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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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ied

1 개요

스페인 출신의 로드리고 코르테스[1] 감독이 만든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저예산 영화로, 2010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으며 국내에선 2010년 12월 08일 개봉했다.

2 줄거리

평범한 미국인 '폴 콘로이'(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미국 회사 CRT 소속의 트럭 운전수다. 어느 날 호위공사현장으로 자재를 나르던 그는 이라크인 테러리스트들의 습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몇 시간 뒤...정신을 차린 그는 크게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가 깨어난 곳은 다름아닌 땅 속에 묻힌 관 속이었기 때문이다. 앉아있을 수도 없는 좁은 관 속, 그에게 주어진 것은 주인 모를 핸드폰[2]과 몇 가지 도구들. 과연 그는 땅 속 깊이 묻힌 비좁은 관 속에서 탈출 할 수 있을까?

3 특징

영화 베리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관 속이라는 장소 제한과 그에 비해 굉장히 긴 95분이라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회상장면을 전혀 사용하지않고, 관속 이외의 다른 장소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이런 영화라던가... 그리고 이것도

일반적으로 장소제한이 있는 영화들은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보통 회상이나 교차 편집 방식을 이용해 그 장소의 제한성을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베리드의 경우는 이 두가지 방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즉 카메라는 관 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등장인물은 주인공 단 한명 뿐이다. 이런 내용을 보면 영화가 어떻게 진행되나 의구심을 갖겠지만, 영화는 씨네21 평점 7.71을 받을 정도로 완성도가 꽤 높은 편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바로 감독이 스페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911 테러 이후 일어난 일련의 사태와 관련된 미국인의 심리를 영화 속에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물론 스페인도 서구 사회의 일원[3]이긴하나 일반적으로 이러한 미국의 불안 심리[4]에 대해서 영화 속에서 주로 다루는 감독들은 일반적으로 영미권쪽 감독이 많았다. 그러나 베리드의 감독인 로드리고 코르테스는 스페인 출신임에도 미국인의 불안한 심리를 영화 속에 표현하려고 노력해내고 있다.

여담으로 주인공 폴 역을 맡은 라이언 레이놀즈는 촬영중 과호흡으로 7번이나 실신했다고 한다.

4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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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베리드에선 이라는 답답한 공간의 제한성을 타파하기 위해 어떠한 회상장면이나 교차 편집 방식을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대신 쓰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주인공은 이라크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를 당해서 땅에 묻혔고, 테러리스트들은 그에게 겁을 주고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 그 관 안에 핸드폰과 라이터 같은 물품들을 넣어둔 것이다.

결국 베리드는 회상장면과 교차 편집 방식을 쓰지 않고 이 핸드폰을 가지고 주인공이 미친듯이 전화 거는 상황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주인공은 처음에 집에 전화를 걸었다가 회사에 걸고 친구한테 걸고 국방부에 걸고 난리도 아니고 그러다가 중간에 테러리스트들의 협박 전화를 받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계속 진행된다.

때문에 베리드에서 등장인물은 주인공 단 한명뿐이고 나머지 인물들은 목소리만 나온다...[5]

주요 인물은 주인공인 폴 콘로이, 국방부 직원 댄 브래너, 이라크 테러리스트 3명으로 그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테러리스트가 폴 콘로이를 묻어버리고 몸값을 요구하자, 폴 콘로이는 죽음의 위협을 느끼며 국방부에 전화해 국방부 직원인 댄 브래너에게 도와달라고하며 관 속에서 버티는 이야기이다.

관에 묻힌채로 깨어난 폴 콘로이는 헤메다가 휴대폰을 발견하고 구조를 위해 전화를 건다. 처음에 911에 전화를 했지만 직원이 이해를 못하고 횡설수설 하는 바람에 집→ 상황센터→ FBI →회사→ 친구→ 국방부→ 댄브래너 순서대로 전화하게 된다. [6]

이 후에 폴 콘로이가 댄 브래너에게 자기를 구하러 왜 오지 않느냐면서 화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그가 댄 브래너에게 당신들이 얼마나 나같은 희생자를 구하려고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며 그에게 호소한다.

그러자 댄 브래너가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라크로 의료 봉사를 왔다가 납치된 마크 화이트라는 의대생을 자신들이 구해서 미국으로 돌려보내주었다고 말해준다.

하지만...현시창, 영화 후반부 F-16의 공습으로 땅이 무너져 관 속으로 흙이 들어차기 시작하자 폴 콘로이는 댄 브래너에게 전화를 걸고, 댄 브래너는 이제 당신을 다 찾았다면서 땅을 파고 있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댄 브래너가 관 뚜껑을 여는 순간 그가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마크 화이트의 시체였다.

