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한민국의 드라마에 대해서는 오만과 편견(드라마)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Pride and Prejudice
1 개요
"재산 꽤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다."“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오만과 편견의 그 유명한 첫 구절.[1] 영어 산문의 기념비적 첫 문장이다.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장편소설. 제인 오스틴의 초기 습작 시절 지었던 '첫인상'을 개작한 것으로 1813년 출간되었다. 조지 3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2] 청춘남녀의 얽히고 설킨 사랑 이야기로 재치 있는 필치를 통해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좀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창작 당시에는 다른 소설에는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등장인물들의 감성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제인 오스틴은 로맨스를 이끌어나가는 한편 인물들의 위선과 허위의식을 풍자하기도 했다.
원래는 《첫인상(First Impressions)》이라는 이름으로 1796~1797년에 작성했던 소설인데 출간되진 않았으며 이후 《이성과 감성(Sense and Sensibility)》(1811)의 처녀 출판에 힘을 얻어 원고를 다시 쓰고 제명을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으로 고쳐 1813년에 출판하였다고 한다.
다른 영향력 있는 작품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 이후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졌는데 오늘날 무수히 범람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나 할리퀸 로맨스의 선조로 받아들여진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상류계급의 재수 없는 신사와 평범한 젠트리 집안의 명랑하고 똑똑한 숙녀가, 서로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거두고 난관을 이겨내며 결혼에 골인한다는 것이므로.
하지만 가벼운 아류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구성이 탄탄하다. 결혼에 있어서 배우자의 외면적 가치보다 애정과 상호존중의 감정을 중시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개성, 그 반대의 입장을 가진 실리적인 인물(가령 샬럿 루카스)도 무조건 깎아내리지 않고 나름대로 행동의 근거를 인정하는 균형감각, 사람 내부의 위선을 간파하는 통찰력 등은 현대에도 고평가되고 있는 요소들. 초반의 리얼리즘적 시각에 비해서 후반부의 결말에는 신데렐라 판타지적 요소가 존재하나 이는 19세기적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한 결말을 무리 없이 이끌어낸 작가의 역량은 높게 평가받을 만한 부분이다. 괜히 원조겠냐
무엇보다 19세기 유럽 사람들이 생각한 결혼의 가치며, 사회의 계층분화 수준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결혼에 있어 제일 중요한 요소는 어디까지나 혼인 대상자들의 재산, 명성, 외모 같은 외적 조건들이었다. 반면 상호호감 같은 내적 조건은 외적 조건이 받쳐주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사이에 놓인 계급의 격차는 현대 사회의 중산층 여성-최상류층 남성간의 계층 격차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 아주 약간의 과장을 보태 설명하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보아야 맞다.
그러니 변변찮은 가문의 엘리자베스가 미래를 보장해줄 남편감을 '가치관이 안 맞아 존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당시 기준으로 매우 파격적인 행동일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의 가치관을 위해 사회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거절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여자 주인공이 과연 다른 근대 문학 작품에서 몇 명이나 등장했던가? 또한 지위가 별 볼 일 없는 여성의 판단과 비판을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가치관을 반성하며 성장해가는 남자 주인공은 몇이나 되나?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 로맨스 소설에서 흔히 다루어진 주제였는가?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로맨스는 단순히 부자가 예쁜 여자에게 반하는 이야기가 아니며, 두 남녀 주인공이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성적 성장을 거치는 과정 그 자체이다.
요컨대 오만과 편견이 현대에 와서 창작된 신데렐라 스토리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구성뿐만 아니라 소설 전체의 개성, 작가가 보여주는 비판적 통찰력을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마법사에 드워프 등장한다고 반지의 제왕을 양판소로 분류하는 꼴이다 이 작품을 로맨스물의 클리셰를 제공한 원조라고 볼 수는 있겠으나, 그 자체가 클리셰에 매몰된 작품은 아니다. 단순히 결말이 '결혼을 통한 여성의 신분상승'으로 끝났다는 이유로 본 작품을 대리만족용 로맨스로 평가절하할 수 있다면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극으로 점철된 일요 막장 드라마일 뿐이다.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가 콤모두스 황제 본인의 집권기에 나온 연극이라고 생각해보자.
