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模塼石塔
분황사 모전석탑. 형식은 전탑이나 재질은 석탑이다.(점판암을 일일히 깎아 겉모습을 벽돌처럼 만들어서 쌓았다.) 본래는 7~9층으로 더 컸지만 윗 부분이 날아가고 3층만 남았다. (국보 제30호)
목차
1 개요
벽돌모양으로 가공한 돌(모전석)을 이용해서 벽돌을 이용한 전탑과 비슷한 형식으로 만든, 그러니까 가짜 전탑.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의 양식이다.
2 유래
전탑을 지으려면 점토를 가져다가 벽돌을 구워야 하는데, 벽돌을 굽기 쉽지는 않지만 전탑처럼 멋을 내 보고 싶은 경우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또는 석탑을 짓기 위한 큰 석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벽돌 모양으로 다듬기 좋은 사암이나 흔해빠진 화강암을 벽돌 모양으로 가공해서 탑을 쌓게 되었고, 이것을 벽돌을 흉내내서 지은 석탑이라고 모전석탑이라 부른다.
3 장단점
일단 튼튼함에 있어서는 석탑보다는 못하지만 전탑이나 목탑보다는 강한 편이다. 일단 과거에는 벽돌을 튼튼하게 굽기가 어려운데다가, 벽돌로 쓰이는 재료도 저질인지라 현대의 벽돌처럼 튼튼하지 않으므로 수시로 보수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원래 돌이었던 물건을 벽돌같이 깎아서 만든 모전석탑이 강하다. 단, 벽돌쌓기의 특성상 균형이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폭삭 주저앉는 경향이 있으므로 석탑보다는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목탑의 경우에는 잘 만들면 석탑에 준한 수준으로 튼튼하지만, 화재가 나면 그냥 잿더미가 되므로 종합적으로는 강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모전석탑이 그렇게 많지 않은 이유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당장 건설시에도 석재를 다듬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가공하기 쉬운 석재를 쓴다지만 그걸 벽돌모양으로 잘게 나누어서 다듬는 것을 생각만해봐도 석탑보다 품이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모전석탑이 완성된 다음에 수리나 보수를 위해 다시 돌벽돌이 필요하면 또다시 돌을 캐다가 벽돌모양으로 잘게 나누어서... 따라서 굳이 전탑처럼 보여야 할 필요가 없다면 차라리 석탑을 쌓는 것이 훨씬 튼튼하고 보수하기 쉬우므로 모전석탑을 많이 건축할 필요가 없으며, 일단 파손된 모전석탑을 보수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방치돼서 파괴될 확률도 높다. 그래서 모전석탑이 많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벽돌을 조달할 길이 열리면 그냥 전탑을 쌓는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벽돌을 가공하는데는 알맞은 흙과 더불어 벽돌을 만드는데는 (진흙을 햇볕에 말리는 원시적인 방법이 아닌 이상)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변환경에 따라서는 노동력을 좀 더 들이는 편이 전탑보다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간다. 때문에 예로부터 돌이 흔하고 석재가공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유독 이런 양식이 보인다고 추측하고 있다.
4 한국의 모전석탑
대표적인 모전석탑으로는 경주시의 분황사 모전석탑(국보 제30호), 영양군 봉감 오층모전석탑(국보 제187호) 등이 유명하다. 영양 봉감 오층모전석탑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3권에 소개되어 있다. 또 구미 장죽리 오층석탑과 같이 석탑이면서도 모전석탑의 양식이 일부 융합되어 지붕돌에 모전석을 상당수 사용해서 조성된 석탑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