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성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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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るろうに剣心 明治剣客浪漫譚 星霜編

원제는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담 성상편이지만, 보통 바람의 검심 성상편으로 줄여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성상편이라 그러면 다 알아듣는다. 2001년에 스튜디오 딘에서 OVA로 제작되었다.

2 소개

1999년 바람의 검심 추억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긴 시리즈를 마무리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런닝 타임은 약 40분으로 두 편씩 나누어져서 1시간이 넘는다. 추억편의 퀄리티를 의식한듯 음악 감독까지 추억편에서 그대로 가져왔으나, 작화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물론 추억편과 같이 원작과 상이하며 극화체인 점은 비슷하지만 좀 더 대중적이게 변화했으며 다소 작붕이 있던 추억편과는 달리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색감과 분위기는 상당히 비슷하다. 그림체가 동글동글하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퀄리티 자체는 2012년과 비교해도 크게 꿀리지 않는 편. 특전으로 결혼편도 끼어 있다.

히무라 켄신카미야 카오루가 지내온 세월(성상)을 돌아보고, (OVA만의) 마무리를 짓는 작품.

바람의 검심 시리즈 중에서 가장 호불호가 엇갈리는 작품이다. 구성도 구성이거니와 건드려야 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검심 팬들 사이에서 나쁜 쪽으로 반향을 일으키키도 했다. 이 부분은 후술.

구성은 원작 코믹스에 있는 내용과, 오리지널이 섞여 있다. 원작에서는 그냥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성상편에서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원작과는 상이한 엔딩을 선보인다. 추억편의 경우, 바람의 검심이라는 만화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도 감상하는데에 지장이 없지만, 성상편의 경우는 원작과 추억편을 모두 감상해야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성 면에서도 추억편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

회상과 현재가 번갈아 진행되는 꽤 입체적인 구성인데, 마지막 엔딩만큼은 가히 긴 시리즈에 걸맞는 엔딩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추억편에 이어 음악감독 이와사키 타쿠는 또다시 능력을 발휘했고, 느릿느릿하면서도 비극적인 OST의 곡조는 다시 한번 작품에 큰 공로를 했다.

다만 성상편에서는 원작의 내용이 초반 30분만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처음보는 사람은 이게 무슨 내용일까, 싶을 수도 있다. 추억편이 죄를 짓고 그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면, 성상편은 속죄의 길을 찾아 고뇌하는 내용이다. 성상편의 주 테마는 속죄인데, 이 주제는 에니시와의 싸움에서 그대로 표현된다. 어쨌든 그 에니시와 맞닥뜨릴 때까지의 일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가 없었다지만, 그걸 표현하기에는 1시간이라는 런닝 타임이 짧았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인물들의 성격도 원작과는 상당히 괴리감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성상편은 아름다운 영상미와 묵직하지만 여운이 남는 대사들, 비극적인 분위기 연출 등으로 흑역사가 된 극장판처럼 혹평을 받지는 않았다. 말그대로 호불호가 엇갈리기에 평가하기도 애매한 작품. 대체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그 반대 입장도 확실히 일리가 있는 작품이기에 명작 반열에 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어정쩡한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추억편과 비슷하지만 다른, 간단히 말해 추억편이 좋은 방향으로 바람의 검심답지 않았다면 이 쪽은 나쁜 맥락으로 바람의 검심답지 않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켄신과 카오루의 팬이라면 성상편을 감상한 후 충격과 공포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이니 만약 성상편을 보기 전 이 항목을 검색한 사람이라면 주의하자.

한국에서는 2004년 애니원TV에서 추석특집으로 처음 방영한 이래 계속해서 애니원과 챔프TV에서 가끔씩 틀어주고 있고, 2005년 추억편과 같이 DVD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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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판

극중에서 켄신에게 고위관료가 된 옛 동지 야마가타 아리모토가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차지하기 위해 벌였던 전쟁인 청일전쟁에 참가해줄 것을 요청하고 켄신은 그것을 수락한다.

이는 켄신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과 살아온 인생, 그리고 바람의 검심 원작의 결말과 메시지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폭거라고 할 수 있다.