2 영상화 및 2차 창작
시대가 흘러도 인기는 여전히 대폭발이라 영상물로 각색도 수 차례 이루어졌다. 위키피디아나 IMDB에 검색을 해보면 1938년부터 10년에서 20년에 한 번 꼴로 각색물이 나온 걸 알 수 있다. 영미권 바깥(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 만든 버전도 있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1940년 영화판[3]의 다아시는 자그마치 로렌스 올리비에(!), 50년 영화판은 피터 쿠싱(!!)이다.
이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건 콜린 퍼스가 다아시를 맡은 95년 BBC 드라마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엘리자베스 베넷을 연기한 2005년 영화판.
95년 BBC판 드라마는 6부작 전체 300분 정도의 길이로 부담 없이 완주가 가능하다. 보통은 보다가 밤샌다 카더라 이 드라마를 통해서 남자주인공 다아시 역을 맡은 콜린 퍼스는 영국 여인들의 영원한 '미스터 다아시'이자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 드라마는 방영 시간에 거리에 여자들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공전의 히트를 쳐서, 2005년 영화판에도 영향을 끼쳐서 다분히 이 드라마를 의식한 장면이 있다.
아이러니한 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유명한 '다아시의 젖은 셔츠 씬'[4]은 원작에는 없고 창작해 집어넣은 장면이란 것. 하도 유명해서 영화판의 다아시 매튜 맥퍼딘은 홍보 다닐 때 '당신도 젖은 셔츠를 입나' 같은 질문을 끊임 없이 받아야 했고,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에서 책 속으로 들어간 현대인 주인공은 다아시에게 소원을 들어달라면서 셔츠만 입은 다아시를 연못에 빠뜨려본다(…).
각본가 앤드루 데이비스는 영국에서 시대극 소설을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훌륭하게 각색해내는 각본가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장 원작에 충실하고[5] 로맨스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속물성과 허영에 대한 오스틴의 날카로운 풍자와 냉소가 잘 살아있어 골수팬들은 결정판이라고들 많이 생각한다.[6]
2005년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엘리자베스 베넷 역을 맡은 영화가 개봉해서 오만과 편견이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BBC판은 아는 사람들,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했지만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뜬 건 이 영화. 아름다운 영상미와 현대적인 해석으로 고전물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려준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로맨스에 집중하는 바람에[7] 오스틴 특유의 가차 없는 풍자가 줄어들고[8], 인물 묘사나 대사가 너무 직설적이고 '현대화'되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고증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은 구석[9]도 있어 리전시 시대 묘사까지 즐기는 골수 제인 오스틴 덕후들은 불평을 하기도.
하지만 워킹 타이틀다운 치밀함이 여러 군데에서 엿보이는데, 특히 인물 클로즈업이 아닌 웬만한 원경 샷은 그 부분의 스틸컷만 뚝 잘라내도 마치 인상파 시기의 서양화를 떠올리는 듯한 미장센을 선보인다. 또한 미스터 다아시가 처음 소개되는 마을 무도회 장면, 네더필드 무도회 장면 등의 롱테이크도 백미. 사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신사숙녀들의 예절 바른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보통 각색물에서도 대사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 영화판은 그보다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고 다아시의 엘리자베스의 계급 차이를 도입부의 베넷 집안 소개 장면의 묘사로 한눈에 보여주거나 한다. 이런 스타일의 이유를 미술학도 출신에 난독증으로 고생했다는 감독 조 라이트의 경력에서 찾는 사람도 있는 듯.
