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령자

풍종호의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에 등장하는 원로고수 중 한 명이 목령자(木靈子)이다. 하지만 점잖게 말해서 목령자라고 부르는 것이지 실제로는 목령 다음에 노귀(老鬼)나 노괴(老怪)라는 별칭이 더 잘 붙는다. 그가 괴인으로 유명한 이유는 다름이 아닌 그가 연구하며 완성하려는 무공 때문이다. 천하에 무학의 오의(奧意)를 들이파며 연구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도 그는 그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존재였기에 '괴(怪)'라는 별칭이 붙게 된 것이다.

도검불입(刀劍不入)하고 수화불침(水火不侵)하는 금강지구(金剛之軀)야 무인이라면 한 번쯤 머리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이러한 기공(奇功)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목령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오체(五體)가 잘려도 죽지 않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 왕성하게 성장하며 젊어지는 몸을 추구한다. 과연 상식의 선을 벗어난 망상에 가까운 목표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거나 정신이 모자른 사람으로 보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가 자신의 연구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지 몰라도 그의 몸이 칼날을 미끄러뜨리고 내공을 퉁겨내며 금강체(金剛體)에 근접하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엄연한 실력 앞에서 무작정 비웃는 일은 감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의 이름은 소설의 초반부터 나오나 실질적인 등장은 조수인 일행이 형주(衡州)에 도착했을 때야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중간에 청성파(靑城派)의 폭우검(暴雨劍) 구예와 함께 조수인 일행을 기습하여 양노대의 잠들어 있던 기억인 양천일을 깨운 형우경이 형주에서 혈선교(血仙敎)의 하수인인 사군(蛇君)의 뱀을 통해 양노대와 조수인의 행적에 대해 보고한 뒤에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려던 것을 구해주는 이가 바로 목령자이다.[1] 이후에는 소주(蘇州)에서 비호도(飛虎刀) 육풍목, 경천객(驚天客) 무호성, 굉뢰귀견수(宏雷鬼見愁) 석일도 등을 만나면서 함께 혈선교에 대항한다.
  1. 참고로 이때 목령자는 원피스의 주인공처럼 팔을 쑤욱 늘리는 묘기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