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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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김정용이 감독한 한국 영화.
주연은 벰스타 김기주, 남혜경, 김다혜
한국 특촬 영화 사상 희대의 괴작.
울트라맨이 없는 울트라맨 극장판

1 스토리

여기자 강옥희는 생물학자 김박사를 취재하러 간다. 김박사는 공룡부활학설을 내놓았다가 학계에서 이지메당하고 잠적한 상태. 강기자는 취재를 거부당하면서도 억지로 김박사 집에 잡입하고, 김박사는 매일같이 자신의 학설을 입증할 증거를 찾아헤맨다. 이윽고 괴수들이 차례 차례 나타나는데...

2 특징

  • 등장 괴수들이 죄다 <울트라맨> 시리즈의 필름을 유용했다. 초대 울트라맨의 <페스타>, 돌아온 울트라맨의 <시고라스><시몬스><벰스타><테로틸스>, 그리고 울트라맨 에이스의 <베로크론> 까지 실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 특촬장면은 모조리 울트라맨에서 짜깁기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테로틸스의 발만 나오는 장면 한 컷은 국내에서 찍었다. 덕택에 발 생김새가 전혀 다르다.
  • 영화가 시작되면 편집국장이 뜬금없이 강기자에게 취재지시를 내린다. 이윽고 강기자가 버스를 타고 김박사 집에 찾아가는 오프닝. 출연진 크레딧이 뜨면서 갑자기 박력에 넘치는 <특전 U보트>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마치 <스피드>의 클라이맥스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영화 스토리 진행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시골길의 버스 질주일 뿐.
  • 김박사의 소희는 아역이면서도 최고의 연기력. 하지만 각본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울음을 터뜨리다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또 갑자기 깔깔거리는 등 엄청난 조울증 상태. 덧붙여 김박사는 매일매일 바깥을 떠돌면서 신세한탄을 하거나 아무 이유도 없이 힘들어하고 괴로워한다. 괴수 등장 장면을 제외하고 본다면 뭔가 20년대 표현주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
  • 가정부로 변장한 강기자는 김박사의 서재에 숨어들어 공룡부활을 주장하는 극비 논문을 훔쳐본다. 그런데 이 논문, 처음부터 박사 주변 사람은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박사를 미쳤다고 했었다.
  • '당신 정체가 뭐야?'라며 강기자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김박사. 강기자는 너무도 당당하게 '신.문.기.자.입.니.다.' 라고 마치 인공지능같은 어조로 대답. 영화 전반에 걸쳐서 강기자의 말투는 무지하게 독특하다.
  • 박사가 집을 비우자 소희를 데리고 열심히 춤을 추는 강기자.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이 춤 장면은 스토리 진행과 아무 상관 없이 근 10분 가까이 계속된다.
  • 강변에서 괴수의 발자국과 뼈가 발견되자 예상대로 박사는 광희난무. 그러나 그 이후로는 무엇을 하려는 건 지 알 수 없는 행동만 계속. 발자국에 엎어져서 괴로워한다거나 목적도 없이 산에 기어올라가거나.
  • 괴수가 나타난다고 종을 울리면서 주민들에게 피난을 종용하는 장면은 원조고지라의 시퀀스와 흡사. 그리고 산 꼭대기로 이어지는 장면 역시 흡사해서 뭔가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그걸로 그냥 끝난다.
  • 벨로크론과 방위대간의 치열한 전투를 보면서 열광하는 소희. 그것도 괴수 편을 들고 있었다! 벨로크론이 전투기를 격추시키면 박수를 치고, 전투기가 반격하면 괴수가 불쌍하다며 흐느낀다.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야플의 끄나불
  • 정작 테로틸스가 나타나자 죽을 듯 겁에 질려 집까지 뛰어와서는 기절한다. 그리고는 몇날며칠 정신을 못 차린다.
  • 괴수를 막을 방법은 번식을 방해하는 길 뿐이라는 김박사. 뒷산에 있는 테로틸스의 알을 돌로 깨버리고는 기뻐한다. 알 하나 없어지면 해결되는 문제냐!
  • 페스타가 정유공장에 등장하여 주위를 불태워버리는 모습을 근처에서 보고 있는 강기자. 웬지 기분좋게 미소짓고 있다. 실은 외계인의 스파이
  • 팬텀 전투기는 물론, MAT애로 1호기와 2호기가 몇번이나 등장하면서 시고라스/시몬스 커플괴수와 분전. 똑같은 장면이 몇번이나 반복되면서 상황을 알 수 없게 된다. 괴수는 어디에 나타나서 어디를 공격하는 건지, 그리고 이기는 건지 지는 건지.
  • 뒷산으로 급히 피난한 소희와 강기자. 아빠를 부르면서 죽을 듯이 울부짖던 소희는 다음 순간 유명한 '베개들쳐업고 피난' 장면을 보고는 깔깔거린다.
  • 시고라스가 일으킨 폭풍도 잦아들고 산에서 다시 재회한 강박사와 소희. 소희는 '언니가 엄마되면 좋겠다.'는 충격발언을 하고는 둘을 밀어붙이는데, 정작 강기자의 발언은 "박사님의 학설이 입증되었군요". 어이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