領空
영공은 국가가 영유권을 가지는 공중 영역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영토 혹은 영해 위의 상공이 된다. 영공에 대해 국가는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영해가 국제법상으로 해안선으로부터 12 해리까지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영공도 영토의 하늘 + 해안선으로부터 12 해리 내의 바다 위 하늘로 규정된다.
1944년 시카고의 회의에서 의결된 국제민간항공조약은 제 1조에서 영공에 대한 주권을 명시하였고, 이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선박과는 달리, 항공기는 민간항공기냐 정부항공기냐를 불문하고 무해 통항(無害通航)이 인정되지 않는다. 즉, 선박은 일정 조건을 갖추면 주권국의 사전허락없이 영해를 통과할 수 있는데 반해, 항공기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항공기는 미리 협정 등을 통해 주권국의 허가를 구한 후 영공을 통과해야 한다.
하늘은 끝없이 위로 올라갈 수가 있는데 반해, 어느 높이까지가 영공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국제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주 공간은 국제적인 공간임이 확실한데, 문제는 어느 높이서부터 우주 공간이냐 하는 것. 항공기의 최대 고도인 30 km까지로 정하자는 안, 저궤도 인공위성의 일반적인 최저 고도인 160 km 까지로 하자는 안 등이 여러 안이 제기되었다. 이와는 별도로 국제항공연맹(FAI)는 카르만 라인(Karman line)으로 알려진 100 ㎞ 고도를 지구와 우주와의 경계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기준들은 국제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효력이 없는 상태다.
특정 국가의 영공이 아닌 하늘은 공해(公海)와 비슷하게 취급된다. 다만, 방공식별권([防空識別圈) 혹은 방공식별구역(防空識別區域)이라 불리는 영공 외곽 지역을 주장하는 나라들이 있다. 느려터진 선박에 비해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항공기는 영토로부터 12해리쯤은 순식간에 넘어 갈 수 있다. 따라서 자국의 방어에 필요한 시간을 더 벌고자 방공식별구역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구역의 범위나 침범시 대응은 나라마다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