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여고괴담2에서 넘어옴)

570x320px

Memento Mori[1]

1 개요

감독김태용(가족의 탄생, 만추),
민규동(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내 아내의 모든것)
출연김규리(민아), 박예진(효신), 이영진(시은)
공효진(지원), 김재인(연안), 백종학(국어교사)
개봉1999년 12월 24일

1999년 12월에 개봉한 김태용, 민규동 감독의 공동 연출작. 둘 다 이 작품이 첫 상업영화 연출작이다. 공식적으로 여고괴담1의 후속작이며, 역시나 전편처럼 여고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공포영화계에 신기원을 열었던 1과는 다르게 흥행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하지만 평론가들에게 '창의적인 공포물' 등 좋은 평을 받아내면서 시리즈 중에서는 1과 함께 가장 완성도가 있다는 평가이다.[2] 지금은 그나마 자연스럽다지만, 99년 당시로서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았던 여고 내의 동성애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경우.

비록 흥행은 시원하게 망했지만, 지금처럼 웹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은 그 당시에도 이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에 끌린 마니아들이 많았다. 마지막 작품인 여고괴담5가 개봉한 연도가 2009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영화 팬들에게 회자되는 작품은 1과 바로 이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할 것. 흥행 여부와 다르게 이 영화가 시리즈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2 시놉시스

신체검사가 있는 날, 민아(김규리 분)는 늦은 아침 등교길의 수돗가에서 빨간 표지의 노트를 줍는다. 글씨와 그림으로 빽빽이 채워진 노트는 커플로 소문난 효신(박예진 분)과 시은(이영진 분)의 교환일기. 작년에 민아와 같은 반이었던 효신은 조숙한 언행에다 국어 선생과의 수상한 소문으로 따돌림당하는 아이다. 민아와 몰려다니는 지원(공효진 분)과 연안(김재인 분)도 효신을 싫어한다.

민아는 양호실 침대에서 일기를 읽다가 옆자리에 누워 있던 효신과 그를 찾아온 시은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만난 지 1년이 되는 '공동 생일'을 맞은 두 소녀는 한달 전 다툼 이후 계속된 침묵을 깨고 둘만의 장소였던 학교 옥상에서 재회한다. 일기장을 넘길수록 주술에 걸린 듯 상상을 통해 점점 효신과 시은의 애절하고 비밀스런 관계 안으로 빠져드는 민아. 오후가 되어 신체검사로 어수선하던 학교는 옥상에서 투신한 효신의 죽음으로 발칵 뒤집히고, 효신에게 사로잡힌 민아는 그녀의 그림자를 계속 밟아나간다.[3]

3 이모저모

이 영화에 호평을 주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혹평을 주는 사람들이나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 한가지 있다. 바로 무섭지가 않다는 것. 영화 전반에 걸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씬은 많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마지막에 절정을 이루는 장면인 효신의 얼굴이 천장에 드러나는 씬은 무섭다기 보다는 우스꽝스럽다는 평이 다수다.[4] 평론가들이 주로 지적하는 면도 이런 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전반에 걸쳐 관통하는 주제는 교환일기와 이를 매개로 한 성장이다. 원제 역시도 Memento Mori였고, 감독들도 이 제목을 더 선호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제작진은 흥행면에서 훨씬 유리한 여고괴담의 속편으로 인식되길 바랬다고. 양쪽의 주장에 대한 타협으로 단순한 속편격으로 인식될수 있는 여고괴담2가 아니라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되었다.[5] 여고괴담 시리즈는 모두 1편을 따라 전부 영제를 <Whispering Corridors>를 사용하지만, 이 영화만 오직 영제를 <Memento Mori>만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다. 단순한 속편으로 인식되고 싶어 하지 않는 두 감독의 의지를 보여주는 면이라 하겠다.

여고괴담 출신 배우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대부분 스타가 되었다. 이 영화가 첫 영화 출연작인 김규리박예진은 물론이고, 조연으로 출연했던 공효진도 말이 필요 없을 정도. 참고로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36회때 학생 역할로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여자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등으로 잘 알려진 인정옥 작가가 각본에 참여했다. 인정옥 작가는 여고괴담1의 각본을 쓰기도 했는데, 2에서는 주로 보조 역할이었다는 말도 있다.

OST가 상당히 유명하다. 한국 영화음악계의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한 조성우 음악감독의 작품. Main Theme는 광고에도 쓰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 주로 <17세의 비망록>이 음산한 분위기때문인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곡은 이상하게도 유키 구라모토의 곡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실은 이 영화를 위해 김대홍이라는 작곡가가 만든, 그리고 직접 작곡/편곡/연주한 곡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작곡가들이 앨범에 참여했다.이즘 리뷰 참고

2011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파수꾼이 이 영화와 자주 비견되곤 한다. 이른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남고 버전으로 언급되는 영화이기 때문. 파수꾼이 1만 관객을 돌파한 기념[6]으로 김태용 감독과 파수꾼의 감독인 윤성현 감독이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4 참고자료

영화 관련 블로거 울프팩의 DVD 리뷰
듀나와 파프리카의 1차 작품해설
듀나와 파프리카의 2차 작품해설 (심심한 듀나와 파프리카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DVD를 다시 보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참고 사이트 - 대본이나 리뷰 등, 관련자료가 상당히 방대하다.
  1.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유명한 라틴어 격언. 이 영화의 부제이자, 영어 제목이다.
  2. 물론 그 당시의 관점에서 얘기다. 이때의 한국 공포영화의 주류는 주로 영화 처럼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를 군데군데 숨겨놓거나, 피칠갑을 덧씌우는게 예사였다. 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고 연출 기법이 매우 발달한 지금에 와서는 여고괴담이나 2나 아주 어린 관람자가 아닌 이상 '공포물'로서 소비되기는 힘들다. 그러니까 별로 안무섭다는 얘기다 이들이 지금까지 좋은 평을 받는 것은 영화 전반에 깔린 드라마가 탄탄하기 때문.
  3. 네이버 영화에서 참조
  4. 두 감독 모두 어설프게 처리된 이 장면을 두고 상당히 후회했다고 한다.
  5. 듀나와 파프리카의 작품 해설 중에서 따옴. 주소는 아래 참고자료에 있다.
  6. 독립영화가 이 정도 관객 수를 기록한 건 상당한 성과이다. 최종 관객수는 22,95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