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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 dragon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메탈릭 드래곤 분류. 도덕 선, 냉기 브레스와 마비 가스 브레스를 뿜으며 산성과 냉기에 면역이다.
판타지에는 흔히 드래곤 라이더라든지 용기사 등으로 불리는, 드래곤을 말처럼 타고 다니는 전설적인 영웅이 존재하는데 생각해 보면 이상한 면이 한둘이 아니다. 드래곤은 지상 최강의 종족 중 하나이고 그만큼 자존심이 센데 누가 인간 기사를 태우고 다닐까? 그냥 드래곤 혼자 싸우는게 낫지 않겠나? 인간이 그 위에서 활약을 해 봐야 기다란 창으로 찌르거나, 마탄을 날리거나, 화살 쏘거나 그런 것 밖에 할 게 없는데 그럴 바엔 차라리 드래곤은 드래곤대로, 기사는 기사대로 싸우는 게 나을 것이다. 정말로 용사가 드래곤보다 강해서 드래곤을 굴복시켰다던가, 드래곤을 새끼 때부터 키우고 유대감을 쌓아 드래곤이 자연스럽게 등에 태워줬다던가 하면 몰라도 그런 것도 아니라면 어떤 얼간이 같은 드래곤이 인간을 태우고 다닐까?
그 사람 태우고 다니는 얼간이가 바로 실버 드래곤이다. 물론 이들이 진짜로 얼간이라서 그런 짓 하는 것은 아니다. 실버 드래곤은 휴머노이드 종족을 좋아한다. 본격 인간에게 모에하는 드래곤. 인간이나 엘프 같은 선한 성향의 인간형 종족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사이에 섞여 사는 것을 좋아하며, 선량한 생물이 정직하고 선량한 의도로 부탁하면 부탁을 들어주고 돕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대인배.
선과 질서를 추구하는 정의로운 메탈릭 드래곤이지만 온건파에 비폭력주의적이라 골드 드래곤이나 브론즈 드래곤처럼 악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처단하는 성격은 아니다. 딱히 계급사회나 법과 질서를 만들어 철저히 따르는 것도 아니고, 여기에 반하는 자를 무조건 처벌하려 들지도 않는다. 오히려 상당히 자비롭기까지 해서 상대가 악당임을 알아도 주변에 피해를 입히지 않고 지나간다면 놔주기조차 한다. 실버 드래곤은 자기 기준에 부합하는 선의와 도덕대로 행동하며, 되도록 그것이 주변에 해를 끼치지 않게 조심하는 편이다.
그러나 자신의 눈앞에서 악행이 벌어진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자신의 보호 아래 있는 작은 종족들에게 공격한다면 분연히 일어나서 그에 맞서싸운다. 실버 드래곤은 선량한 것이지 평화주의자가 아니며, 특히나 자기 보호 아래에 있는 것을 지키는데는 가열차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내민다거나, 악당이 덤벼들면 피해가거나, 악당이 인질 잡고 위협한다고 물러날 정도의 얼간이는 절대로 아니다. 선이 존재하는 만큼 악도 세상의 일부임을 이해하며, 그래서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뿐이지 실버 드래곤도 정의로운 메탈릭 드래곤으로서 악을 싫어하고 악의 공격에 빠르고 강력한 반격을 가하는데는 주저함이 없다. 감당할 수 없는 악이 넓게 퍼져있다면, 특히 그 악이 자신이 지키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필시 위협이 되리라 판단한다면 자진해서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그 근본을 모조리 파괴해버리려 들기도 한다.
단지 실버 드래곤은 악당과 직접 싸우는 것보다는 보호하고 치료하고 서포트하는 식으로 후방 지원 하는 것을 더 즐기는데, 이점 때문에 실버 드래곤은 휴머노이드 종족의 영웅을 좋아한다. 영웅 캐릭터와 가까이 지내면서 그가 악에 맞서싸우도록 서포트하면, 직접 전투를 피하면서도 악당을 물리칠 수 있고 자신의 서포트 취향도 맞추고, 인간 모에 욕구까지 충족시켜준다. 실버 드래곤이 인간 영웅을 태우고 다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진신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로 마법적 능력만 사용해서 아군을 지원해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도 한다. 진신을 드러내고 싸우는 경우, 우수한 비행능력을 살려서 비행 공격을 주로 하고 구름 위를 걸을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구름을 장애물과 은폐물로 삼는 일이 많다. 안개를 뿌리고 바람을 조종해서 상대의 시야를 가린다든지, 나이 많은 실버 드래곤은 리버스 그래비티를 걸어서 상대를 하늘로 날려보낸 다음 날아올라 낚아채서 항복을 받아내기도 한다.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적을 전멸시키기보다는 적 리더나 가장 공격적인 적만 제거해서 적의 전의를 좌절시키고 나머지를 항복하거나 후퇴하게 만드는 전술적 선택을 선호한다.