엔딩이 두 가지 버전인데, 영국판 엔딩은 엘리자베스에게 결혼 허락을 해준 후 아버지가 "어느 청년이든 메리나 키티를 달라고 오면 들여보내렴"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끝나고, 미국판 엔딩은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어떤 호칭으로 불러줄까 묻자 이런 날에는 이런 이름, 저런 날에는 저런 이름… 하고 늘어놓던 엘리자베스가 "가장 행복한 순간에는 나를 다아시 부인이라 불러줘요"라고 말하고 이에 다아시는 키스 한 번 하고 "다아시 부인", 또 키스 한 번 하고 "다아시 부인", 또 키스 한 번 하고… 하는 식으로 미국식으로 로맨스를 강화시킨 버전이다. 달달함을 위해 염장혹은 느끼함을 견딜 수 있다면 미국판 엔딩을 보는 것도 좋다. 으허헝 이거 안 본 눈 삽니다 참고로 한국 극장에서는 미국판 엔딩으로 개봉했다.
2005년판은 2014년 5월 31일 KBS에서 한국어 더빙으로 방영했다. 다만 여기서는 영국판 엔딩으로 나왔다. 참고로 더빙판에선 겨울왕국 성우진이 대거 참여해서(소연, 박지윤, 장민혁, 이장원) 여러 드립이 성우덕들 사이에서 꽤 흥했다.(…) 나락과 카라 드립은 덤[10]
이 영화 개봉 1년 전 2004년에는 배경을 현대 인도로 옮긴 볼리우드 뮤지컬 풍[11]의 신부와 편견(Bride & Prejudice)이 만들어졌고,[12] 이 외에도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드라마 '오만과 편견 다시쓰기(Lost in Austen)[13]' 등 많은 영화들과 드라마가 오만과 편견을 패러디, 혹은 2차 창작해서 만들어진 작품은 수도 없이 많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안 좋은 첫인상 + 질 나쁜 남자의 거짓말에 속아 남자주인공을 오해했다가 풀려서 맺어진다는 줄거리부터 오만과 편견에서 따온 것이며, 그 남자주인공의 이름은 아예 마크 다아시, 캐릭터 성격도 다아시 그대로인데 원작의 다아시라기보단 BBC판의 콜린 퍼스 다아시에 더 가깝다. 이유는 작가 헬렌 필딩이 BBC 오만과 편견과 콜린 퍼스의 광팬이라서(…). 그래서 영화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아예 마크 다아시 역에 콜린 퍼스를 캐스팅했으며, 소설판에는 숫제 방송국 리포터가 된 주인공 브리짓 존스가 콜린 퍼스를 인터뷰하러 가서 일은 뒷전이고 팬심에 하악거리다가 개망신당하는 장면도 있다(…).
'오만과 편견 다시 쓰기(Lost in Austen)'은 2008년 영국 iTV에서 방영한 4부작 드라마[14]인데, 오만과 편견 소설에 푹 빠져 사는 (현실이 마음에 안 들어 도피하는 성격이 짙다) 주인공 아만다 프라이스가 자기 집 화장실에 책 속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발견하고 리지 베넷과 자리가 바뀌어 다아시와 사랑에 빠진다는 완전 노골적인 여성 독자들의 대리충족 판타지의 정점인 드라마다. 오만과 편견을 좋아하는 여성팬들로부터도 해도해도 너무했다는 평을 들은 모양(…).
