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

未亡人, (영어)Widow

1 개요

남편이 죽고 홀몸이 된 여자. 과부라고도 읽는다.

1.1 유래

'춘추좌씨전'의 구절에서 유래한 단어로, 노나라 장공(莊公) 28년(기원전 666년)과 성공(成公) 9년(기원전 582년)조(條) 등에 '未亡人' 표현이 등장한다.

楚令尹子元欲蠱文夫人,爲館於其宮側,而振萬焉。夫人聞之,泣曰:「先君以是舞也,習戎備也。今令尹不尋諸仇讎,而於未亡人之側,不亦異乎!」……

기원전 666년 당시 초나라 왕 성왕(成王)은 아직 어려 그의 작은아버지며 영윤(令尹; 초나라의 재상)인 자원(子元)이 정사를 맡고 있었다. 자원의 형인 초 문왕(文王)의 왕비며 성왕의 어머니 문부인(文夫人)[1]은 당시 미녀로 유명했는데, 자원은 형수인 문부인을 유혹하기 위해 문부인이 사는 궁 옆에 집을 짓고, 방울을 흔들며만이라는 춤을 추었다. 이를 들은 문부인은 울면서 말했다. “선왕은 이 춤으로 전쟁을 연습하였다. 지금 영윤은 이걸로 원수를 칠 생각은 않고 미망인 곁에서 춤을 추고 있으니, 이상하지 않은가!” …… - ≪춘추좌씨전≫ 장공 28년 조

본뜻은 '남편이 죽을 때 같이 죽었어야 하나(즉 순장),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 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는 말. 이지만 이미 이 단어가 사용되었을 당시에도 남편이 죽었다고 아내가 따라 죽는 경우는 없었다. 애초에 왕비 혹은 높은 귀족의 부인들이 쓰던 말이라[2] 상당히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들리기 때문에[3] 현대에 와서는 과부에 대한 미칭으로 쓰이고 있다.

1.2 현재의 의미

2045489841f82d91c85dacd44035f88ad8a61c25.jpg

언냐 이거 나만 불편해?
남녀차별적이고 원뜻이 굉장히 나쁘기 때문에 절대 쓰지 말아야 할 단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미망인이란 단어의 원전의 쓰임은 원래 자칭하는 겸양어라 다른 사람을 칭할 때 쓰는 단어가 아니지만 높은 사람들이나 사용하던 단어라서 남편이 죽은 여인에 대한 미칭으로 이미 의미가 굳어졌다.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위 그림에서 말하는 것처럼 비하의 의미로 사용된 역사는 한 번도 없다. 언어는 원래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인데 이걸 잘못된 언어 사용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문법 나치적인 모습이 보이니 자제하는 게 좋다.

다만 '남편이 죽은 여자'라는 걸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으니까 고 OOO씨의 부인 ㅁㅁㅁ씨 하는 식으로 대체해서 쓰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배우자가 죽은 사람'에 중 남성(아내를 먼저 보낸 남편)을 지칭하는 한자어 단어인 환부(鰥夫)는 과부(寡婦)와 한자 구성이 완전히 같은 데, 이미 쓰이지 않고 아무도 이를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 만큼, 굳이 여성으로만 대상을 한정시켜서 '배우자가 죽은 사람'이란 걸 표시를 꼭 해줘야겠고, 그 표시 방법으로 '미망인'이 나은지 '과부'가 나은지 논쟁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적인 면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네이버 사전 우리말 바로쓰기의 기사도 참조해 보자#.

또한 위의 주장대로 '언어는 원래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인데' 기존의 미망인이란 단어 사용에 균열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 표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는 얘기이다. 원래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 말인데도 그 말이 가리키는 대상이 반발하여 다른 단어로 대체해서 쓰거나,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인위적으로 새로 단어를 만드는 경우까지도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 거리이다. 첫번째에 해당하는 예로는 '장애자'를 들 수 있다. '-자(者)'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일뿐인데, 이 한자의 대표 훈(訓)이 '놈'이라는 이유로 비하용어로 받아들여져 반발을 사고있다. 대안으로 '장애인'이 제시되었고 사회에 정착되고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면 '장애우'로 발전한다. 비슷한 예로는 '맹인', '정신병자' '정신박약' 등이 있다. 두번째 경우에는 정신분열증이 조현병으로, 정신과가 정신건강의학과로 변경된 것과 공고, 상고 등의 실업계ㆍ전문계 고등학교를 묶어 부르던 이름이 마이스터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 등으로 이름이 바뀐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덧붙여 이 분류에 속하는 학교들 중에서는 스스로도 아예 '공업', '상업' 등의 표현을 빼버리고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는 이걸 불교 용어라고 헛소리하면서 종교 드립을 하는 일부 예수쟁이[4]도 있다. 다만 이건 일부일뿐이고, 많은 개신교인들도 별 거부감없이 쓰는 경우도 많다.

애초에 배우자가 죽은 상황이라는 극히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는 표현이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긍정적(?)이기를 바라는 것이 무리다. 정치적 올바름 항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애초에 쓰는 사람이 부정적 맥락에서 쓰기에 부정적 의미가 담기는 것이다. 아무리 고상해 보이는 다른 표현을 가져와도 곧 오염될 뿐이다.

