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

1 개요

귄터 그라스의 소설. 1959년작. 현대소설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양철북은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30살 오스카의 정신병원에서의 회고록의 형식을 띄고 서술되는데, 이 자체가 독일과거에 대한 회고를 상징한다. 이 소설 자체가 이런 식의 상징과 은유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2 줄거리

양철북의 주인공 오스카는 단치히에서 1924년에 태어났는데,[1] 아주 어릴적부터 어른들에 필적하는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3살 때부터 어른들의 추악한 세계[2]를 혐오하여 더 이상의 성장을 거부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성장을 멈춘다. 이후 난쟁이가 된 오스카는 선물받은 양철북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이 양철북은 오스카에게 대단히 중요한 요소인데, 오스카가 당시 사회 흐름에 대한 순응을 거부하는 상징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성장이 멈춘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결국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신체의 성장은 3살에서 멈추었지만, 오스카는 이미 어른과 진배없는 지적능력을 지니고 있었고[3] 양철북을 두드리며 어른들과 잘못 돌아가는 세상[4]에 대한 울분을 푼다. 그는 일종의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양철북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면 그 충격파로 주변 유리가 모조리 깨지는가 하면, 엄숙한 나치 관련 행사를 북을 쳐서 사람들을 흥겹게 춤추게 만들어서 망쳐버리기도 한다.

시대가 흐르면서 오스카는 어머니 아그네스와 "친아버지 후보" 브론스키와 차례로 사별하고, 마체라트가 고용한 가정부 마리아와 육체적 관계를 맺었다가 마리아가 마체라트와 결혼하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5] 이후 오스카는 전쟁이 끝나는 와중에 나치당원이었던 마체라트마저 소련군에게 사살되자 그의 장례식에서 양철북을 집어던지고 다시 성장하기로(즉 다시 사회 흐름에 순응하기로) 결심한다. 마리아, 쿠르트와 함께 서독으로 옮겨온다. 서독에서 그동안 몸으로 느끼지 못했던 암시장 등의 사회요소에 몸을 담그고, 석조공으로 일하다가 누드 모델[6]이 되기도 하며 방황한다. 흠모하던 간호사 도로테아를 만나지만 그녀는 누군가에게 살해되고 오스카는 누명을 쓰고 정신이상자로 판단되어 정신병원에 갇힌다. 정신병원에서 회고록을 집필하다가 그의 서른 살이 되는 생일에 정신 병원에서 나가면 어떻게 살 것인가 고찰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3 기타

귄터 그라스가 2006년에 슈츠슈타펠 단원으로 복무한 적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해당 항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자체는 그리 큰 논란이 되지 않았지만, 그 사실을 양철북의 내용과 연관지어보면 색다른 감상을 받을수도 있다. 애초에 이 소설 자체가 그라스의 경험이 상당히 녹아 있는 작품이니까.

그라스를 상징하는 작품임에도 귄터 그라스 항목에 비해 작성이 엄청나게 지체되었다(...).
  1. 사실 소설의 서술은 오스카의 탄생 시점이 아니라 폴란드 민족운동가이던 그의 조부 콜야이체크와 그의 조모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오스카 자신은 조부가 미국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는지 아니면 배 밑바닥에서 익사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2. 오스카의 어머니 아그네스는 독일인 남편 알프레드 마체라트가 있지만 폴란드인 사촌 얀 브론스키(헤드비히라는 여성과 결혼하여 슈테판이라는 아들이 있는 유부남. 헤드비히는 남편 사후 독일인과 재혼한다.)를 사랑해서 불륜을 했다. 때문에 오스카는 마체라트를 자신의 친아버지로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오스카는 자기 소개에서 자신의 성을 무엇으로 댈까 항상 고민한다. 여담으로 이 "두 아버지"가 각각 나치 독일과 2차대전 이전의 폴란드를 상징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브론스키는 폴란드가 독일에 패하던 해에, 마체라트는 나치 독일이 패망하던 해에 각각 사망한다.
  3. 물론 그렇다고 오스카가 정신적 성장을 멈추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4. 그가 살아가던 시대와 지역을 생각해보자!
  5. 오스카는 마리아가 낳은 아들 쿠르트를 마체라트의 아이가 아닌 자신의 아이로 생각한다.
  6. 그가 난쟁이었기에 모델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