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봐... 내가... 그렇게 싫었던 건 아니지?단지...그 놈이... 조금 더 좋았던 것 뿐이지? 그렇지?
카르마키의 야장이자 군인. 초반에 실카강변에서 아라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납치하려다 아사에게 당한 뒤, 패거리를 끌고와 다시 아라와 아사를 잡아가는 것으로 등장.[1] 난폭하고 황음무도(...)한 탕자로 평가된다. 아라는 강간하여 자신의 시침녀, 즉 첩으로 삼고(NTR...)[2] 아사는 노예로서 신궁 공사장으로 보내진다.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금은보화나 몸단장엔 관심도 없고, 엉뚱하게도 대장간 일을 가르쳐달라는 아라를[3] 처음엔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부탁대로 제검 기술을 가르쳐준다. 그러면서 나중엔 오히려 그런 묵묵하고도 진실한 모습에 진심으로 반하게 된다.
그 후 아라를 정식부인으로 맞이하기 위해 혼인을 올리려 했으나, 아라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이 수하이에게서 배워 만든 검을 들고 도망쳐 버리는 바람에 크게 분노하여 그녀를 잡기 위해 카라에게 몸을 의탁한다.
아버지는 카르마키 야장 귀족이며, 어머니는 아무르 여인 곤지녀.[4] 어머니가 다시 카르마키의 수장 온구트의 눈에 들어 후궁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그도 왕궁 근처로 옮겨 가게 되었다.[5][6]
전사나 대장장이로써는 실력이 괜찮은 모양이지만 혼혈이라 높은 자리는 얻지 못한다. 다만 큰 집에 살며 수많은 첩들을 여럿 두고 있었고, 화려한 보석 장신구들을 아라에게 잔뜩 사주는 것을 보면 재력은 엄청난 듯하다.
초반부터 아라를 끈덕지게 괴롭히는 악역으로 나오지만, 후반에 아사와의 결투에서 팔을 잃은 후로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아라를 진심으로 사랑했음을 깨닫고, 이후 아라를 죽이기 위해 카라가 보낸 자객[7]들을 상대하여 결국 그녀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버린다. 일종의 나쁜남자 기믹.
다만, 차도남으로써의 나쁜남자 캐릭터보다는 훨씬 깊고 입체적인 캐릭터상으로써 '본성 자체는 선량하지만 주변의 환경과 자신의 처지, 나쁜 교육환경등의 영향을 받아 그 본성을 잃어버리고(또는 본성이 가려지고) 난폭, 황음무도, 방탕하게 행동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어쨌거나 이 인물이 아라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은 분명하고, 아라를 지키기 위해 죽으면서 아라가 자신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그저 아사를 좀 더 좋아했을 뿐이라는 대답을 얻음으로써 마지막 위로를 받으려고 한 순정남이기도 하다. 그러나 금은보화로 매수하거나 폭력으로 강요하는 것 이외에는, 상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마음을 얻어내는 방법을 몰랐기에 비교적 선량하고 순수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용납받을 수 없는 악행을 자행하게 된 것. 카르마키족의 폭력적 풍속 속과 아버지와 곤지녀, 왕을 둘러싼 추악한 현실 속에서 성장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인물 역시 폭력과 권력 앞에 짓밟히고, 그 속에서 폭력과 권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 이외의 인간관계를 배우지 못했기에 '나는 아버지처럼 등신같이 살지는 않겠다'고 세상과 인간을 증오하게 된 일종의 가해자가 된 피해자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왕의 후궁으로 끌려가게 된 어머니를 모시고 아무르족에게 도망치려고 한 어린 시절의 수하이 바토르야말로 정상적인 인간이었고, 그 후의 풍파 속에서 정상적인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었지만 아라에게 반하면서 아라와 정식으로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살다 보면 아라도 자신을 좋아해 줄지도 모르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으로써 누려야 할 행복(폭력으로 남을 짓밟아서 얻는 쾌락이 아닌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써 얻는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음 역시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애정이나 존중이 아닌 폭력 이외의 수단으로 그것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기에 행복을 얻을 수 없었던 것.
아라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단목다루가 있다. 하지만 얄궂게도 죽을 때까지도 끝내 만나보지 못했다.(이전 문서에는 만난 적이 있다고 되어 있었는데, 수정자가 다시 확인한 바로는 없다.) 처음에는 아라가 도망쳐서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에 단목다루를 아사의 아들로 알고 '나한테서 철검제작술 배워가서는 걔랑 눈 맞고 아들까지 낳았어?'라는 식으로 분노했지만, 아라를 다시 잡았을 때 자기 부하가 해준 얘기로[8] 뒤늦게 자기 아들임을 알고 분노+멘붕하여 아라에게 왜 말 안했냐고 난리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9] 사실 그 직전에 부하에게 툴툴대면서 '포로로 잡힌 여자들한테 아라의 애기 행방을 아느냐고 물어나 보라'고 지시했었고, 그 와중에 아라가 막사에 와서 아기 어딨냐고 하는 바람에 잠시 대화가 끊겼었다.
