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바의 흰토끼

因幡の白兎

일본 신화 중 《일본서기》와 《고사기》에 나온다. 이즈모 지방의 설화로 오오쿠니누시의 국토건설과 관련된 설화, 또는 그 설화에 나오는 토끼를 가리킨다. 이나바의 흰토끼 설화는 한국 남부의 오동도 설화와 중국의 토끼 설화와 관련성이 엿보이며, 베트남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학계에서는 이 설화가 남방 해양계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이 주류이었지만 남방 해양계의 설화가 전체적인 틀만 있는데 반해서, 오동도 설화는 완성형이라는 점이 주목되어 현재에는 한국형 설화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었다. 흰 토끼라는 말은 벌거숭이라는 뜻이다.

1 전설

1.1 이나바의 흰토끼 이야기

옛날 옛날, 오키 섬에 사는 흰토끼 한 마리가 여신을 만나고 싶어 (오늘날 돗토리 현 동쪽 지방인) 이나바에 가고자 했다. 그러나 오키 섬과 이나바 사이는 바다여서 도저히 자력으로는 건널 수 없었다. 결국 흰토끼는 꾀를 부렸다. 물 속에 있는 상어들[1]에게 「상어야, 너희 동료와 우리 동료 중 어느 쪽이 많은지 비교해 보자.」하고 제안하여, 상어를 이나바의 나라까지 일렬로 서 있게 한 뒤 그 위를 폴짝폴짝 뛰어서 건너갔다. 그렇게 건너편 물가에 도착할 즈음, 너무나 기쁜 나머지 「너희들은 속았어.」라고 말해버렸다. 그러자 맨 끝에 있던 상어가 이 말을 듣고 크게 화를 내며 흰토끼의 털을 전부 잡아 뽑아 눈 깜짝할 순간에 벌거숭이로 만들어 버렸다. 흰토끼는 벌거숭이가 되어 그 아픔에 모래사장에서 울었다.

오오쿠니누시와 그 형제신들은 이나바의 나라에 야가미 히메라는 아름다운 여신이 있다는 소문을 우연히 듣고 청혼하려고 이나바의 나라로 가던 참이었다. 형들은 막내인 오오쿠니누시를 종자로 삼아 일행의 짐을 다 지우고는 홀가분하게 이나바의 나라로 가던 참이었는데 마침 엉엉 우는 흰토끼를 만났다. 형제 신들은 사연을 듣고는 재미삼아 흰토끼에게 「바닷물로 몸을 씻고, 높은 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엎드려 있거라.」하고 말하였다.

흰토끼가 형제 신들에게 들은 대로 하자, 바닷물이 마르면서 살깣이 바람 때문에 갈라려, 더욱 더 심하게 아팠다. 너무 아파서 흰토끼가 엉엉 우는데, 오오쿠니누시가 다른 형제 신들의 짐을 넣은 큰 자루를 등에 짊어진 채 일행의 꽁무니를 따라가다가 흰토끼를 만났다. 오오쿠니누시가 흰토끼에게 사정을 듣고는 「강어귀에 가서 깨끗한 물로 몸을 씻고, 부들나무 꽃가루를 바닥에 뿌려 그 위에서 뒹굴면 나을 거야」라고 말했다.[2]

흰토끼가 그대로 하자 이윽고 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흰토끼는 매우 기뻐하며 「그 신들은 야가미히메와 결혼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형들의 짐을 지고 가는 당신이 야가미히메와 혼인할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형제 신들은 오호쿠니누시보다 먼저 도착하여 앞을 다투어 야가미히메에게 결혼을 신청했지만, 여신은 냉정하게 「 나는 여러분이 아니라 오오쿠니누시에게 시집갈 것입니다.」라고 말하고는 되돌려보냈다.

흰토끼가 상어를 징검다리로 하여 건너온 해변가가 오늘날 돗토리 현 돗토리 시 북서쪽 해변이라고 한다. 해변가 가까운 언덕에 하쿠토(白兎) 신사가 있는데 전설에는 이 언덕이 흰토끼가 오오쿠니누시의 형제들에게 말을 듣고 바닷물로 씻은 뒤 몸을 말리던 곳이라고 한다.

