 평도 더러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