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선물

The Gift of Understanding

1 개요

폴 빌리어드(Paul Villiard, 1910~1974)의 단편소설. 한국의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소설 전문 링크#

작가인 폴 빌리어드는 열네 살의 나이에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공학자이자, 수의학자, 생태연구가, 작가가 된 먼치킨이다(…). 해당 소설 외의 저서로는 《나방과 나방을 기르는 방법》, 《보석 세공의 기초》, 《세라믹의 기초》와 《애완동물로서의 파충류》 등이 있다.

원 제목은 《이해의 선물》이지만 주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대한 길고 맛깔나는 묘사가 일품. 이걸 읽으면서 사탕이 미친듯이 땡겼다는 증언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 아래는 그 예시.

(…)이쪽엔 박하 향기가 나는 납작한 박하 사탕(spearmint leaves)이 있었다. 저쪽엔 아주 커다란 검드롭스(gumdrops)가 있었는데, 깨물기 좋게 말랑말랑하면서 수정 같은 설탕 알갱이로 오돌도톨하게 뒤덮혀 있었다. 공단 쿠션(satin cushions), 그 셔벳으로 속을 채운 작고 단단한 사각형 사탕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리고 쟁반에는 조그만 젤리베이비(jelly babies), 그 뒤에 있는 상자에는 굵직굵직한 곱스토퍼(gobstopper)가 있었다. 이 사탕은 입에 넣으면 흐뭇하게 뺨이 불룩해지는데다, 입 안에서 너무 많이 굴리거나 색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려고 입 밖으로 너무 자주 내지만 않으면 적어도 한 시간 넘게 빨아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단단하고 반들반들하게 짙은 암갈색 설탕 옷을 입힌 땅콩을 위그든 씨는 조그마한 주걱으로 떠서 팔았는데, 두 주걱에 1센트였다. 물론 감초 과자도 있었다. 그것 역시 베어문 채로 입 안에서 녹여 먹으면, 꽤 오래 우물거리며 먹을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2 줄거리

네살배기 '나'는 어느 날 엄마의 손에 이끌려 시내에 나갔다가 백발이 성성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들린다. 그 당시 돈이라는 것이 뭔지 몰랐던 나는 그저 엄마가 무언가를 건네 주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건네 주는 것을 보고 으레 그런 것인 줄만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큰 마음을 먹고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 몰래 혼자 가기로 했다. 물건을 고르고, 위그든 씨가 돈은 가지고 있냐고 묻자 나는 주먹을 내밀고 그 안에 소중하게 가지고 있던 은박지로 싼 버찌씨를 위그든 씨의 손에 떨어뜨린다. 위그든 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돈이 조금 남는구나. 거슬러 주어야겠다'며 2센트를 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관상용 어류 가게를 연 '나'에게, 꼬마 남자애가 누이동생과 함께 찾아온다. 30달러 어치는 될 만큼 이것저것 물고기들을 고른 아이가 자신의 앞에 소중하게 간직했던 5센트짜리 백동화 두 개와 10센트짜리 은화 하나를 떨어뜨렸을 때, 나는 지난날 내가 위그든 씨에게 어떤 어려움을 안겨 주었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멋지게 그 어려움을 해결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옛날 위그든 씨가 그랬듯 아이들에게 2센트를 거슬러 주고, 가게를 나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설명해 보세요.'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에게 나는 위그든 씨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어.' 이야기를 마쳤을 때 아내의 눈시울은 젖어 있었다. '아직도 그 날의 박하 사탕 향기가 잊혀지지 않아.' 나는 어항을 닦으며 기억 속 위그든 씨의 나지막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3 바깥 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