그리고 주인공의 관엔 흙이 들어차고 댄 브래너는 "미안해요...폴 미안해요"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는다.[7]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마크 화이트라는 대학생도 폴과 같은 방식으로 납치를 당해서 죽었지만, 댄 브래너는 폴을 진정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 그러다가 어찌저찌 폴이 묻혀있는 관을 찾은 줄 알았지만, 그것은 알고 보니 마크 화이트의 관이었던 것이다.

복선이라고 볼 수 있는게, 처음 댄 브래너가 마크 화이트의 이야기를 해줄 때 폴이 생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마크의 이름을 관에 적고[8] 영화 중간에도 몇번 카메라에 잡힌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 후에 폴이 적은 '마크 화이트' 글씨가 제대로 나온다..

일단 정황 상 죽은 것으로 나오지만,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왠지 박수치는 소리도 나고...홍보 자료에서 밝힌 6피트 깊이에 묻힌 관 그러니깐 약 1.8m 깊이의 모래 바닥에 묻힌 것이라면 운 좋게 살아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뭐 그래도 이런 건 그냥 추측일 뿐이고 영화 속 내용만 본다면 주인공이 죽었다는 결말이 제일 합당할 것이다.[9]

  1. 스페인어 발음은 코르테스보다는 '꼬르떼스' 쪽에 더 가깝다.
  2. 블랙베리 볼드 9000
  3. 하지만 스페인은 오랫동안 유럽이면서도 유럽이 아닌 곳이기도 했다.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철권 독재로 유럽 최후의 나치라면서 국제 왕따가 된것은 물론이오 나폴레옹이 "피레네 산맥 밑에 있는 것들은 죄다 아프리카인이다!"라고 말했듯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가리켜 (당시 아프리카는 흑인보단 아랍인들 지역으로 알아주었다)아랍인이나 마찬가지라고 까던 것처럼 은근히 오랫동안 백인이면서도 아랍인 외모에 가깝다고 더 까였다.아랍의 700년 가까운 지배를 받은 지역이 많다는 점도 한몫했겠지만.
  4. 하지만 9.11 이후 당시 스페인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였다가 탈레반의 지하철 폭탄테러로 20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으면서 전군을 철수시키고 파병에 동의한 여당은 다음 선거에서 참패했듯이 스페인도 미국처럼 불안 심리를 겪었다. 다만 스페인은 자신들이 파병했기에 당한 자업자득인 면도 컸다고 봐서 미국과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확실히 아프간 철군 이후 탈레반이 일절 스페인 테러를 거론하지 않아서인지 아랍 쪽에 매달리는 미국과 달리 그 불안 심리가 꽤 다르게 남게 된다.
  5. 주인공말고 다른 인물의 모습은 단 한차례 나오는데 핸드폰 동영상 속 인물로 나온다. 파멜라 루티라는 동료 여직원인데, 그 영상에서 끔살(...)
  6. 루트를 보면 알겠지만 사건과 상관없는 인물들과도 어째저째 통화가 이뤄지는데, 정말 안습이다. 상황을 이해못하는 구조기관 직원, 집에없는 아내, 쇼핑가야되니까 귀찮게 하지 말라는 친구, 등등 특히 땅에 파묻혀있는 직원을 구해줄 생각은 안하고 녹음하면서 해고 통보나 하는 인사 담당자에서 절정을 찍는다
  7. 이 때의 상황이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다. 폴 콘로이는 이 전화를 받기 직전, 미국에 있는 부인에게 전화를 해 '이제 난 살았다. 곧 갈수있다. 그동안 말 안들어서 미안하다. 구출대가 왔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다시 전화하마.' 등의 말을 끝도없이 토해내고 댄 브래너의 전화를 받는 것. 모래가 가득 찰 지경이니 빨리 구해달라'고 간절히 말하는 주인공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정말 죄송해요 폴. 그들은 마크 화이트의 관으로 안내했어요......' 그에 답하는 주인공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그렇군요. 그랬던 거였군요.'로 끝을 맺는다.
  8. 물론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지만, 영화 중에 폴이 필요한 전화번호 외에 적은건 마크 화이트 이름뿐이다.
  9. 폴은 땅 속에 완전히 파묻혔고, 구조대가 최대한 빨리 그 장소를 알아내 달려가서 땅을 파더라도 폴은 이미 질식사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