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대 소집법

Posse Comitatus Act. 미군미국내 치안활동을 금지하는 근거가 되는 법령.

미 법전의 Title 18 U.S.C. § 1385이 근거가 되는데, 이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Whoever, except in cases and under circumstances expressly authorized by the Constitution or Act of Congress, willfully uses any part of the Army or the Air Force as a posse comitatus or otherwise to execute the laws shall be fined under this title or imprisoned not more than two years, or both."
"누구든지, 헌법 또는 국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육군이나 공군 병력을 민병대로 사용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혹은 병과할 수 있다."

여기서 Posse[1] 라는 말은 군 조직으로서의 민병대보다는 치안을 목적으로 한 자경단이라는 의미이다.

원래 미국에서 자경단은 서부개척 시대에 치안이 막장으로 돌아가던 시절, 한명의 보안관과 보안관이 임명하는 보안관보 한두명으로 치안을 책임질 수 없으니, 도적떼가 은행이나 마을이라도 털면 보안관은 마을의 15세 이상의 남자를 모은 자경단을 조직해서 말 타고 총 들고 우르르(…) 쫓아가 체포하는 등 보안관의 치안 활동을 보조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남북전쟁이 남부의 패전으로 끝이 나고, 북군은 패전한 남부의 주에 남부 재건계획이라는 명목하에 연방보안관[2]의 치안을 보조한다는 명목 아래 북군 정규군을 자경단이라는 이름으로 주둔시키는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꼼수를 쓴다. 즉 우리나라의 일제 시대처럼 군대를 주둔시켜서 험악하게 굴면서 점령군 행세를 부렸다는 이야기다(…).

가뜩이나 져서 북군은 꼴도 보기 싫은데 옆에 주둔하면서 북부 주의 이익과 법을 대변하다 보니 얼마나 뵈기 싫겠는가. 근데 여기서 반전이 터지는데...

187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이기지만[3] 선거인단[4][5]투표에선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에게 밀리게 된다.

이 때문에 대통령 직이 누구냐에 대해 격론이 붙으며 난리가 나게 되는데, 결국 민주당은 대통령직을 공화당에 양보하는 대신 남부 재건계획을 종결한다는 타협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이런 치가 떨리는(…) 경험을 한 남부주들은 민병대 소집법을 제정하여 아예 국군의 치안 개입을 금지하게 된다.

유럽의 경우에는 프랑스 등의 장다르므(Gendarmerie)나 이탈리아의 카라비니에리(Carabinieri)처럼 군대의 헌병 조직이 경찰을 보조하여 치안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이리 하는 이유는 다 이런 배경이 있어서이다.

근데 굳이 군대가 국내 치안문제에 개입할 수 없는건 아니다. 먼저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이 법의 시행을 유보하거나, 국회가 승인하여 투입되거나, 아니면 애국자법을 들먹여 개입하는 것이다. 즉, 애국자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테러리스트의 국적이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미국과 교전중인 적국 전투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애국자법은 이건 군대가 개입해도 좋다! 라고 관할권을 외쳐준다. 그리고 해군(과 해병대)이나 코스트 가드를 투입하면 위헌이 아니다.정작 해군에는 데브그루라는 대테러부대가 존재하지만 법안에 명시된 공군에는 없다.

다만 그래도 이 법의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에서 군을 치안문제에 개입시키는 데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굳이 '우회로' 로 걸어가야 한다는 문제가 있으니. 미드 24 시즌 7, The Unit 시즌 1에서도 이 법안과 관련된 장면이 나온다.

  1. Posse Comitatus. 군이 치안 활동을 한다는 말. 즉 일종의 계엄령. 의회의 동의 없이 군이 자체적으로 계엄을 선언하거나 치안유지 활동을 하면 불법이다. 이 법령 때문에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창설되었다. 현재도 남미에서 고속정 타고 국경 넘는 마약범들 추적은 해군이 하지만 실제 발포 또는 승선 및 점거는 해안경비대에서 하며, 이 법 때문에 해군이 배에 올라타면 난리가 난다.
  2. U.S. Marshal. 도망자에서 헤리슨 포드를 뒤쫒는 토미 리 존스처럼 법원의 경호, 죄수나 증인의 호송, 탈출한 죄수를 추적하는 등의 임무를 맡는 연방 사법기구.
  3. 참고로 남부는 그 당시 민주당의 텃밭. 지금은 거의 공화당 올인. 미국이라고 지역감정 없는거 아니다…….
  4. 미국 대통령 선거는 일종의 간선제이다. 먼저 선거인단을 유권자 등록을 한 일반 시민이 투표하여 뽑고, 이 선거인단이 모여서 투표를 한다.그래서 고어와 부시처럼 일반 유권자 투표에선 이기지만 정작 선거인단 투표에선 지는 어이없는 일이 가끔 생긴다. 거기에 대부분의 주(메인 주같은 예외도 있다.)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1표라도 앞서면 그 주의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승자독식제를 적용하므로 생각보다는 자주 일어난다. 사실 미국처럼 인구 규모가 크고 영토가 넓은 국가는 개표하는 것도 무지하게 힘들다.
  5. 간선제가 시작된 시기를 고려하면 나라 규모문제라기 보다는 포퓰리즘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