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구트

김혜린 화백의 원작 만화 불의 검의 등장인물.

카르마키의 수장으로 여러 부족들을 통합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아무르를 정복한다. 수장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친족들을 전부 다 살해하는 등의 더러운 짓도 서슴치않았다.[1][2]

전사로서는 매우 뛰어난 모양이지만 성격이 매우 난폭하고 잔인하여 점차 귀족들의 불만을 받게 된다. 의심이 많아 후계자도 정해 놓지 않고 있으며, 젊은 시절부터 자신을 진심으로 따르고 섬기던 전우이자 충신인 우르판마저도 경원시하고 견제한다. 아울러 혼혈이 전사가 될 수 없게 하는 순혈주의 정책도 시행했는데, 이 때문에 혼혈인 수하이는 카라의 힘을 빌려서야 전사가 될 수 있었다.

친여동생 카라를 그녀가 어렸을 적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왔으며 그녀가 다 자란 뒤에도 이따금 동침하는, 답이 없는 천하의 개쌍놈.[3] 사랑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이고 비뚤어진 소유욕에 가까워 보인다.[4]

하지만 카라의 어렸을 적 회상 장면을 보면, 당시엔 착한 오빠로서 그녀를 진정으로 아끼고 귀여워 하던 모습이 나온다. 모닥불 앞에 앉아서 카라를 보고 자신있게 '두고 보아라, 곧 내가 널 세상 최고의 여자로 만들어주마!'라고 호언장담을 한다거나, 자신의 말에 같이 태워주면서 즐거워하는 등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순수한 여동생바보 청년. 아마 시간이 흘러 사람 자체가 변하고 비뚤어져 지금에 이른 듯하다[5].

결국 카라가 오랜 세월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원한으로 일으킨 반란에 제거 당한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 죽으면서도 카라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겨 공멸을 시도하다 낌새를 느끼고 지원하러 온 수하이 바토르에게 죽는다. 그가 카라에게 남긴 상처(육체적/정신적 모두)는, 후에 그녀의 통치가 짧은 기간에 몰락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1. 그의 첩이었던 곤지녀는 훗날 그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카라에게 "신국 카르마키? 뭐가? 당신도 결국 혈육의 피로 목욕한 온구트와 다를 게 뭐요?!"라고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2. 사실, 곤지녀의 악담, 그리고 곤지녀와 카라의 관계는 작품의 주제의식을 볼 때 굉장히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일단, 여성에게는 항상 관대했고, 심지어 적인 아라소서노에게도 일종의 이해나 동정심을 보여주었던 카라지만 곤지녀에 대해서는 일말의 동정도 없는 냉소와 조롱을 보일 뿐이다. 그리고, 온구트를 비롯한 다른 남성들에게 평생동안 소중한 것을 빼앗기고 삶을 짓밟혀 왔지만 그저 참고 끌려다니던 곤지녀가 카라에게는 대놓고 악담을 퍼붓는다... 이 부분을 '남성의 지배에 대해서는 순종적으로 굴복하던 곤지녀였지만, 여성 지배자인 카라는 상대적으로 만만하게 보고 대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이에 따르면 곤지녀는 '억압 체제를 내면화한 피억압자'로써 작중에서 등장하는 여성 진영 내에서 일종의 내부의 적으로 기능하게 된다는 것.
  3. 하지만 정작 이것을 두고 온구트는 '키우고 가르쳐서 지금의 권세를 주었다.'고 표현한다.(...)
  4. 자신의 세력이 약할 때는 포섭 공작을 위해 그녀를 이용한 베갯머리 송사(...)도 서슴치 않았다.
  5. 다만, 작중에서 어린 시절의 카라가 주변의 나이든 시녀(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왜 오라버니는 나를 가지고 놀지?' 라고 물어보는 장면을 생각하면 이 당시 그가 정말 착한 오빠였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아주 아주 크다. 이런 점을 보면 순수하고 착한 여동생바보 청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뒤틀리고 비뚤어져 개쌍놈이 되었다기 보다는, 권력을 얻어 비뚤어지기 전에도 애정과 소유욕을 구별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 부분은 어찌보면 여성에 대한 천대가 극히 심하다는 카르마키족의 분위기 내에서 온구트 역시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을 애초부터 배우지 못한 나름의 피해자라고 해석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