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벽(霹), 대추 조(棗), 나무 목(木), 즉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를 가리킨다.
민간신앙에서 대추나무는 양기(陽氣)가 있는 물건으로 여겨졌으며, 번개 벼락은 거기에 더욱 양기를 더해준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는 그야말로 양기가 킹왕짱이라고 여겨졌다.양기가 세니 당연히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믿어졌고, 그래서 화(禍)를 멀리하고 복(福)을 부르는 부적으로 인기가 많다.
벽조목은 벼락의 전류가 흐른 부분은 아예 숯처럼 타버리고, 약간 떨어진 부분은 살짝 타서 색이 어두워지고 약간 무거워지며[1] 묘한 냄새가 난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부분은 보통 대추나무와 다를 것이 없다. 주술적인 용도로 벽조목을 구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벽조목 중에서 '일반 대추나무와 다를 바가 없는' 부분도 영험한 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갸우뚱거린다. 아예 타버린 부분은 목재로 쓸 수 없으므로, 벽조목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부분은 살짝 타서 색이 어두워진 부위다.
하지만 벽조목 제품이 쇼핑몰 등에서 흔하게 팔릴 정도로 많이 공급될 리 없다. 게다가 대추나무는 나무 중에서도 별로 크지 않고 수분이 적어서 벼락을 잘 맞지 않는 편이라 더욱 그렇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벽조목 제품의 절대다수는 인조 벽조목이다. 대추나무에 피뢰침을 꽂아서 번개가 내려오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고 대추나무에 고압전류를 흘리고 고온 고압으로 압축해서 만든다.차라리 피뢰침을 꽂아라. 이것들이 어디서 약을 팔아 이런 것도 벽조목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뭐 번개도 일단 전기지만... 심한 경우 나무부터가 대추나무가 아니라 구하기 쉬우면서 단단하고 무거운 다른 수종에 인공 전류를 때리고 벽조목이라 사기치는 경우도 있다.
인조 벽조목은 전류를 흘리고 압축하는 과정에서 색깔이 까매지고 무거워지며 재질이 굉장히 단단해진다. 대추나무가 원래 재질이 단단한 편이지만, 인조 벽조목은 그보다도 훨씬 단단해져서 "흑단나무가 단단하다 하지만 인조 벽조목과 비교하면 부드럽다"라는 것이 나무 다루는 사람들의 공통된 평. 그래서 인조 벽조목은 특히 도장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또한 사람들이 손으로 많이 만지는 제품, 특히 염주나 묵주를 만드는 데에도 즐겨 사용한다. 인조 벽조목에서는 특유의 약품 같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싫어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약해진다. 냄새를 빨리 없애고 싶다면 책상 위 같은 곳에 한참 놔두면 좋다. 도장집처럼 좁고 밀폐된 곳에 두면 냄새가 오래 남는다.
인조 벽조목을 만들려면 대추나무에 이런저런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지만, 진짜 벽조목보다는 훨씬 싸고 매우 단단하며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에 대체품으로 널리 이용한다. 물론 이런 인공품에 주술적인 영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쇼핑몰 등에서 인조 벽조목 제품을 팔면서 내거는 선전문구에는 귀신 쫓는 벽조목 따위 등의 문구를 집어넣는다. '인조'라는 말을 빼고 그냥 벽조목이라고 광고하는 경우도 많다. 만약 진짜 벽조목으로 만든 제품일 경우에는 '진품'이라든가 '천연'이라는 말을 넣어 이를 강조한다. 뭐, 주술적인 힘이란 게 결국은 마음의 힘일 테니 과정이 어떻든 믿는 마음만 강하면 괜찮을지도?
퇴마록의 장준후는 이 벽조목으로 만든 부채인 벽조선을 무기로 쓴다. 근데 이걸 쓰면 수명이 까인다.
지금도 대추나무에 벼락 맞았다는 소문만 들리면 어디선가 누군가들이 달려와서 비싼 값으로 사간다고 한다.- ↑ 진짜 벽조목은 물에 넣으면 가라앉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실험해보면 어떤 조각은 물에 뜨고 어떤 조각은 가라앉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