생활 환경은 어디든지 괜찮지만, 장대한 하늘에서 날개를 펴고 비행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구름이 산을 넘기 힘들 정도의 깎아지른 산악지대와 고지대에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레드 드래곤과 활동 영역이 겹치면서 분쟁이 발생하는 일이 많다. 살아숨쉬는 파괴와 탐욕의 화신인 레드 드래곤을 선한 실버 드래곤이 혐오하는 것은 당연. 단일 개체의 전투력만으로 보자면 레드 드래곤이 더 센데, 실버 드래곤은 동족과 협동을 잘 하기 때문에 단체로 대항하는 경우 단독 행동이 일반적인 레드로서는 상대하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실버 드래곤은 드래곤이 아닌 동료에게도 도움을 받는다. 인간 영웅 태우고 다니려면 이런 때 써먹어야지 언제 쓰겠는가?
특이하게 산꼭대기가 아니라 구름 그 자체를 레어로 삼는 일도 있다. 구름 위를 걷는 능력을 종족 특수능력으로 타고나며, 구름을 마법적으로 가공해서 단단하게 만든 다음 거기에 둥지를 꾸려서 알을 낳고 보물을 숨겨두기도 한다.
실버 드래곤은 가족이나 부족 단위의 집단 생활을 하는 몇 안되는 드래곤이다. 집단 내의 계급 구조는 느슨하지만, 시니어라고 불리는 지도자급 어른이 한 명 있어서 젊은 자들에게 조언을 주고 분쟁을 중재하며 그룹이 단결할 수 있게 이끈다. 다만 드래곤의 스케일에 걸맞게, 실버 드래곤의 가족이나 부족은 그 생활 영역 범위가 크게는 대륙 전체로까지 퍼져나갈수 있어서, 실버 드래곤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살기보다는 개개인이 각자의 레어를 짓고 살게 된다. 개개인은 부족과 연락을 십여년 이상 끊고 지낼수는 있어도, 부족은 그들 개개인의 안부를 항상 확인하면서 돌봐준다.
던전이나 인간 마을에 갈때는 대부분 그 지역에 섞여들 수 있도록 그 동네의 인간형 생명체 모습으로 변한다. 그런 지역에 주로 거처하는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드래곤의 진신을 드러낼 수 있는 개활지를 미리 눈여겨봐두어 비상시에 대처한다. 인간형 모습일때는 늙은 노인이나 미모의 젊은 엘프 같은, 상대가 경계심을 갖지 않고 대할 수 있는 모습을 취하며, 그 모습을 즐기기 때문에 드래곤 진신으로 오래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생활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실버 드래곤도 드래곤인 만큼 용이라는 아이덴티티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특이하게도 드래곤의 진신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 덩치가 너무 커서 생활 공간이 비좁다든지, 교류할때 불편하다든지. 또한 수명이 짧은 종족의 열정을 부러워한다든지.
인간 같은 수명이 짧은 작고 약한 종족과 자주 교류하다보니, 그들은 드래곤이 고질적으로 갖는 지나치게 긴 수명에 의한 시간 감각의 문제점을 가장 많이 자각하고 있다. 드래곤들은 천 년 이상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지나치게 느긋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짧은 수명 동안 모든 기회를 움켜쥐려고 뛰어다니는 인간들의 열정을 보면 감탄하면서 드래곤에게 저런 점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곤 드래곤도 저런 점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만큼 더더욱 인간의 열정에 끌리면서 그들을 가까이 한다.
실버 드래곤은 항상 자기 부족 외의 실버 드래곤 부족에서 자기 짝을 찾는다. 실버 드래곤 기준으로 자기 부족 내에서 짝을 찾는 것은 상당히 터부시되는 일. 연애 과정은 캐쥬얼할수도 있고 정중하고 잘 꾸며진 격식있는 연애일수도 있다. 어쨌든 둘이 사귀기로 결심했다면 양 가문의 어른을 찾아가서 선을 뵈이고, 허락을 받아서 (허락되지 않는 일은 드물지만) 사귀기 시작하며,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되면 둘 중 나이가 어린 쪽이나 지위가 낮은 쪽 하나가 상대의 부족으로 가서 시집살이/데릴사위로 살게 되는 게 보통이다.
