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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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학 용어

Barnum effect.

일반적이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성격묘사를 특정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성향.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포러 효과(Forer effect)라고도 한다.

바넘 효과라는 이름의 유래는 주작으로 유명했던(...)[1] 서커스 단장 겸 흥행업자였던 바넘(P. T. Barnum)에서 유래하는데, 바넘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We've got something for everyone.)"란 문구를 사용했고, 이 말이 바넘 효과의 기본 명제와 잘 맞아떨어져서 그의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버트럼 포러(B. R. Forer)의 경우, 당초에는 재향군인 병원에서 일하며 대학교 학생들도 가르치던 심리학자였는데, 1949년에 어느 클럽에서 한 필적학자와 함께 "필적으로 성격을 알 수 있는지" 에 대해서 크게 싸웠다고 한다. 포러는 대학교 교정으로 돌아와, 자신의 강의에서 수강생들에게 성격 검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간단한 피드백을 모두에게 공통적인 내용으로 전달했다. 물론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자신의 실제 성격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피드백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타인이 당신을 좋아하길 원하고, 존경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만 아직 당신은 자신에게는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성격에 약점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결점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당신이 발견하여 사용하지 못하는 숨겨진 훌륭한 재능이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당신은 잘 절제할 수 있고 자기 억제도 되어 있습니다만 내면적으로는 걱정도 있고 불안정한 점이 있습니다.

때로는 올바른 결단을 한 것인가,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일까 하고 깊이 고민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고, 규칙이나 규제의 굴레로 둘러싸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서 충분한 근거가 없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독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종종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있으며 사회성이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주의 깊고, 과묵한 때도 있습니다. 당신의 희망 중의 일부는 좀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이 평가서가 자신의 성격을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 점수를 매기라고 해서 모아봤더니 5점 만점에 4.26점이 나왔다! 이 실험은 몇 백번이나 반복되었는데 평균치는 대략 4.2에 수렴했다고 한다. 이 사례는 대개의 심리학 입문서나 학부과정 개론서에도 자주 소개된다. 영미권에서 '대중심리학(pop psychology)'으로 일컫는 사이비 성격심리학들을 비판하는 대표적 사례가 된다.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정말 당연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한마디로 이렇지만 저렇기도 하다!'고 대강 적어주면 다들 믿는다는 소리.

이 외의 예로, 마크 트웨인이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바넘 효과를 이용해먹는 사기꾼들을 화끈하게 까버린 사례도 있다. 대상은 그 당시 유럽-미국에서 유행하던 유사과학 골상학. 마크 트웨인이 자서전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그의 두개골 형태를 측정한 유명 골상학자는 그에게서 약 백여 가지의 놀라운 재능과 미덕을 찾아낸 후 그 각각의 특징들을 차례로 무효로 만들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용기를 상징하는 융기부가 마치 산처럼 높이 솟아 있지만 그 옆에는 조심성을 상징하는 함몰부가 마치 바다처럼 깊게 패어 있어서 그 용기의 발현을 가로막고 있다는 식. 따라서 놀라운 용기를 발휘할 수도 있지만 조심성이 용기를 가로막아 종종 소심해 보일 수도 있고 두 가지 성격이 서로 균형을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100% 맞을 수밖에 없는 소리일 것이다. 용기가 있든지, 소심하든지, 중간이든지... 세상 모든 사람은 이 셋 중에 하나 아니겠는가?
그리고 여기에 제대로 꽂힌 마크 트웨인은 여러 명의 골상학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받은 골상감정 결과를 비교해 보고, 유럽 여행 중에는 파리의 유명 골상학자에게 '새뮤얼 랭혼 클래멘스'[2]라는 이름으로 골상감정을 받은 후 몇 달 뒤에 '마크 트웨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골상감정을 받기까지 하면서 철저하게 이 사기꾼들을 확인사살했다.(당연히 두 경우의 골상감정 내용은 전혀 달랐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소개해서 독자들을 실컷 웃겨준 뒤 나온 결론은 '다섯 명의 골상학자중 3명이 자신에게 유머 감각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으니, 아무래도 내게는 유머 감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였다. (독자들은 이걸 보고 또 한 번 웃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떠한 특정 성격만을 묘사한 경우라도 해석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존재하면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알아서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성격에 대해 해석의 여지없이 묘사한다는 것도 힘든 문제다. 즉 어떠한 성격묘사에서 바넘효과가 일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중요한 건 바넘효과만을 이용해서 아무런 근거 없는 낭설을 사실인 양 왜곡하는 경우다.