사실 홀아비도 별로 좋은 뉘앙스가 아닌 건 마찬가지. 게다가 자식이 없이 아내를 떠나 보낸 남자는 뭐란 말인가?

2 미망인의 올바른 사용법

당사자가 미망인이란 단어를 기꺼이 사용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내가 나를 바보라고 부르는 것은 괜찮지만 남이 나를 바보라고 부르는 것은 기분 나쁜것과 같은 이유이다. 불구자, 튀기 같은 단어들을 면전에 대고 말하지 않듯이, 남편이 죽은 여자를 미망인이라고 부르고자 할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물어보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일단 물어볼 수 있다면 말이다. 미망인의 바른(?) 사용법은 다음과 같을 수 있다.

1. 본인 스스로 죽지 못하고 살고 있을 때 사용한다.

<예> 내 진작에 남편 뒤를 따라가려 했지만, 자식새끼들이 눈에 밟혀서 모진 목숨을 끊지 못하고 미망인으로 살고 있구먼.

2. 본인 스스로가 살아 있음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낄 때 사용한다.

<예> 저는 고 OOO씨의 미망인입니다. 제 남편이 저를 밀치고 저 대신 차에 치어 죽었습니다. 제가 죽어야 했는데....흑흑흑....

3. 본인 스스로가 죽은 남편과의 관계가 계속되고 있음을 특별히 강조할 때 사용한다. 대개 사별한 남편의 영향력을 계속적으로 누리고자 할 경우 사용한다.

<예> 예를 갖추시오! 본인은 일개 과부가 아니라 OOO의 미망인이란 말이오!

4. 악감정을 느끼고 그 사람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사용한다. 이건 너무 심오한데 용법인데

<예> 저기서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 여자가 바로 고 OOO 선생의 미망인이야. 빈소에서 저런 모습이라니 천벌을 받을 거야.

5. 당사자의 신경을 박박 긁고 싶을때 사용한다.

<예>
"얘들아, 이 아줌마는 미망인이란다."
"미망인이 뭐예요?"
"아직도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이지."

6. 개념없는 유머를 할 때 사용한다.

<예> 미망인은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면 안돼요. 미망인답게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중간 정도로 살아야 합니다! 아하하하...물론 농담입니다.

7. 미망인의 미망이 '未亡'이 아니라 '美望(아름다운 희망)'이라고 생각하면서 사용한다.

<예> 저 검정드레스를 입은 미망인은 죽여주게 섹시하네요. 저는 돌싱녀 좋아해요.

잠깐만 바른 사용법이라고..? 어느나라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여긴 아닌 것 같은데

3 대체어

유부인 : 유가족, 유족, 유자녀처럼 유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예> 순직한 홍길동씨의 유부인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미망인 : 미망인의 사용범위를 확대하여 남녀 모두 미망인으로 통합하자는 의견이 있다. 동성결혼자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듯하다.

<예> 남원그룹의 장녀 고 성춘향여사의 미망인 이몽룡씨가 평생 수절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예> 아랫마을 심영감은 홀몸으로 심청 왕후마마를 키워낸 장한 미망인이다.
<예> 고 크리스 하인드먼(Chris Hyndman)의 미망인 스티븐 사바도스(Steven Sabados)가 그의 심경을 밝혔다.

과부 : 미망인의 완벽한 대체어는 아니다. 과부는 상태를 표현한 말이지 관계를 표현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과부는 누구누구의 과부가 아니라 그냥 과부이다. 어감이 심히 촌스럽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예> '고 OOO씨의 과부 OOO씨' 는 의미상 부적절한 표현이다.

돌싱 : 돌싱, 혹은 돌싱녀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있다. 다만, 배우자의 목숨을 가볍게 여긴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예> 사별한 돌싱 재혼상담 해드립니다.

4 모에 속성

모에 속성으로서의 미망인은 유부녀, 과부 항목을 참고해보는 게 좋다. 다만 미망인은 유부녀와 어느 정도 겹쳐도 완전히 같은 속성이라 보기는 어렵다. 미망인은 유부녀가 아니라 싱글녀이기 때문이다. 일본 창작물에서 모에 요소로 쓰일 때는 십중팔구 상복으로 검은 기모노를 입고 있다.
  1. 원래는 식후(息侯)의 부인인데 초문왕이 식나라를 멸하고 강제로 빼앗았다. '식나라의 비 규씨'란 뜻인 '식규(息嬀)'로도 알려졌다. 지못미 원남편.
  2. 특히 수렴청정하는 태후나 대비 등이 자칭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3. 아름다울 미 자와 발음이 비슷하기도 해서(...)
  4. 승려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목사가 된 서재생이 이렇게 주장한다. 하지만 불교계에서는 서재생이 승려라는 증거는 없다고 무시하고 있으며(즉 불교를 비하하고자 엉터리 승려 시늉을 한다는 얘기), 이 목사가 주장하는 걸 보면 평등에서부터 '스승', '순간', '찰나', '명복을 빈다' 등등 무수한 언어가 불교용어라면서 무조건 바꾸자능~ 하는 억지가 많은터라 개신교 내부에서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