책이나 영화에는 안 나오는 리전시 시대의 생활에 대한 묘사(예를 들어 그 시절 양치질 방법이라든가), 그 시절 예법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의 주인공이 온갖 사고를 다 치고 다니는 모습, 엘리자베스 베넷과 주인공의 위치가 바뀌는 바람에 소설의 사건들이 다 틀어져서 주인공은 그걸 원래 줄거리대로 돌려놓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 그리고 원작의 캐릭터들을 예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뒤집어버리는 전개 등이 나름대로 깨알 같은 재미를 주기는 한다.[15]
2013년 BBC에서 펨벌리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시퀄 드라마 '데스 컴스 투 펨벌리(Death Comes to Pemberly)'를 제작, 방영하기도 했다. 참고로 여기에서 리디아 역을 맡은 배우가 닥터후에서 클라라 오스왈드 역을 맡은 제나 콜먼. 원작소설에도 등장해 리디아와 어울리던 캡틴 데니라는 캐릭터가 살해당해 그 용의자로 위컴이 지목되고, 위컴은 다아시의 동서이니 그가 유죄판결이라도 받았다간 펨벌리와 다아시 가문의 명예까지 땅에 떨어질지도 모를 상황에서 다아시, 엘리자베스, 조지아나 등이 얽힌 갈등과 진범 찾기 추리가 주요 줄거리. 원작에선 얄팍했던 위컴과 리디아 부부 캐릭터에 입체감을 넣어주려는 시도도 있다. 그래봤자 민폐 커플이지만[16] 원작의 로맨틱한 면보다는 (원작이 마냥 로맨틱하고 달달한 이야기라는 건 아니지만) 계급사회와 현실적인 부부 갈등에 초점을 맞춘 좀 차가운 톤의 드라마라 캐스팅도 미화가 덜 되어있어 배우들의 외모를 키이라 나이틀리나 콜린 퍼스와 비교하면 좀 실밍할 수도 있다.
패러디 소설로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가 있다.[17]
이렇게까지 사골로 우려먹히는 건 역시 각색물을 너무 자주 내놓을 수는 없지만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그냥 내버려두긴 아깝기 때문. 꽤 호평을 들은 2005년 영화판을 제작할 때도 이미 잘 만든 드라마판이 있는데 뭐하러 만드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 제작자들은 제인 오스틴이 요절해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 만한 장편소설을 여섯 편밖에 안 남겼다는 게 천추의 한일 듯.
카드 게임으로도 나와있다. 이름하여 "미스터 다아시와 결혼하기(Marrying Mr. Darcy)". 플레이어들이 본작에 등장하는 결혼 가능한 여성들 캐릭터 카드를 하나씩 뽑고, 자질 카드를 뽑음으로 원하는 남성 캐릭터에게 프로포즈받을 수 있는 스펙이 되든가 노처녀로 늙든가…라는 것이 주 내용인데 상황 카드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스펙을 맞춰놓고도 스캔들에 휘말려 결혼 못 하는 사태 등등이 백미(…).
3 등장인물
- 엘리자베스 베넷
- 애칭으로 (주로 가족들이나 친한 친구인 샬럿에게) '리지' 또는 '일라이자'라 불린다.
- 베넷 씨의 차녀로 본작의 주인공. 언니인 제인보다는 못하지만 예쁘고 똑똑하며 유머 감각도 있고 통찰력이 뛰어난 것으로 묘사된다. 특히 상냥하면서도 장난기 많은 성격을 가져 작중에서도 그녀의 쾌활함이 잘 드러난다. 다아시는 그런 성격과 그녀의 아름다운 눈[18]에 반했다. 자기와는 춤출 만큼 아름답지 않다고 했던 다아시를 싫어하고 있었고, 위컴의 사탕발린 말에 넘어가 더욱 그를 좋지 않게 보고 있던 와중에 다아시가 그녀에게 청혼했으나 거절한다. 하지만 그녀가 다아시에게 했던 비난들은 잘못된 전제 속에서 나왔던 것이었고 이는 제목의 '편견'이 다아시에 대한 그녀의 편견임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이후에 다아시에 대한 오해도 풀리고, 다아시 또한 오만함을 버리고 진지하게 그녀에게 다시 구애함으로써 그를 받아들이고 결혼한다. 95년 BBC판 배우는 제니퍼 엘, 2005년판 배우는 키이라 나이틀리, 성우는 소연.
- 피츠윌리엄 다아시
- 부유한 상류계급 태생의 신사로 잘 생겼지만 싸가지 없으며 제목의 '오만'은 그의 재수 없는 면모를 상징한다(…).[19] 리지에게 반해 청혼하지만 첫 번째 청혼은 내용이 매우 무례했던 데다[20] 그 전부터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매우 안 좋게 보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당연한 수순으로 차였다. 뒤이어 엘리자베스에게 오만하고 무례한 태도를 지적받자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고치게 된다. 후에 개선된 성격과 신사다운 태도, 솔직함 등으로 리지의 자신에 대한 호감도를 회복시키고, 리지의 여동생인 리디아 야반도주 사건도 해결해주며 결혼에 골인. BBC판 배우는 그 유명한 콜린 퍼스, 2005년판 배우는 매튜 맥퍼딘(콜린 퍼스에게 엄청 비교당했다), 성우는 홍시호.