드래곤 이외의 종족과 자주 어울려살다보니, 드래곤 외의 종족과 깊은 우정, 또는 사랑 같은 관계까지 맺는 일이 흔히 있다. 그가 한번 실버 드래곤의 신뢰를 얻었다면, 실버 드래곤은 그가 죽을때까지 평생을 함께 어울려주고 가끔 그의 후계자를 골라서 지원해주는 일도 있다. 물론 처음부터 드래곤의 진신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자신이 신뢰하는 대상과 어울리면서 우정을 쌓다가, 그가 진정 실버 드래곤의 정체를 알고도 그 믿음과 우정 또는 사랑을 계속할수 있다고 판단하면 마지막 시험으로 자신의 진짜 정체를 드러내며, 그것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전과 다름없는 믿음을 보여준다면 실버 드래곤은 그의 평생 친구가 되어준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아서 수십년 이상의 우정, 또는 커다란 모험과 위험을 동반하는 진심을 건 시험이 되는게 보통.
보물은 장인의 손길이 깃든 예술품 류, 특히 휴대하기 간편한 보석이나 귀중품 종류를 선호하는데 인간 사이에 살다가 언제 떠나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식성은 잡식성이며 인간형 생물과 오래 어울린 개체는 그 사회의 일반적인 음식을 자주 접하면서 거기에 맛들이는 경우가 흔하다. 다만 개개인이 사는 환경이 다르다보니 선호하는 음식은 각자가 다 다르다. 일부는 평생 그것만 먹고 살면서 다른 음식을 잘 안먹는 경우도 있을 정도.
4판에서도 약자를 보호하는 명예롭고 선량한 성격은 여전하다. 명예를 생명과 같이 귀하게 여기 때문에, 설령 악의 편으로 돌아선 실버 드래곤도 여전히 명예를 알기 때문에 적을 함부로 죽이지 않고 자비를 보인다. 기사도를 행하는 드래곤이라고 해도 될 정도.
비행을 좋아하며 구름 위로 수월히 올라갈 정도로 우수한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고, 사냥도 비행 능력을 살려서 다이브해서 낚아채는 스타일. 덩치에 비해 적게 먹는 편이고 한달에 서너번 식사하는게 보통이다.
악한 실버 드래곤은 매우 적지만, 그렇다고 실버 드래곤이 적으로 나올수 없는 것은 아니다. 명예예 크게 얽매이는 성격 탓에, 예를 들어 어떤 장소를 수호하겠노라고 맹세한 실버 드래곤이라면 그곳에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회수하러 온 선랑햔 모험가들에게 악의가 없더라도 그들을 쫓아내기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는 식의 대립이 일어나게 된다.
4판에서도 레드 드래곤과의 적대 관계는 여전한데, 기사적인 성격이 강해진 4판 실버 드래곤은 레드 드래곤을 자신에 대항할 자격이 있는, 무찌를만한 가치가 있는 대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레드 드래곤은 무자비하고 자기를 방해하는 것이라면 모두 죽이는 폭군이라서 실버 드래곤을 적대시하고 죽이려 든다. 인간 같은 작은 종족들에게 우호적이고 보호하려 드는 성향은 비슷하지만, 이전처럼 태우고 다닐 정도로 우호적이지는 않으며 되려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4판에서 인간을 아끼고 인간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스틸 드래곤 쪽.
5판에서는 역시 골드 드래곤과 함께 정의의 드래곤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시 인간에게 우호적이고 인간으로 둔갑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돌아왔다. 인간형 생물은 모두 좋아하지만 그 중에도 수명이 짧은 인간의 열정에 이끌린다고. 그렇게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처럼 살면서도 교미를 하고 새끼를 키우거나 그 외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떠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있는데, 장수하는 드래곤의 특성상 그동안 인간의 시간개념을 잊어서 다시 인간 사회로 돌아가 보니 사귀었던 친구들이 나이를 먹었거나 심지어 늙어 죽어있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고 한다. 그 탓에 한 집안을 몇 세대에 걸쳐 친구삼게 된다고. 호빗에서 간달프가 벨라도나 툭의 자식이라고 빌보 배긴스를 선택한 걸 생각하면 쉽다. 벨라도나 툭의 자식한테서 그딴 소리나 듣자고 늙은게 아닌데라고 멘붕해도 된다
그런데 어째 4판까지 라이벌 역할을 하던 레드 드래곤이 골드 드래곤과 맞먹을 정도로 상향이 되버리고 어떨결에 상향된 블루 드래곤과 서식 범위가 겹치고 성격 차이가 나는등 대립 구도가 생기며 라이벌 관계가 되버려 졸지에 굴욕 아닌 굴욕을 겪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