이런 왜곡에 속아 넘어가는 것을 피하려면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요점 정리해 보면 된다. 바넘 효과를 이용하는 사기꾼들은 자신이 하는 말의 내용이나 아니라 수사법이나 언변, 장식적인 표현, 분위기, 순간적인 말 바꾸기 등으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므로, 핵심 내용만을 정리해서 보면 '대체 이런 소리에 왜 속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점쟁이도 이런식이다.

2 나무위키 내의 바넘 효과

나무위키 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긴 하지만 흔하다고는 할 수 없는 현상이다.

사실, 이 현상은 나무위키의 상당수 항목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처음 항목이 작성될 때 '이것은 A다'라고 쓰여 있던 것을 다른 사람이 내용을 덧붙이면서 자신이 쓸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을 안 지우고 그냥 덧붙이기만 하다 보니 'A인데 B이기도 하다' 라는 식의 문장이 생긴다. '~~는 개소리다.' 하는 식으로, 'A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B다'라고 우회하는 방법도 흔히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다. 이런 서술이 자꾸 중첩되다 보면 읽는 이에게 혼란만 주기 때문.

이러한 과정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A인데 B이기도 하고 C인데 D일 수도 있으며 E이지만…… 이라는 논리적 오류를 포함한 이상한 문장이 만들어진다.[3] 그러다 보니 원래의 문장에서 겉보기만 길어지고, 요점은 흐려지고, 결국 이게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를 정도의 미묘한 문장으로 변모한다. 나무위키 내의 글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무분별한 카더라 통신과 (…)의 사용과 함께 이러한 '바넘 효과 발생이 잦은 문장들'을 문제로 꼽는다.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직접 해보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앞서 서술한 사람들의 근거와 의도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 내용들을 포함해 뭉뚱그리지 않고도 적절하게 포함하여 요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러한 문장 수정 작업을 벌이는 사람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문장들이 생겨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자신이 적어놓았던 내용을 다른 사람이 크게 수정해버리는 것을 싫어하는 위키러들. 그리고 두 번째는 글을 고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먼저 적어놓은 내용에 칼을 대는 행위를 '남의 글을 함부로 지운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과정을 꺼리며 스킵하고 싶어하는 위키러들이다.

기존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무조건 옳으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같은 사실이라도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는 경우는 흔히 있고, 사실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 판단 등의 영역에 이르면 의견이 갈라지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특히 나무위키 같은 위키의 경우 엄밀하게 증명된 사실 뿐 아니라 이에 대한 편집자의 입장이나 평가, 판단, 해석을 첨부하는 것을 폭넓게 해석하는 편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의 글을 무조건 삭제해 버리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여지도 크다.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야 완전히 고치는 게 옳지만 의견이 다른 부분은 존중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트롤링은 안된다
  1. 평범한 흑인 할머니 한명을 조지 워싱턴의 간호사라고 사기를 치다가 관심이 시들해지자 익명으로 그여자는 인조인간이다! 라고 주장해서 큰 돈을 벌었다. 그 밖에도 여러 일화가 있는데, 원숭이 상반신에다 물고기 몸통을 붙여놓고 인어라고 속인 적도 있다. 전시회의 안내판에다 'Egress'라고 써 놓자 사람들은 또 다른 전시품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전시장 출구였다. 'exit'에 비해 잘 쓰이지 않는 단어였기에 속아버린 것. 덕분에 출구로 나온 사람들은 전시장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입장권을 한번 더 끊어야 했다. 이 양반이 한 말이 대중은 속기 위해 태어난다.
  2. 마크 트웨인의 본명이다.
  3. 물론 말만 다르지 사실 A=B=C=D=E인 경우, ABCDE 모두의 교집합인경우 등 오류가 없는 예외인 경우도 있다. 다만 이는 같은 사항을 쓸데없이 만연하게 설명하는 것이 되므로, 이 경우 역시 지양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