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흥신소

1 소개

KBS 2TV 월화 드라마
아이 엠 샘얼렁뚱땅 흥신소못된사랑

한국의 TV 드라마. 2007년 10월 8일 ~ 2007년 11월 27일 KBS2채널에서 방영된 16부작 월화 미니 시리즈이다. 함영훈 PD가 연출을, 박연선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제작사는 지엔지프로덕션.

각종 막장 드라마와 판에 박은 듯한 멜로 드라마가 판치는 형국에 '서울 한복판에서 황금을 찾는다' 는 독특한 소재와 '어른들의 성장'이라는 주제로 다른 드라마와는 확연한 차별화를 이룬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 극의 짜임새, 선명한 주제의식 등 무엇 하나 흠 잡을 것 없는 완성도 높은 수작.

하지만 문제는 시청률. 하필이면 동시간대 방영된 타 방송사의 스케일 큰 사극(MBC의 이산(드라마), SBS의 왕과 나(2007)) 틈바구니에 끼인 상황에, 출연한 배우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문제까지 겹쳐 방영 내내 2~3%의 처참하기 그지없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묻혔다. 어느 정도였냐면, 보통 드라마에는 수도 없이 따라붙는 광고가 단 2~3개밖에 붙지 않았을 정도.

결국 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즐기는 비운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배우들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방영 시기만 잘 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 드라마. 그래도 팬들은 조기종영 안 하고 끝까지 방영해준 것만으로도 KBS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하지만 작품 전반에 여러 장소를 돌면서 동적이었던데 반해 후반에는 장소 선택이 정적인 것을 보면 제작비와 시간이 많이 부족했음을 어느정도는 직감할 수 있다. 이 드라마가 몇년만 늦게 나왔으면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PD도 후반 작업에 있어 제작비와 시간이 부족했었다고 한다.

오프닝 곡은 나폴레옹의 못먹어도 GO[1], 테마송은 이승환의 슈퍼히어로. 이승환은 드라마에 카메오로 나오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지만 후반에 시간이 부족했고 여러 여건 상 어려워 포기했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감명깊게 본 소수 매니아 및 팬들은 하나같이 시즌 2를 제작해달라고 요구한다. 극본을 집필한 박연선 작가도 '이 배우들 그대로라면 시즌2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으며 '장례식장에서 사라진 시체 이야기', '타임캡슐과 얽힌 살인사건 이야기' 등 쓰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고 언급했지만 한국 방송사의 드라마 제작 여건과 본작의 끔찍한 시청률을 고려해 보면 영영 제작되지 않을 듯 하다.

2 줄거리 및 주제

덕수궁 근처 '황금빌딩' 의 망해버린 흥신소 사무실에서 짜장면을 시켜먹던 주인공들이 흥신소 직원으로 오인받고 고양이 탐색 의뢰를 맡는다는 사소한 사건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때 고종이 숨겨놓았다는 황금 열두 항아리를 찾기 위해 애쓴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중심 소재로 하고 있다.

제작진은 '사랑 이야기가 아닌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주인공들이 사랑에만 목숨걸고 매달리는 허허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황금사냥'이라는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평균보다 조금 떨어지는' 인물들의 꿈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어둡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실제로 본작에서 사랑 이야기는 그야말로 양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3 주요 등장인물

3.1 박무열(이민기)

20대 후반의 남성. 황금빌딩 '호돌이 태권도장'의 태권사범으로 나날이 망해가는 도장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황금빌딩의 망해버린 흥신소 사무실에서 용수와 함께 짜장면을 시켜먹던 것을 시작으로 얼떨결에 황금사냥에 뛰어들게 된다.

소위 말하는 '운동바보'로 힘 쓰는 일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무식함이 하늘을 찌른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에 끌려다니다 보니 학교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탓이라고.

유은재를 처음 본 순간부터 반해 열렬한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다. 거의 메가데레 수준.

3.2 정희경(예지원)

30대 초반의 여성. 황금빌딩의 타로카페 '아란샤'를 운영하는 미녀 어딜 봐서 타로마스터로 늘상 신끼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사실은 사기꾼 점쟁이. 3류 극단의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어서 출중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그럴듯하게 사람들을 속여넘긴다. 이 연기력으로 위기를 모면한 적도 부지기수.

물욕에 대단히 충실한 인물로 명품에 크게 집착하며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기 일쑤이다. 황금사냥에 개입한 이유도 순전히 사치스럽게 살기 위해서.

무열, 용수와는 4년째 알고 지내는 사이로 어딜 가나 빠지지 않고 함께하는 형제자매에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둘은 희경에게 혈육의 정을 느끼고 있다고.

3.3 김용수(류승수)

30대 중반의 남성. 황금빌딩의 만화가게 '만화월드'를 운영하는 배 나온 지저분한 아저씨. 만화가게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게으르고 나태하며 꿈도 희망도 없는 잉여 백수에 가깝다. 무열과 함께 흥신소 사무실에서 짜장면을 먹다 의뢰를 받은 것을 계기로 황금사냥에 뛰어들게 된다.

사실 원래부터 이렇게 잉여스러운 성격은 아니었다. 십수년 전 실종된 형과 관련된 사건이 계기가 되어 변모해 버린 것. 마음 한 켠에는 늘상 상처를 품고 사는 인물이다.

만화를 통해 얻은 방대한 지식으로 기지를 발휘해 활약한다. 사실상 팀 내의 아이디어 뱅크. 문제는 그 지식의 폭이 넓긴 한데 깊이는 한없이 얕다.

3.4 유은재(이은성)

20대 중반의 여성.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젊은 상속녀로 유산상속세만으로 역대 10위 안에 들었을 만큼 엄청난 부자라고 한다. 극 중에서는 예산의 문제 때문인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황금과 관련된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폐쇄공황을 앓고 있으며 어느 날 황금빌딩 옥상에서 기절한 채로 발견되었다. 이후 무열 등에게 지하실에서 발견된 시체와 황금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며 폐쇄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황금사냥에 개입하게 된다. 팀 내에서는 용수와 함께 아이디어를 내는 동시에 막대한 재력으로 팀을 지원하는 포지션.

초반에는 '없이 사는' 인물들인 무열, 희경, 용수 일행과 녹아들지 못했으며 특히 희경과는 크게 갈등한 적도 있었으나 극이 전개되면서 점점 친숙한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3.5 백민철(박희순)

30대 후반의 남성. 겉으로는 건설 관련 사업가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조폭들의 두목으로 황금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주인공들에게 접근한다.

어릴 적 살인자의 자식으로 낙인되어 모친과 힘든 생활을 보내다가 우연한 계기로 고물장수(이산)을 따라 나선다. 후에 이산이 조만기, 은재 부와 함께 황금을 찾으려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지만 조만기의 행방불명(배신)과 김준수의 죽음으로 인해 와해되면서 잊고 지내다가 삼총사(무열, 용수, 희경)의 활약으로 다시 황금을 찾기로 결심한다.
  1. 스튜디오 카브의 작품인 기가 트라이브 홍보 음악으로도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