수하이 바토르처럼 극히 남초적인 사회에서 성장한 마초남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줄 자식이란 엄청난 집착의 대상이고, 그 자신도 아라와 함께 살면서 자식도 낳고 키우게 되면 정상적이고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기대했다는 점[10]을 생각해 보면 (지 자식 소중한 것만 알지 남의 자식 귀한 줄은 몰랐던 것에 대한 자업자득이긴 하지만)[11] 나름대로 불쌍해 보이는 장면.
- ↑ 이 과정에서 아라의 아버지가 살해당한다.
- ↑ 처음엔 각종 사치품과 보석을 주면서 마음을 돌려보려고 했고, 아라의 용맹했던 전남편 산마로(아사)에 대한 존중의 뜻으로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을 돌려라, 여자의 팔자는 남자에 따라 바뀌는 거다.'라고 하자 아라가 내뱉은 '아무르의 여자들은 그런 식으로 살지 않아요.'라는 말에 그야말로 눈이 뒤집혀서는, '여자들은 다 똑같다. 비싼 거나 걸쳐주면 다 행복해하지. 너라고 다를 줄 아느냐.'며 덮쳐버렸다. 이는 곤지녀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똑같이 아무르 여인인데다가 똑같은 상황에 처했던 곤지녀의 영향이 컸다.
- ↑ 그녀의 아버지와 산마로도 원래 철검 만드는 기술을 알아내려고 했었다.
- ↑ 아무르인인 그녀가 어쩌다가 카르마키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아라처럼 납치혼으로 끌려왔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사실, 어쩌다 곤지녀가 카르마키 야장 귀족과 결혼하게 되었는지 자체는 작중에서 설명되지 않지만, 아무르인 여성들을 노예로 끌고가서 강간하거나, 그러다가 아내나 후실로 들어앉히는 경우가 많았음은 작중에서 분명히 설명되어 있다. 곤지녀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아무르 여인을 후실이나 잠자리 시중 노예가 아닌 정식 부인으로 맞고 그 자식을 적자로 인정한 점이나, 아내를 왕에게 빼앗긴 뒤 실의에 빠져 술에 절어 살다가 죽은 점을 보면 수하이의 아버지 역시 수하이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비슷한 문제에 부딪혔을 것이라고 추정이 가능하다.
- ↑ 그 일로 인해 부친은 상심한 나머지 자결했고, 이 일은 그의 성격이 틀어지는 첫번째 계기가 된다.
- ↑ 어머니가 끌려가기 전, 수하이는 그녀에게 자기와 함께 아무르 족에게로 도망가자고 했지만, 곤지녀는 그들이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절했다. 이 때의 일을 아라와 겹쳐보게 되었던 듯. 두 여인이 똑같이 이족에게 끌려갔음에도 아라는 곤지녀와 달리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절개를 지키려 했기에 이에 끌렸던 것.
- ↑ 처음에 아라도 자신과 같이 '남자에게 짓밟힌 여자'임을 생각해 자신의 수하로 삼으려 했으나, 아라의 거절과 '이성 및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 차를 보고 은연중에 열등감을 느꼈다.
- ↑ 다시 붙잡힌 아라가 내 아들 어디 있냐고 난리를 쳤을 때 수하이가 "그 놈의 애새끼 죽었는지 어쩐지 내가 알게 뭐냐?"며 비아냥거리는 것을 본 그의 부하가, "제가 듣기로는 그 애의 아비가 우리 부족(카르마키 족)이라고 하던데요?"라고 고하자 충공깽.
- ↑ 붉은 꽃 바리가 난리통 속에서도 청산녀의 희생으로 단목다루를 안고 도망쳐 구해냈지만, 아라와 수하이 바토르는 그걸 몰랐다. 다루의 행방을 유일하게 알고 있던 청산녀는 이미 그때 카르마키 족에게 윤간당해서 미쳐나간 후였기 때문. 이 때문에 두 사람 다 단목다루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다.
- ↑ 아라에게 아이를 낳아서 자신 같지 않게 착하고 튼튼하게 잘 키우자고 말한 적도 있었다.
- ↑ 저 직후에 아라와의 말다툼 중에 아라가 악을 쓰며 "왜, 남의 자식일 때는 안중에도 없더니, 자기 자식이라니까 이젠 신경 쓰여!? 저 여자들은 전부 네 어머니야! 내 아기를 살려내!"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