애당초 시시오 마코토의 약육강식의 야망을 막아내기 위해 온몸을 던졌던 켄신이 작중에서도 대놓고 폭주라고 표현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약육강식을 실현하기 위해서 몸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심각하게 모순되는 데다가 이미 원작에서 오랜 사투와 고뇌끝에 나름대로 해피엔딩을 맞이하고 "눈 앞에 보이는 사람들의 웃음을 지킨다"는 결론을 내렸던 켄신이 정작 자신의 가족을 버려두고서까지 속죄를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결국 자기 아들에게까지 미움받는다는 설정은 작품의 주제로 보나 스토리로 보나 원작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이라면 치를 떠는 나라에 사는 바람의 검심 팬의 입장에서 켄신이 청일전쟁에 참여한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켄신이라는 캐릭터를 더럽혔다고 느낄만한 처사다.

이렇게 캐릭터가 무너진 것은 카미야 카오루 또한 마찬가지. 본편에서 '자신이 죽는다면 켄신이 슬퍼할 테니 자신은 절대로 도모에처럼 죽진 못한다' 라고 말하며 도모에와의 차이와 강한 면모를 분명히 드러내던 그녀가 '토모에 씨가 부럽다, 과연 내가 죽으면 켄신은 그렇게 기억해 줄까' 라고 하는 등... 원작의 긍정적인 면이나 흔들리지 않고 켄신을 기다리는 모습 정도는 심지 굳은 면이 어느 정도 표현되어 있긴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 비틀린 셈. 이 시점에서 켄신과는 또 다른 의미로 그녀는 바람의 검심의 '카미야 카오루' 라고 할 수 없는 인물이 되어 버렸다.

결국 진지하면서도 어느 정도 개그나 유쾌한 면도 있었던 본작을 추억편의 분위기 그대로, 그러나 본작의 결말 시점 이후로 진행해 가려니 이런 자가당착적인 문제가 발생한 셈. 추억편이 개그를 없애고 훨씬 진지하게 나갔어도 애초에 원작 추억편 부분도 어둡고 비극적인 결말이었기에 그런 변화가 자연스러웠으나, 아예 원작의 밝은 분위기나 이야기를 송두리째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고 시작한 성상편 자체가 어색함을 피할 수 없었다.

원작과의 비교가 아닌 성상편 자체로 봐도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 우선 극중에서 청일전쟁을 "대륙에서 불순한 움직임"으로 간단하게 치부해 버리는 것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한국을 비롯해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에게 피해를 입은 국가의 입장으로서는 당연히 불쾌할만한 일이며 심지어 중국, 한국과 일본 사이의 근대사를 모르는 사람이 이 작품을 본다면, 청일전쟁을 지극히 일본 중심적인 시각으로 편협하게 받아들일 우려도 있다.

게다가 온갖 초인들과 필살기가 난무하는 원작 만화의 세계관이라면 또 몰라도 원작에 비해 비교적 리얼한 세계관인 성상편에서 그것도 병으로 인해 이미 제대로 된 전투력을 상실한 켄신이 국가간의 전쟁에서 전력에 도움이 될리가 없는데도 굳이 장관급 인사가 찾아와서 켄신에게 참전을 요청한다는 것도 앞뒤가 전혀 안 맞는다. 실제로 극중에서도 켄신은 전투 요원이 아닌 간호사 형식으로 참가한다. 그런데 병걸린 사람을 간호사로 뽑는다는것도 모순이다.

물론 성상편은 엄밀히 말하자면 추억편 OVA와 연계되는 작품일 뿐, 원작과는 사실상 별개의 작품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팬들은 성상편의 결말 때문에 패러렐 월드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결국에는 원작 만화책의 결말이 좋게 나왔기 때문에 별개의 OVA 세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원작의 테마와 결론을 완전히 부정해버릴거면 차라리 다른 작품을 만드는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4 결말

설정과 더불어 결말 덕분에 이 성상편의 평가가 추억편보다 다소 낮게 나오는 이유인데 이 부분은 여러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결론은 켄신이 병이 도져서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아내 카오루 품에 안기고 숨을 멎는다. 동시에 카오루는 켄신의 십자가 흉터가 없어진 것을 보고는 본인이 어렸을 때부터 짊어왔던 살생의 죄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하고 그제서야 칼잡이 발도제라는 과거의 행보에 대한 용서를 받으면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비록 주인공 켄신이 죽었지만 바로 이어지는 자신의 아들 켄지의 모습이 등장하면서 나름 켄신이 걸어왔던 삶 보다는 조금 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보이며 성상편의 마무리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