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어

에스토니아어 : Eesti keel
핀란드어 : Viron kieli
러시아어 : Эстонский язык
스웨덴어 : Estniska

1 개요

에스토니아의 공용어. 우랄어족에 속하고 윗동네 언어인 핀란드어와 아주 가까우며, 옆동네에서 쓰이는 러시아어와는 아주 다르다. 고로 핀란드어 화자와 에스토니아어 화자간 아주 부분적으로 말은 통하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힘들다. 종종 러시아핀란드에서도 소수의 에스토니아어 사용자를 찾아볼 수 있다.

표준어는 북부 방언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남부에서 사용되는 방언들을 버로(Võro)어나 세토(Seto)어 등으로 따로 구분하기도 한다.

핀란드어 알파벳이 스웨덴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에스토니아어는 독일어 알파벳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편. 가령 /y/ 발음은 핀란드어에서는 'y'라고 쓰지만 에스토니아어에서는 'ü'라고 쓴다. 서체도 에스토니아에서는 20세기 초까지 프락투어를 사용했다고 하고, 원래는 v도 독일어처럼 w라고 적었는데, 20세기 들어 철자법을 개혁해 v로 고쳤다.

2 발음

핀란드어와 비슷하게 장음과 단음이 구별되는데, 에스토니아어는 그냥 장단음만 있는 핀란드어와 달리 "장단이 3중으로 되어 있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장음/단음 이중 대립+성조이다. 사실 20세기 중반 이래 음운론에 도입되어 온 +/-로만 표기되는 변별적 자질[1]에 반대하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몇몇 언어에서 모음 길이의 삼중 대립이 일어난다고 보고되었으나, 거의 대부분 잘못된 보고거나 특정 환경에서 음성학적으로 조금 더 길어지거나 짧아질 뿐 인지적으로 음소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다. 에스토니아어에서는 가끔 장음끼리 서로 이어져서 jäääärne나 töööööök[2] 같은 괴상한 단어가 나오기도 한다.

문자는 로마자를 사용하며, 이 중 c, q, š, w, x, y, ž는 외국어 고유 명사를 쓸 땔 제외하면 사용되지 않고, f, z는 외래어 표기에만 사용된다. 그리고 모음 표기를 위해 ä, ö, ü, õ[3]의 4글자가 추가로 사용된다. 각각 /æ/, /ø/, /y/, /ɤ/로 한국어에서는 'ㅐ', 'ㅚ', 'ㅟ', 'ㅓ(혹은 ㅡ)'에 가까운 발음이다. 과거 소련 시절 러시아어로 에스토니아 지명을 표기할 때 이 4글자를 я, ё, ю, ы로 적었기 때문에, 에스토니아어의 키릴문자 표기 → 러시아어의 로마자 표기 두 단계를 거치면서 Pärnu, Põlva 같은 에스토니아어 지명이 외국에선 Pyarnu, Pylva처럼 이상한 철자로 알려지게 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모음이 핀란드어보다 덜 쓰이는 경향이 있다. 핀란드어로 '하나', '호수', '숲'을 뜻하는 단어인 yksi, järvi, metsä는 에스토니아어로 üks, järv, mets이다. 핀란드어와 겹치는 단어도 꽤 있지만, 완전히 겹치지 않고 뜻이 미묘하게 다른 단어들도 꽤 있다. 덤으로 '휘바'는 에스토니아어로 '헤아(hea)'다.

이중모음의 종류가 많은 편이다. 에스토니아어에 모음가짓수 자체가 많은 것도 있긴 하지만…

모음조화는 에스토니아 표준어에서는 사라졌지만, 남부 방언에는 아직도 엄격한 모음조화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마을", "오늘"을 뜻하는 에스토니아어 küla, täna는 한 단어에 전설모음과 후설모음이 연달아 오는 모음조화가 깨진 단어지만, 남부의 버로(Võro)어에서는 külä, täämbä처럼 모음조화가 지켜지는 형태이다.

