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音聲學, Phonetics.
말소리, 즉 음성과 음성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의 하위 분야다. 음성을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사용하려면 말하는 이와 듣는 이 간에 공유하는 언어지식이 있어야 하고, 말하는 이가 발음기관으로 음성을 내보내고 듣는 이가 청각 기관으로 음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참고로 세부적인 접근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음성학(Phonetics)
- 소리의 발성과 전파, 즉 음성을 생리적, 물리적 측면에서 접근
이와 다르게 음운론이라는, 음성학과 연구 대상(음성 및 음성언어)은 공유하지만 접근 방법은 달리하는 분야도 있다.
- 음운론(Phonology)
- 머리 속에 있는 소리의 체계, 즉 추상적인 측면에서 접근
2 분류
음성이 생성되기부터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을 두고 음성학을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 조음 음성학
- 언어학 관련 전공 학부생이라면 입문 과정을 듣든 개론 과정을 듣든 음성학을 따로 듣든 반드시 배우는 내용
- 음향 음성학
- 개론을 넘어서 음성학이나 음운론 시간에 가야 다소 다루는 분야
- 청취 음성학
- 음성학 시간이라도 '이런 게 있다' 정도로 넘어가는 분야 (대학원 가야 배운다[1])
뒤로 갈수록 다루는 비중이 낮아지는, 즉 연구가 늦게 시작되서 자료가 많이 축적되지 않은 분야라고 볼 수 있다.
2.1 조음 음성학
말할 이가 음성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며, 생리 음성학이라고도 한다. 구체적으로는
- 인간이 말을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관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 그 기관을 어떻게 움직여서 공기의 흐름을 만들거나 방해하며
- 이 과정이 어떻게 청취·인식 가능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지를 연구한다.
아마도 일반인이 그나마 많이 접해보았을 분야. 중학교에서 한국어의 음운을 배울 때부터 이미 조음 음성학을 살짝 맛본 것이다. 나무위키는 물론 많은 음성학 입문서가 음성을 주로 조음 음성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개별 말소리가 입 안과 성대에서 어떻게 나는지는 조금만 신경쓰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으므로 가장 먼저 발달된 분야이다.
소리를 내는 데에는 당연히 입과 성대를 주로 사용하므로 구강해부학과 꽤 관련이 깊으며, 그에 따라 음성학을 대학원에서 전공한다면 의대생들의 해부실습을 참관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2] 해부실습을 참관이나마 하는 이유는 사실 음성학이라는 게 그리 간단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려면 호흡을 해야 하므로 호흡 기관 해부 및 생리까지 익혀야 하고, 신경해부 및 생리, 얼굴 근육 등등 결부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다만 학부에서는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외울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다지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 것이다.
2.2 음향 음성학
음성의 음파 자체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한다. 물리학, 그 중에서도 특히 파동과 관련이 깊다. 파동을 눈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는 분야이므로 육안으로는 당연히 보이지 않는 '소리의 시각화'가 필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향 음성학이라는 분야가 처음 등장한 과거에는 파동을 종이에 그려서[3] 분석해야 하였다. 그러나 과거에는 기술이 미비해서 분석 장비가 고가였던데다 사용하기도 복잡했으며, 종이 자료의 파손이나 변조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음향 음성학의 발전은 더딜 수 밖에 없었다. 기술 발달로 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분석을 할 수 있게 되고, 소리의 파동을 손실되거나 변조될 위험성이 훨씬 낮은 전자 데이터로서 저장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비로소 음향 음성학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었다. 참고로 소리는 매질인 공기 입자가 상하 진동이 아닌 전후진동을 하면서[4] 파동 에너지를 전달하므로 횡파가 아닌 종파이다 (물론 횡파처럼 보이게 '시각화'를 할 수는 있다).
2.3 청취 음성학
음성의 인지를 연구한다. 음성 인식 기술이 발달하려면 청취 음성학의 발달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소리는 당연히 귀로 들으며, 받아들인 음성 신호는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기 때문에 신경 세포학과 관련이 꽤 깊은 분야이다. 인체를 탐구해야 하기 때문에 음성학 세 분야 중 가장 늦게 발전했다.
3 음성학 외적으로 위의 과정과 관련이 있는 경우
청취 음성학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뇌에서 내가 받아들인 음성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며 여기에 대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즉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그 말을 만드는 과정으로 진입한다 (비언어적 표현에 대한 것은 아예 다른 문제이다). 이 단계에서는 먼저 소리 체계를 분석해야 하므로 음운론이 개입하며, 말을 분석하고 이에 반응하는 말을 선택하는 것은 의미론 및 화용론의 영역이고 (물론 단어 자체의 형태도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고려하므로 형태론도 다소 개입한다), 최종적으로 단어를 조합해 문장이나 구 즉 최종적인 '말'을 만드는 것은 통사론에서 다룰 분야이다. 그리고 나서 완성된 말을 실질적으로 '음성화'하는 데에는, 들은 음성을 분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음운론이 필요하다. 그 다음 단계로는 자신이 생각한 말을 할 수 있게 입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이 존재하며, 이는 전적으로 신경 세포학의 영역이다. 그 단계도 지나서 마지막으로 자신이 말을 '하는' 것 자체는 다시 음성학, 그 중에서도 조음 음성학의 영역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