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로냐프 강 1부의 히로인. 음유시인. 1권 첫 등장 시 19살.
참고로 작가가 아아젠이라는 이름은 화장품 이름에서 따 왔다고 한다.
1 작중 행적
퓨론사즈의 한 주점에서 수행 겸 휴가 중인 퀴트린 섀럿과의 만남을 계기로, 퀴트린의 로냐프 강 여행에 길잡이 안내를 맡게 된다.
첫 만남 때 퀴트린에게 두 번이나 큰 도움을 받게 된 아아젠은 퀴트린이 기사라는, 감히 범접할 수조차 없는 귀족 신분인 것을 알면서도 여행 와중에 퀴트린에게 연심을 가지고 만다. 퀴트린 역시 여행 내내 천한 신분[1]인 아아젠에게 내색하지 않고 냉랭하게 대해 왔지만, 여행 와중에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아아젠의 타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씨와 강인함에 점차 자신도 모를 묘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퀴트린은 로냐프 강을 본 이후 루우젤의 독립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잔잔함을 간직한 로냐프 강이 아아젠과 닮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로냐프 강까지 여행을 끝마쳤으나, 퀴트린은 루우젤에서 크실의 침공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곧바로 퓨론사즈로 귀환하기로 결심한다. 시간상 긴급히 복귀해야 했기에 말을 다룰 줄 모르는 아아젠은 두고 와야 했지만, 이미 퀴트린을 연모하게 된 아아젠은 여행 안내의 대가로 퀴트린이 주는 거액의 금액을 마다하고 귀족 가문에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핑계로 자신도 퓨론사즈까지 데려가 달라고 부탁을 한다. 퀴트린은 이에 겉으로는 냉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변덕으로 아아젠에게 말을 한 마리 더 주면서 재주껏 따라오라고 하고는 전속력으로 퓨론사즈로 이동을 했고, 아아젠은 필사적으로 퀴트린을 따라와 섀럿 가의 하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말고삐를 쥔 손에 화상을 입어 더 이상 악기를 연주할 수 없게 되고 만다.
그렇게 얼마간 퀴트린의 하녀로 지내지만, 곧이은 크실의 침공으로 3차 천신전쟁이 발발, 퀴트린은 크실에게 점령당한 우방 로젠다로로 출정을 하게 되고, 아아젠은 이스케와 함께 수행 하녀로 참가해 로젠다로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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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젠다로에서, 아아젠은 퀴트린과의 대결을 위해 이나바뉴 진영에 잠입했다가 파벨론 사야카에게 부상당한 크실의 기사대장인 세라프 파스크란을 아군으로 착각해서 치료해 주고 만다. 이로 인해 아아젠은 적을 이롭게 한 죄로 퀴트린에 의해 즉결처형을 당하게 되었으나, 아아젠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된 퀴트린은 오히려 그 자리에서 아아젠에게 카발리에로 신청을 함으로써 둘은 이나바뉴 기사단에서 도망쳐 나온다. 퀴트린과 아아젠의 카발리에로 의식 장면은 로냐프 최고의 명장면으로 뽑힌다.[2]
자세한 사항은 퀴트린 섀럿 항목을 참조.
이나바뉴에 발 붙일 곳이 없어진 둘은 로젠다로의 제르세즈라는 한 산골마을로 가서 3년간 레틀을 키우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이 때 멘벨 라시드와 이사드 리엘과 친분을 갖게 되었다. 리엘이 아아젠의 손을 치료주면서 아아젠은 다시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되는데, 아아젠은 퀴트린에게 다시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곧이어 신분제 철폐 개혁을 내세운 로젠다로와 이나바뉴가 전쟁을 하게 되자, 퀴트린을 찾아다닌 로젠다로의 기사대장 율라린 라즈파샤의 설득에 응해 퀴트린은 로젠다로의 기사가 되어 이나바뉴에 칼을 겨누게 된다.[3]
그러나 전력상 이나바뉴에 절대 열세인 로젠다로는 점차 밀리게 되고, 파스크란마저 로젠다로에 가담했음에도 끝내 로젠다로는 전쟁에서 패하고 말았다. 결국 기사대장 라즈파샤가 전사하고 슈리온 함락으로 국왕마저 포로로 잡히자 로젠다로는 항복을 한다. 그리고 이나바뉴는 구 수도 포프슨에 고립된 로젠다로 기사단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영구제명의 대상이자 이나바뉴에 칼을 겨눈 퀴트린과 적국 크실의 기사대장이었던 파스크란의 신병을 요구한다. 결국 자신의 운명을 깨달은 퀴트린은 성 밖으로 나가기 전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 아아젠을 찾는다. 아아젠 역시 패전이 가까워지면서 이같은 결말을 어렴풋이 눈치챈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 역시 퀴트린과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모습인 음유시인의 복장으로 갈아 입고[4] 퀴트린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노래인 '하얀 로냐프강-슬픔의 소곡'[5]을 불러준다.