-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하는 짓이 딱 츤데레다. 시종일관 츤츤대던 그가 마지막 장면에 가면 애절하게 데레데레하는 걸 볼 수 있다. 그가 나한테 이런 건 네가 처음이야 클리셰의 왕도를 개척하며 리지에게 빠져드는 묘사를 읽어보면 제인 오스틴은 로맨틱 코미디의 선구자가 틀림 없다 확신할 수 있다.
- 베넷 씨
- 하트퍼드셔 지역의 젠트리. 현명하고 재치 있으며 딸들 가운데 리지를 가장 아낀다. 하지만 딸들과 아내가 망신살 뻗칠 말과 행동을 해도 적극적으로 교정하지 않고 방관만 해서 집안 꼴을 개판 5분전으로 만드는 바람에, 리지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젊은 시절 미모만 보고 베넷 부인과 결혼했다가 결혼 직후부터 후회했던 전력이 있다. 리지가 본인이 존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기를 원치 않는 나름 사려 깊은 아버지. 2005년 영화에서는 부인과의 사이도 원만하고 리지와 제인 외의 가족들 역시 아끼는 모습을 보이는 등 많이 온화(?)해져서 나왔다. 2005년판 배우는 도널드 서덜랜드, 성우는 설영범.
- 참고로 이 양반이 사윗감을 평가하는 방식이 걸작인데, 그들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측정해서 선호도를 매긴다고.[21]
아니 왜?농담이라지만 농담 같이 들리지 않는 것은 왜일까…
- 베넷 부인
- 제 앞가림 못 하는 베넷 가의 안주인. 젊었을 때는 꽤 미인이었던 듯하나 교양머리 없고 주책맞다. 딸들 가운데 자신과 가장 많이 닮은 리디아를 가장 예뻐하고
지 애비와 죽이 잘 맞는엘리자베스를 가장 탐탁찮게 생각한다. 형제로는 런던에서 장사를 하는 가디너 씨와 메리튼에서 변호사 남편을 둔 필립스 부인이 있다.[22] 포스터 부인의 초대를 받은 리디아가 브라이튼으로 갈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리디아가 위컴과 도망치는 결과를 불러왔으면서도 베넷 씨가 가족 전부를 브라이튼으로 데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탓한다. 2005년판 배우는 브렌다 블리신, 성우는 손정아. - 2005년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 원작에서는 독자의 어그로를 끄는 민폐 & 무개념 캐릭터에 가깝지만(…) 영화에서는 남편과의 사이도 나름 원만한 것으로 설정되어있으며 리디아를 시집 보내고 눈물 흘리다 리지에게 위로받는 장면이 나오는 등, 많은 보정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부자 사위에 집착하는 속물스런 면모를 정당화해주는 배경묘사가 많이 들어가서 나름 이해할 만한 캐릭터가 되었다.[23] 연애 쪽으로는 잔머리를 잘 굴리는 편인데, 제인이 빙리의 집으로 갈 때 '비가 올 것 같으니까 말을 타고 가라'고 조언한 바 있다. 비를 맞으면 필시 그 집에 오래 머물게 될 것이기 때문.
- 제인 베넷
- 베넷 씨의 장녀. 베넷 집안의 딸들 가운데 가장 미인이며 성격도 좋다. 그러나 착한 게 좀 지나쳐 남의 험담을 못 하며 모든 일을 좋게만 생각하려 들어 독자들을 답답하게 하기도. 다만 작품 후반에 가면 조지 위컴이나 리디아 베넷,[24] 시누이인 캐롤라인 빙리[25] 같은 사람들로 인해 약간 변하긴 한다. 빙리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기대하게 되지만 난관을 겪는다. 결국에는 빙리에게 구혼받아 결혼. 2005년판 배우는 로저먼드 파이크, 성우는 배정미.