고사기에 기록된 신화의 내용 때문에 하쿠토 신사는 피부병에 영험이 있다고 하며, 또한 남녀의 인연을 맺어줄 수 있다고 전한다.

1.2 여수시 오동도 설화의 토끼

먼 옛날 흰토끼 한마리가 오동도 섬으로 건너가고 싶어서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거북이들에게 보물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거북이들이 놓아준 다리를 타고 오동도로 갔다. 하지만 토끼는 거북이들이 자신에게 속았다고 떠벌리고 만다. 거북이들은 화가 나서 토끼에게 달려들어 가죽을 다 벗겨놓아버렸다. 토끼가 너무 아파서 우는데 마침 우연히 토신(土神)의 형제가 지나가고 있었다. 마음씨가 나쁜 동생은 토끼에게 바닷물에 씻고 모래를 뒹굴면 나으리라 하였다. 그래서 그렇게 하였더니만 오히려 더 쓰라려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러자 마음씨가 좋은 형은 단물로 몸을 씻고 억새밭에 가서 뒹굴면 나으리라 말하였다. 그래서 토끼가 단물로 몸을 씻고 억새밭에서 뒹굴자 억새 털이 몸에 달라붙어서 옷이 되었다. 그래서 토끼는 오늘날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으나, 거북이를 속인 대가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2 대중문화 속의 이나바 흰토끼

  • 동방 프로젝트의 등장 인물인 이나바 테위의 모티프가 되는 동물이다.
  • 록맨 제로 3의 토끼 형태 보스인 칠드레 이나래빗타의 모티브도 이 이나바의 백토이다. 상어들의 도움으로 건너편 섬까지 바다를 건넌 설화부분을 반영한 건지 스테이지 진행 방식도 이 보스가 탄 잠수함보다 빨리 목표지점까지 도달하면서 수위를 낮춰 잠수함의 진행을 방해해야 하며, 상어 모양의 메카니로이드 '샤크실 X'가 떼거지로 몰려와 제로의 앞길을 막는다. 또한 보스 자신도 물 표면을 뛰어다닐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진 여신전생 STRANGE JOURNEY에서는 게임 내 UMA 클랜으로 소환 밎 사용 가능한 악마다. 게임 내의 앨리스 관련 퀘스트에도 등장. 역할은 앨리스놀아주는고문당하는 역할이다. 앨리스의 술래잡기에 참가해 쫒아가 막다른 길목에 몰아넣으면 앨리스가 친히 가죽을 벗겨버리며 고문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 전에 개입하는 선택지가 존재). 위에 서술된 내용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포함한 패러디인 듯. 그리고 데빌 서바이버 2, 진 여신전생 4에도 등장한다.
  • 성우 타무라 유카리가 「Come across~DEARS 낭독 이야기~VOL.6 일본의 옛날이야기4(Come across~DEARS朗讀物語~VOL.6 日本の昔話4)」에서 은혜갚은 학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낭독해주는데 특히 흰토끼를 연기할 때의 목소리가 뿅가죽을 정도로 귀엽다.
  • 일상(만화)에서 박사(일상)가 읽는 그림책에 이나바의 흰토끼가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사람은 상어를 매우 좋아한다(...)
  • 퍼즐앤드래곤 오오쿠니누시의 궁극진화 일러스트에서 오오쿠니누시가 이나바의 흰토끼를 안고있다.

3 관련 항목

  1. 고사기 원문에는 '와니'라고 써 있는데 와니가 악어를 가리킨다. 그런데 일본에는 야생 악어가 없기 때문에 해석에 문제가 된다. 어떤 학자들은 이 신화가 실제로 악어가 있는 동남아시아 쪽 신화가 건너와서 그렇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사투리로 상어를 와니라고 부르기도 하므로 이쪽이 더 합리적이라 이쪽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더 많다. 아무튼 그래서 상어 대신 악어로 묘사한 그림 등도 있다.
  2. 이즈모 지방의 민속에서 오오쿠니누시는 의약의 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