3 문법

격이 14개나 있고 (그 라틴어도 명사 격변화는 단 6개 (사실상 5개)[4]다!) 인칭과 시제 등에 따라 동사가 이리저리 변하는 등 한마디로 말해 더럽게 복잡하고 난해하며 악랄한 문법을 자랑한다. 덕택에 현지 러시아인들이 에스토니아 시민권 따는걸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카더라 어순은 영어와 같이 SVO 어순이지만, 영어나 인도유럽어족 계열의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배우기 더럽게 힘든 언어로 악명높다.# 한국인에겐 교착어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런 개념이 없는 영어 사용자에 비해서 그나마 쉽지만… 한국에서 에스토니아어 배울 곳도 없고, 교재도 한 권밖에 없어서 문제. 에스토니아어 알기와 공부하기 : Kuidas seda nimetatakse eesti? (2011)이 나와 있다지만, 이 책을 본 한 현지인의 말로는 콤마의 사용이나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는 것이 좀 된다고 하니 참고용으로만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Õ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Ö가 들어가거나 에스토니아어 철자에 없는 Ō가 사용 된 경우가 그 예시이다. 없는 어훠를 쓴 경우도 있다.

3.1 명사

에스토니아어에서 명사는 대충 다음과 같이 변화한다. 가까운 언어인 핀란드어 항목과 비교해 보자.

농장 : talu
농장 : tal[5]
농장 : talu[6]
농장으로부터 : talust (-st), talult (-lt)
농장에서 : talus (-s), talul (-l)
농장으로 : talusse (-sse), talule (-le)[7]
농장으로서 : taluna (-na)
농장까지 : taluni (-ni)
농장으로 (변화격) : taluks (-ks)
농장없이 : taluta (-ta)
농장 : taluga... (-ga-)

대체로 핀란드어와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talu(핀란드어에선 talo)라는 말은 핀란드어에선 '집'으로 쓰이는데 에스토니아어에선 '농장'으로 쓰이고 에스토니아어에서 집은 maja이다. 다만 옛날에는 핀란드어에서도 talo는 농장이란 말로 쓰였다.

3.2 동사

에스토니아어 동사는 기본적으로 -ma로 끝나며, -da 형태도 존재한다. 동사 역시 인칭과 시제에 따라 변화한다. kirjutama(쓰다)라는 동사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부정사kirjutama, kirjutada
분사능동수동
현재kirjutavkirjutatav
과거kirjutanudkirjutatud
직설법현재완료과거과거완료
1인칭 단수kirjutanolen kirjutanudkirjutasinolin kirjutanud
2인칭 단수kirjutadoled kirjutanudkirjutasidolid kirjutanud
3인칭 단수kirjutabon kirjutanudkirjutasoli kirjutanud
1인칭 복수kirjutameoleme kirjutanudkirjutasimeolime kirjutanud
2인칭 복수kirjutateolete kirjutanudkirjutasiteolite kirjutanud
3인칭 복수kirjutavadon kirjutanudkirjutasidolid kirjutanud
수동형kirjutatakseon kirjutatudkirjutatioli kirjutatud
능동 부정형)ei kirjutaei ole kirjutanudei kirjutanudei olnud kirjutanud
수동 부정형)ei kirjutataei ole kirjutatudei kirjutatudei olnud kirjutatud
조건법현재완료
1인칭 단수kirjutaksinoleksin kirjutanud
2인칭 단수kirjutaksidoleksid kirjutanud
3인칭 단수kirjutaksoleks kirjutanud
1인칭 복수kirjutaksimeoleksime kirjutanud
2인칭 복수kirjutaksiteoleksite kirjutanud
3인칭 복수kirjutaksivadoleksid kirjutanud
능동 부정형ei kirjutaksei oleks kirjutanud
수동 부정형ei kirjutataksei oleks kirjutatud
수동형kirjutatataksoleks kirjutatud
명령형현재현재 부정완료완료 부정
2인칭 단수kirjutaära kirjuta
3인칭 단수kirjutaguärgu kirjutaguolgu kirjutanudärgu olgu kirjutanud
1인칭 복수kirjutagemärgem kirjutagem
2인칭 복수kirjutageärgu kirjutage
3인칭 복수kirjutaguärgu kirjutaguolgu kirjutanudärgu olgu kirjutanud
수동형kirjutataguärgu kirjutataguolgu kirjutatudärgu olgu kirjutatud
인용형현재완료
능동kirjutavatolevat kirjutanud
수동kirjutatavatolevat kirjutatud
능동 부정형ei kirjutavatei olevat kirjutanud
수동 부정형ei kirjutatavatei olevat kirjutatud