- 원작 설정을 따르자면 제인이 엘리자베스보다 좀 더 예뻐야 하지만, 실제로 영상화할 경우 엘리자베스 역이 돋보여야 하기 때문에 엘리자베스가 더 미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제인이 더 미인인 경우는 95년 BBC판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편. 2005년 영화에서도 로저먼드 파이크가 미녀이기는 했으나 키이라 나이틀리 쪽이 더 튀는 미를 갖추었다. 여담으로 이 영화의 제인과 리지 자매는 안 닮아도 정말 안 닮았다는 게 흠(…).
- 찰스 빙리
- 역시 부유한 상류계급 태생의 신사이며 다아시의 친구. 다만 다아시처럼 귀족 집안 출신은 아니며, 장사로 떼돈을 벌어 상류 젠트리에 오른 가문의 신사다. 다아시가
츤데레재수 없는 성격이라면 이쪽은 대놓고 선하고 배려 깊은 매너남. 그러나 그의 가족들, 특히 여동생은 그와는 달리 매우 싸가지가 없고 오만하다.[26] 우유부단한 성격에 다아시의 식견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탓에 제인과 사랑에 빠졌음에도 주변에서 만류하자 이를 받아들여 제인을 떠나는 바람에 그녀를 상처받게 만든다. 뭐, 나중에 다아시의 말을 듣고 돌아오긴 한다. 95년 BBC 버전 배우는 크리스핀 보넘-카터.[27] 2005년판 배우는 사이먼 우드, 성우는 김일.
- 조지 위컴
- 하트퍼드셔에 주둔한 민병대 소속의 군인. 매우 잘 생기고 재치 있는 성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리지와도 잠시 썸을 탔다. 그러나 사실 그의 정체는 협잡꾼. 리지에게는 다아시에 대한 모함을 해서[28]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이후 리디아 베넷을 꼬여내 야반도주.[29] 2005년판 배우는 루퍼트 프렌드,[30] 성우는 정성훈.
- 리디아 베넷
- 베넷 씨의 막내딸. 골이 비었다(…). 연애질에 정신이 팔려서 제정신 못 차리고 살다가 위컴이 도망칠 때 같이 야반도주하고 이 때문에 베넷 가가 뒤집어졌다.[31] 위컴과 결혼을 했으나 남편에 대한 애정은 깊이가 얕은 듯. 결혼자금은 다아시가 모조리 대줬다. 이후 이 두 부부의 행적은 묘사된 바에 따르면 씀씀이가 헤퍼 언제나 돈에 쪼들리고 있으며, 자주 빙리 가에 들르는데 한 번 오면 잘 안 가는지라 그 사람 좋기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빙리가 넌지시 '좀 가라'라고 할 정도로 민폐를 자랑한다고 한다. BBC판 배우는 줄리아 사왈라, 2005년판 배우는 지나 말론,[32] 성우는 박지윤.
- 메리 베넷, 캐서린 (키티) 베넷
- 각각 베넷 씨의 셋째와 넷째 딸. 병풍(…)들이다. 메리는 자매 중 유일하게 외모가 예쁘지 못 해서 그 열등감을 메우려고 독서와 음악 공부에 매진한다는 묘사라도 있는데 키티는 그냥 리디아 복붙(…).
