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산

Mount Doom
(신다린: Amon Amarth, Orodr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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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도르의 지도. Orodruin이라고 쓰여 있는 산이 운명의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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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를 내뿜고 있는 운명의 산. 좌측 멀리 사우론의 요새 바랏두르가 보인다.

1 개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화산. 모르도르의 북서부에 위치해 있는 성층화산으로 사우론의 세력이 강해질 때 분출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절대반지가 만들어진 곳이자 반지의 사자(the Ring Bearer)가 반지를 파괴한 곳이기도 하다. 홍염의 산(Mountain of Red-Fire)이라는 뜻의 오로드루인(Orodruin)이 원래 알려진 이름이었으나, 제 2시대 말 사우론의 세력이 공격을 앞두고 불타오르는 것을 보고 서부인간들이 '운명의 산(Mount Doom)' 혹은 아몬 아마르스(Amon Amarth)라고 부르게 되었다.

2 지리

모르도르는 북부의 고르고로스 평원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산맥으로 구성된다. 운명의 산은 이 고르고로스 평원에 다른 산과 연결되지 않고 홀로 우뚝 서 있어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특징이다. 직경 10km, 높이는 약 1400m 정도밖에 안되는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1][2] 주변에 비교될 만한 산이 없어 실제보다 높아보인다. 여러 성층화산이 그러하듯이, 이 화산도 완만한 경사의 넓은 기저부가 약 900 m 정도로 솟아 있고, 그 위에 500 m 정도의 원뿔체가 놓여 있다. 이 기저부의 위에 절대반지가 만들어진 '불의 방'[3]이 놓여 있다. 500 m 의 성층화산은 가파른 경사가 유지되다가 맨 위에 이르면 넓은 화구(crater)가 있다. 실제 화산을 참고할 때, 아마 기저와 주변의 대지는 현무암에서 조면현무암, 안산암 계열의 암석이 분포하고, 그 위에 성층화산체는 안산암에서 석영안산암, 조면암 계통의 암석이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론이 반지를 주조한 곳은 불의 방 혹은 삼마스 나우르라는 곳으로, 화산 원뿔에 위치해 있다. 통로를 따라 들어가게 되면 큰 균열이 있다고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아마 중앙 화도에서 곁가지로 뻗은 화도의 한 갈래인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용암호수가 조성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 화염을 이용하여 반지가 주조되었다.

화산 분출의 양상은 다양한데, 큰 화산탄과 화산재를 날려보내는 플리니식에서 스트롬볼리식, 그리고 하와이식에서 불칸식까지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주화산체가 아닌 주변부에서도 지속적인 화산성 가스 활동이 묘사되어 있고, 열극 분출(fissure eruption)도 있었던 듯하다. 따라서 비록 운명의 산이 가장 핵심적인 화산체이지만 그 일대가 화산지대(volcanic zone)였던 것으로 보인다.

3 역사

제 2시대부터 제 3시대에 걸쳐 몇 차례의 분출이 있었는데, 사우론의 활동이 격해지면 화산 활동이 일어나게 된다는 묘사가 있다.

사우론이 제 2시대 1000년 경[4]에 신흥 강자로 부상한 누메노르를 견제하여 동부에 위치한 고르고로스 평원에 자신의 요새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 때 본거지로 삼게 될 바랏두르 건설이 시작되었으며, 바랏두르는 이 운명의 산 옆에 놓여 있다. 바랏두르 건설은 약 600년이 걸리는데, 이 동안 사우론은 서쪽 에레기온에 있었다. 그 동안 화산이 쉬고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이후 기록을 볼 때 아마 대규모 활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 2시대 1600년에 절대반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산활동은 계속 있었어야 한다. [5]

이 화산은 제 2시대 3429년에 대분화를 일으켰고 이 주-활동기는 제 2시대가 끝나는 3441년까지 지속되다가 사우론이 몰락하면서 활동이 잦아들었다. 이 때부터 '운명의 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이후 화산은 대체로 잠잠하게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불꽃이 세차게 올라오기 시작한 건 제 3시대 말엽인 2954년이며 이후 간헐적인 분출을 일으키다가 제 3시대가 종결되는 순간 대규모 분출을 일으켰고 이후 휴지기에 접어들었다. 이후에 모르도르가 사람이 살 수 있는 좋은 곳이 되었다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랜 시간 휴화산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4 작품 외적인 것들

톨킨이 아이슬란드의 사가(saga)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화산을 처음 구상할 때 아이슬란드의 자연 환경을 참고하지 않았을까 하는 주장이 있었다. 다만 톨킨은 한 번도 아이슬란드에 간 적이 없고 사진으로만 접했기 때문에 '아이슬란드가 모델이다'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1966년에 아내와 함께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갔을 때 톨킨은 스트롬볼리 화산을 보고 "이보다 운명의 산을 닮은 것은 본 적이 없다"고 감탄했다.
  1. 실제 묘사는 3000피트의 기저(shoulder)와 그 위에 가파르게 쌓아올려진 화산원뿔(cone)이 아래 높이의 절반 정도(1500피트) 다시 올라가 있다고 되어 있다.
  2. 높은 화산은 무척 높다. 에트나 화산은 높이가 3300 m나 된다. 높은 화산의 고도는 6천 미터가 넘는 것들도 있다. 다만, 널리 알려진 베수비우스 화산 높이는 약 1300m 정도이다.
  3. 신다린으로 삼마스 나우르(Sammath Naur)라고 한다.
  4. 반지의 제왕에서 다루는 시절에서 약 5460년 전
  5. 하나의 화산이라도 시기에 따라 용암을 흘려보내는 게 주를 이루기도 하고, 어떤 시절에는 강력한 폭발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절대반지가 만들어지는 시기는 주로 용암의 분출(effusive eruption)이 주를 이루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