4 어휘

특기할 만한 점으로 일부 어휘에 인공어적 요소가 있다. 근대의 언어개혁과정 도중에 도입한 창조적 조어법이라는 방식으로 생성된 어휘가 그것인데, 한 마디로 그럴싸한 소리의 조합을 OO라는 뜻으로 쓰자고 임의로 정해버리는 것. 요하네스 아비크를 비롯한 몇몇 언어개혁가들이 많은 단어들을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 단어는 그다지 많지는 않다. 물론 아무렇게나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으며, 기존에 쓰이고 있던 단어가 거추장스럽게 길거나, 어감이 발음하기 편치 않을 경우에 길이가 짧고 발음하기 좋은 소리를 임의로 제안하여 대체하는 방식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단어 중 일부는 또 다른 외국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되는 게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범죄를 뜻하는 roim은 영어 crime에서, 시체를 뜻하는 laip은 독일어 Leib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8] 의외로 가장 가까운 형제어라 할 수 있는 핀란드어에서 받아들인 직접 차용어는 그렇게 많지 않다.

5 들어보기


에스토니아의 국가〈Mu isamaa, mu õnn ja rõõm〉(나의 조국, 나의 행복과 기쁨). 영상을 보면 에스토니아 국기가 어디서 따온 것인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참고로 핀란드의 국가와 선율이 같다.


겨울왕국의 <Love is an Open Door> 에스토니아어 더빙판 <Armastus Muudab Kõik> (사랑이 모든 걸 바꿔요). 같은 어족이라 해도 핀란드어 버전이랑은 차이가 크다.

2013년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 에스토니아 참가곡 Birgit Õigemeel의 <Et Uus Saaks Alguse> (그렇게 새로 시작할 수 있어요)
  1. 유성/무성(+voice/-voice), 장음/단음(+long/-long), 유기/무기(+aspiration/-aspiration) 등
  2. 각각 얘애르네, 퇴외외크라고 읽는다.
  3. 이 글자는 원래 에스토니아어에서 ö라고 적었으나, 19세기 오토 빌헬름 마싱이 /ɤ/ 발음을 /ø/ 발음과 구별하기 위해 글자 õ를 새로 추가했다. 참고로 사레마와 히우마 섬 지역의 방언에서는 이 두 발음이 구별되지 않는다.
  4. 6번째 격인 호격(vocativus)이 단 하나의 변화형태(남성명사 2격)을 제외하면 모든 변화형에서 주격과 동일하고 그 단 하나의 변화형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1격이랑 2격만 써놓으면 다들 알기 때문에, 가르칠 때만 6개 격이라고 가르치고 실제 표기는 5개 격만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5. 단어마다 변화 형태가 다르다. maja(집) - majan(집의), jõgi(강) - jõe(강의) 이런 식.
  6. 부분격. 이 격은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으며, 이것 또한 단어마다 변화 형태가 다르다. maja(집) - majaa(집의), jõgi(강) - jõge(강의) 이런 식.
  7. '으로부터' 부분부터 '으로' 부분까지는 두 가지 형태의 격이 있는데 앞의 것은 안, 뒤의 것은 밖 정도의 느낌이다.
  8. 한국인이라도 특정한 의미에 해당하는 무작위 단어를 만들어 보라고 할 경우 한국인들이 많이 접해본 외국어(영어라거나)의 영향을 받을 확률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