- 키티는 결말로 가면 (리디아만큼 통제불능은 아니어서) 상류계층 출신 남편들과 결혼한 두 언니의 집을 오가면서 상류사회를 접하고 리디아와 노는 것을 차단하니 성격이 차분해지고 똑똑해졌다고. 정말로 리디아의 복붙이라기보단 자신과 가장 닮은 막내딸 편만 드는 베넷 부인 때문에 리디아를 따라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 메리는 원작에서는 풍자의 대상이 되는 캐릭터다. 미인이 아니라 리디아처럼 외모를 뽐내지는 못 하지만 대신 '나는 너처럼 골비지 않았다'는 식으로 툭하면 어려운 책을 인용해대며 자신의 지적 허영을 과시한다. 그래도 언니들이 전부 시집가고 키티도 언니들의 통제하에 있게 되어 유일하게 집에 남은 딸이 된 후로는 언니들과 외모를 비교당할 일이 없어졌고, 베넷 부인이 닦달해대며 무도회나 모임을 끌고 다녀서 여전히 책을 읽으며 허영을 과시하기는 하지만 많이 괜찮아졌다고 한다. 2005년 영화에서는 메리의 성격을 변화시켜 단순히 예쁘지 않아 소심한 캐릭터에다 눈치도 없는 기믹
남의 집 피아노 앞에서 죽친다거나 남의 대화에 뜬금없이 끼어든다거나등이 추가되었고, 무도회에서 푸대접받고 아버지에게 안겨 우는 장면이 나오는 등 원작에서처럼 마냥 냉소의 대상인 게 아니라 미인 자매들 사이에서 치이는 안쓰러운 면이 많이 부각되었다. - 2005년판 배우는 각각 타룰라 라일리[33]와 캐리 멀리건, 성우는 이제인과 신송이.
- 윌리엄 콜린스
- 베넷 가의 친척으로 캐서린 영부인의 영지에서 성직을 맡고 있다. 비굴한 동시에 오만하며 뒤끝이 긴 찌질이. 한정상속으로 베넷 가의 재산이 콜린스에게로 귀속된다. 그 때문에 베넷 가에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한 방책으로 베넷 자매들 중 한 명과 결혼하기로 생각하고 리지에게 구애했다가 차이고[34] 그녀의 친구 샬럿과 결혼한다.[35] 소설 속에서 독보적인 풍자의 대상이다. 오로지 까이기 위해 태어난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95년 BBC판 배우는 David Bamber,[36] 2005년판 배우는 톰 홀랜더.[37] 성우는 장민혁.
- 샬럿 루카스[38]
- 엘리자베스의 절친한 친구. 엘리자베스를 배려하면서 가끔씩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엘리자베스가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했다는 걸 알고 콜린스에게 접근해 그의 관심을 끈다.[39] 결국 콜린스와 결혼했기에 한때 엘리자베스의 실망과 연민을 샀다. 사랑하는 감정보다는 콜린스가 물려받을 재산을 보고 결혼을 선택한 셈이니. 하지만 실망을 표하는 엘리자베스에게 샬럿은 차분하게 현재의 자신의 처지[40]를 설명하고 연이어 자신이 꿈꾸는 미래상을 그려내자 이를 들은 엘리자베스도 그런 삶의 방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 후 리지를 신혼집으로 초대해 다아시와 리지가 다시 만나는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 2005년판 배우는 Claudie Blakley.[41] 성우는 박지윤으로 리디아와 중복.
-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
- 다아시의 이모로 장원을 소유한 귀족 계급의 여성. 하지만 교양, 지성, 너그러움 모두 갖추지 못했다. 자신의 딸과 다아시를 결혼시키려고 생각하고 있다. 다아시가 리지와 약혼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리지를 찾아와 결혼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전형적인 악역 포지션 아줌마.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일 뿐이었다. 그러나 소문이 근거 없음을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번갈아 찾아가 확인하려 한 게 오히려 두 사람의 마음이 이어질 계기를 만들어주게 된다.
- 2005년 영화판에서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의 상사 M으로 유명한 주디 덴치가 연기했는데[42] 귀부인 특유의 깐깐하고 오만한 억양과 경멸 섞인 표정, 그리고 직설적이면서도 장황한 화법을 제대로 살린 덕분에 소문의 진위를 추궁하며 리지를 몰아붙이는 장면은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덕분에 속물 할멈 캐릭터가 갑자기 위엄 넘치고 콧대 높아서 재수 없는 대귀족 부인이 되었다솔직히 역에 비해 배우가 너무 좋아성우는 이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