다시 태어난다면 바람으로 태어나겠어요
바람이 된다면 항상 당신 곁에 머물 수 있겠죠
당신이 흘린 땀을 당신 모르게 닦아 드릴 수 있겠죠
먼 훗날에도
다시 태어난다면 햇빛으로 태어나겠어요
햇빛은 눈을 가지고 수많은 눈을 가지고
항상 당신이 어디에 계신지 바라 볼 수 있겠죠
먼 훗날에도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의 발자국으로 태어나겠어요
당신이 가시는 걸음걸음 따라다니며
당신이 혹 잘못 디뎌 넘어지지 않도록 보살펴 드릴 수 있겠죠
먼 훗날에도[6]
그림으로 그릴 수 없을거예요 나의 사랑은
붓을 들면 화폭에 눈물만 쏟아질테니
햇살처럼 항상 여기에 있다는 것만 기억하세요
당신이 느끼지 못하길 바래요 나의 사랑은
어느새 루운은 저물고 하늘엔 보석이 박히네요
이 밤이 지나면 난 떠나겠지만 당신은 여기에 머물러 계세요
어쩌면 새벽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잖아요
나의 사랑 대신 짧은 인사말만 놓고 갈게요
그대여 그럼 안녕...영원히
노래를 부를 때 눈물을 흘리는 것을 감추기 위해 등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아젠은 노래를 끝낸 뒤에야 퀴트린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아젠은 창문을 통해 성 밖에서 퀴트린과 파스크란 두 사람이 이나바뉴 기사단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바라보는데, 이때 퀴트린이 준 호신용 단검을 들어올리면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과 함께 있어주기를 바라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2 에필로그에서의 음유시인은 아아젠인가?
에필로그에서는 중년이 된 멜리피온 라벨이 등장하는데, 라벨의 아들인 게르드 라벨이 어느 눈 먼 음유시인 여성에게서 슬픔의 소곡을 듣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여성이 아아젠 큐트냐 아니냐 하는 떡밥이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아젠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다수.
소설의 결말 자체는 형식상으로는 열린 결말이지만... 소설의 마지막에서 아아젠의 독백이라든가 마지막 행동이 호신용 단검을 들어 올렸다는 점 등의 정황을 살펴 볼 때 아마 이 시점에서 죽음을 택했을 것이라고 보는 편이다. 결정적으로 작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1부 인물 후기를 쓸 때 '자결했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3 외전
2권(구판 기준) 외전 '그의 기억'에서 당시 최고의 음유시인이라는 렐시아라는 노인이 나온다. 그가 자신의 젊을 적 회상을 하는데, 그 회상 속에서 15살 시절의 아아젠이 등장한다. 자신의 노래 실력에 좌절한 렐시아를 우연히 본 아아젠의 도움으로 인해 자신의 진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는 훈훈한 스토리.
"자신을 위해 부르는 노래에는 누구도 귀를 귀울여 주지 않아요. 아무리 화려한 기술을 가지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고 해도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을 위한 노래를 부를 수 없어요. 먼저 그들을 사랑해 보세요. 넥쵸(악기 이름)를 로냐프 강에 던지는 건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요."
4 명대사
'퀴트린 님을 제가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고 수줍게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에서, 그런 세상에서 다시 만난다면 꼭 말씀을 드릴게요.'
'음유시인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퀴트린 님을 만날 수도 없었을 거예요. 어쩌면 약속이 있지 않았을까요? 처음부터, 저 별빛은 퀴트린 님과 제가 함께 앉아 있는 이곳에 떨어지기 위해 날아왔던 거예요.'
"이렇게 입으면...... 다른 세상에서도 퀴트린 님이 절 알아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퀴트린 님. 약속해 주시겠죠. 그곳에서도 제 곁에 계셔 주시겠다고.'- ↑ 작중 세계관에서 음유시인은 천대받는 최하층 신분이었다.
- ↑ 퀴트린이 아아젠의 카발리에로가 된 후에 다시 로냐프 강을 찾은 자리에서 퀴트린은 자신이 왜 아아젠의 카발리에로가 되고 싶었는지 이야기를 한다. "이 커다랗고 조용한 강은 자신을 건넌 수많은 기사들과, 그들을 떠나보낸 많은 사람들의 슬픔을 간직한 강이랍니다. 그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도 이렇게 조용히 흐르는 모습이... 바로 당신을 닮았다는 뜻이에요." "당신께 보여 드리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로냐프 강이 간직한 슬픔을, 제가 사랑한 당신의 슬픔을." "당신이 가진 슬픔을 모든 사람들이 나누어 가질 수는 없겠지만 저 한 사람만은 나누어 가질 것입니다."
- ↑ 귀족 신분인 퀴트린이 천민인 아아젠의 카발리에로가 되었다는 것 자체로 라즈파샤가 내세운 신분제 폐지에 대한 정당성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아아젠 역시 퀴트린의 결심에 일조한다.
- ↑ 자신이 음유시인의 모습으로 있으면 퀴트린이 다른 세상에서도 자신을 알아봐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 ↑ 아아젠이 퀴트린을 남몰래 사모할 때 직접 지은 노래로, 본래는 하얀 로냐프강이라는 제목이었지만 친구가 지어준 슬픔의 소곡이라는 이름도 부제로 달게 된다. 이후 로젠다로-이나바뉴 전쟁 시 로젠다로의 국가로 채택된다.
- ↑ 참고로 연재판에는 여기까지가 없다. 즉, 다음 소절부터 총 3연이 노래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