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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ing hot and cold
1 개요
밀고 당기기를 줄인 표현으로, 된소리화된 당을 그대로 표기하여 밀땅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용어를 따서 닌텐도 3DS용 밀고 당기고라는 게임도 출시했다. 연애를 하거나, 연애하기 전에 벌이는 치열한 심리전을 간결하게 표현한 말. 연애 경험이 적거나 전무한 이는 아예 단어조차 모르고, 실전에서 엄청나게 많이 실수한다. 영어권에서 유명한 책인 유혹의 기술에도 이 이야기가 나온다.
2 본문
남자가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여자가 싫다고 한다. 이걸보고, 남자가 당겼는데 여자가 밀어냈다. 이때는 '정말 여자가 데이트를 싫어서 거절했는지, 그냥 튕겼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일단 밀당 고수들은 잘 대처하지만, 그게 안 되면 완전히 끝장난다. 다시 말하자면, 밀당을 잘하는 사람은 다시 도전하지만, 밀당을 못하면 그냥 관둔다.
밀당 자체가 남자가 당기고 여자가 밀어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 반대도 있다. 허나 밀당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연애하면서 서로가 좋으면 됐지 뭘 그리 복잡하게 심리전을 펼치느냐는 견해가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이 밀당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바로 정을 뗀다. 성질이 급한 사람들이면, 대개 연애관계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피해를 본 적이 많은 편인데 밀당을 아예 가식으로 취급하고 상대도 안한다.[1] 더 나아가서는 상대가 밀면 밀고 당기면 당기는, 그야말로 한치의 양보도 용납하지 않는 맞불놓기도 있다.
사실 밀당 자체가 '상대를 떠보는 것'이고, 심리전 자체가 가식이다. 밀당하는 사람들이 부정할 뿐이지. 밀당을 싫어하는 사람들 의견은, 그걸 대체 왜 하냐?다. 성격에 안맞는 것도 있고, 남녀가 간을 본다지만 대체 '무엇을 위해' 간을 보냐는 주장이다.[2]이런 사람들은 밀당 자체를 시간 낭비나 뻘짓으로 여긴다. 괜찮은 남녀인지 알아보러 하는 행위라기엔 오히려 자칭 픽업 아티스트들이나 꽃뱀이야말로 밀당의 대가들임을 생각하면, 밀당을 해도 사기꾼한텐 어차피 속는다는 의견. 애초에 우정이나 연애 관계는 계산 하에 쌓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밀당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밀당을 한다는 것부터가 진심이 아니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연애가 그렇게 순수한 것도 아니고 끝내 사랑하는 두 사람이 애정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려는 것이기도 하니, 가식으로 적당히 자신을 보호하거나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와서 학기가 지나갈 때마다 밀물썰물처럼 들어왔다 빠지는 인간관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끝내 의리 따져갈 친구는 따로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과는 적당한 가식을 두르고 상처 주고 받지 않는 선에서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는 관계가 많아진다. 연애도 비슷하고.
적절한 밀당은 애정관계에서 스릴감을 주기도 한다.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퍼주기만 하는 상대가 늘 매력적일 수는 없다. 밀당의 필요성은 '나에게 완전히 반했으니 흥미가 없다.'는 심보 때문이라기보다는 '너무 과하게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부담스럽다.'는 생각에서 나온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더 다가올 수 있게 하는 일종의 게임이고, 적절한 밀당은 애정 관계에 활력소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 믿고 진짜로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 '튕기는구나!'하고 계속 달라 붙는다거나 반대로 좋은데도 밀당을 한다며 억지로 밀어내다가 끝내 이도 저도 안되는 일도 왕왕 있다. 이런 일들을 방지하려면 연애의 '경험'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중요하겠다.
밀당은 남자나 여자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로서의 측면도 있다. 누구든 자신을 써먹으려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서다. 순수하게 좋아했던 여자였기에 순정을 바쳤는데 과제 셔틀로 전락하거나, 남자를 완전히 믿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여자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이런 일을 한두번 겪다보면 자신을 보호할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런 방어로서 밀당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무슨 꽃뱀이나 픽업 아티스트 들의 얘기가 아니라 개념과 비개념사이를 오가며 이성 친구, 애인을 적당히 쓰는 경우가 많고, 그럼 남들이 보기에는 좋은 연인 관계로 보일 수 있어도 밀당에 능숙하지 못한 본인은 계속 속으로 썩어들어가는 상황이 날 수가 있다. 이럴 때에는 연애를 안 하면 된다.
당길 땐 당기더라도 밀 땐 밀면서 자신의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 친구 관계든 직장 동료 관계든, 심지어는 군대 선후임 관계라도 상대방 말을 계속 들어주면 호구 잡히는 건 마찬가지다. 일상 생활에서도 밀당 비스무리한 걸 잘해야 원만한 대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연애에서 밀당은 그게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뿐. 관심을 가지는 비중이 다르니 당연히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어차피 상대방이 호감이 없으면 백날 밀당해봤자 안된다.밀당이 아닌 밀밀 밀당이 통한다는 느낌이 들면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증거이니, 그 이후로는 밀당 게임을 하며 연애의 길로 빠져들면 좋다. 다만 상대방이 답장을 지나치게 늦게 보낸다던가 모호한 대답을 계속 연속해서 한다던가 하면, 밀당이 아니라 그냥 관심이 없으니 빨리 다른 사람을 찾아가야 효율적이다. 실제로도 밀당이 연애에 필수 요소도 아니고, 밀당 같은 거 안하고 살갑게 연애하는 사람들도 많다. 애초에 인류 역사에서 밀당하는 사람들만이 연애나 결혼에 성공했던 것도 아니고.
밀당을 잘 하려면 많이 겪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평범하게 연애하는 사람도 많다. 결국은 성향이 결정한다. 호감이 있다없다를 떠나서, 서로를 모르면 밀당해도 소용없다. 되려, '나를 장난감처럼 취급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난공불락이 모든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한테는 무슨 짓을 해도 밀당이 절대 안 통한다. 이들은 연애도 중대사로 생각해서,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표현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밀당 자체를 가식으로 보고, 연애를 망치는 일로 여긴다. 괜히 시도했다가 인간관계가 파탄날 수도 있다. 이들은 액면 그대로 평가해서, '밀면 민 것이고 당기면 당긴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한번 상대가 밀어내면 인간관계를 끊고 다시는 당기지 않는다. 아무리 밀당을 잘 해도, 이 사람들에게는 안 통하고 계속 하다가는 상대가 질려서 떠난다. 심지어는 '결혼하지 않고 평생을 보낸다'고 실토하는 사람들도 있다. 밀당도 사람 봐 가면서 시도할 것.
남녀간의 사랑을 그린 문학이나 예술작품의 경우도 이 밀당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작품 전체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이 된다. 오만과 편견이 왜 그렇게 사랑에 빠질 듯 말 듯 한 이성간의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한 명작으로 여겨지는지만 봐도 밀당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서브컬처에서도 밀당은 역시 중요해서, 모범적인 순정만화들에서 19금 청년만화에 이르기까지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에는 항상 밀당의 긴장감이 생생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디 킴은 아예 이 밀당을 잘하는 여자를 주제로 노래를 불렀다. 츤밀데레당도 밀당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