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긴 세월 나는 당신의 충실한 노예였지! 권력을 잡는데도 민심을 잡는데도 기가 막힌 도구! 쇠도 녹이는 노리개! 아무것도 모르는 날 더러운 도구로 키워서 부모 형제 침방에 밀어넣은 게 누구야? 추한 벌레처럼 사람 정기를 빨면서 내가 마녀로 살아가도록 만든 게 누구야?! 날 사랑해? 가증스러워! 사랑이 그 따위 것이라면 난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을 죽여버릴 거야….
불의 검에 등장하는 악역 중 한명이다. 카르마키 족의 신녀. 카르마키 족 사이에선 여신이라 불릴 정도로 숭배를 받고 있다.
카르마키 족의 지배자인 오빠 온구트의 비뚤어진 집착에 의해 어릴 적부터 성폭행당해왔으며, 음사술을 구사하는 마치 마녀와 같은 존재로 키워졌다. 타인과 동침하여 정기를 빼앗아 힘을 채운다.[1] 자신을 이렇게 만든 온구트에게 증오를 가져 후에 그를 배신하여 죽인 다음 자신이 카르마키의 왕위에 오른다.
온구트와의 사이는 애증으로 가득 찬 관계이다. 친오라비이지만 동침하는 사이이며, 온구트에 의해 자신이 타락한 것 때문에 그를 증오한다. 하지만 그를 배신하기 전 극심히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오라비를 사랑했기 때문인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자신의 순수했던 시간에 대한 회한인지는 알 수 없다. 이러한 그녀의 심경은 그녀가 온구트를 죽일 때 절절히 드러난다.
아사가 카르마키에 잡혀왔을 때 그를 보고 반하여 그를 손에 넣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집요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성들에 의해 수없이 짓밟혀왔기에 극단적으로 남성을 혐오한다. [2] 그래서인지 여자들에겐 비교적 관대한 모습을 보이거나[3] 상처입은 여인네들을 거두어 자신의 무녀로 삼아 '딸'들이라 부른다.[4] 가끔씩 이 여인네들과 하시시를 즐기거나 동성섹스를 즐긴다는 듯한 암시가 있다.
막판 아무르와의 전쟁에서 이미 수세에 몰린 것을 알자, 카르마키인들은 다치지 않게 하려고 무녀들에게는 명령을 내려 백성들은 모두 떠나보내고 자신만 홀로 궁에 남아 최후를 맞았다. 후일 천궁은 이 사실을 알고 적장이지만 '왕의 전쟁'이라 평가한 바가 있다.
또한 악역이면서도, 비겁하거나 야비한 인간을 혐오하며 정정당당한 인간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중에 약소한 에벤키 족의 수장청년 '무타'가 협력 제안을 해오면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을 보이자, 오히려 시원시원해서 맘에 든다며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 ↑ 온구트는 그녀를 이용하여 형제들과 부왕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온구트에게 자신을 '부모 형제의 침소로 밀어넣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초반부에 카라와 의무적으로 동침하여 양기를 주고 온 수하이 바토르는 한동안 병석에 앓아누웠다.
- ↑ 그녀 자신이 남자에게 짓밟힌 여자의 모습을 대변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 ↑ 백성들을 벌할 때,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남자들한테는 얄짤없지만 여자인 경우엔 대충 넘어가주거나, 벌한 뒤에 곧바로 약을 내려주는 등 선처를 내리는 걸 볼 수 있다.
- ↑ 그녀 자신이 온구트에 의해 마녀로 키워진 탓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