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스터

Imposter. 영어로 사기꾼, 혹은 사칭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1 필립 K. 딕의 단편

국내에서는 사기꾼 로봇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다.[1]

알파 센타우리의 외계인과 지구가 전쟁을 하는 시대로 정부의 비밀 연구를 하고 있던 스팬서 올햄이, 가슴에 강력한 폭탄이 내장된 외계인이 보낸 첩자 로봇으로 의심받게 되자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워낙 정교한 로봇이라 해체하거나 스캔을 떠보기 전에는 사람인지 로봇인지 알 수 없다고. 결국 올햄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외계인 우주선이 있는 곳까지 가게 되고, 거기에서 외계인의 우주선에서 발견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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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올햄의 시체였다. 우주선에 있는 올햄의 시체에는 외계인들이 쓰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칼이 박혀있었으니 증거도 확실했다. 친구인 네드가 칼을 뽑아보곤 뒤돌아서서 올햄을 살기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네놈이 내 친구 올햄을 죽였어, 이 칼로! 그래 네놈이 로봇이라는 거지."라는 말을 하는데

아니라고 거듭 부정하던 올햄, 아니 로봇은

"저게 올햄이라면, 나는..."

라는 말을 한 직후, 올햄, 아니 가짜는 자동적으로 폭발한다. 그의 몸에 장치된 폭탄이 터지는 키워드가 바로 자기 자신을 믿지못하고 의심하는 말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소설의 묘사에 따르면 알파 센타우리까지 폭발이 관측되었다고 묘사된다. 그정도면 거의 태양계를 파멸시킬 정도의 폭파일 텐데, 이 정도면 스파이라기보다는 자폭 테러 수준(...).

저 정도의 폭탄을 가지고 있었으면 귀찮게 스파이 따위를 보낼 것도 없이 그냥 투하해도 되잖아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지만, 원작소설에서는 알파 센타우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기 위해 지구 전체에 강력한 에너지 배리어가 덮여 있다. 처음에 대도시부터 깔기 시작한 것이 점점 확장되어서 철벽의 방어벽이 되자 외계인들이 고심 끝에 침투작전을 짠 것. 올햄의 동료인 늙은 과학자가 '내가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배리어가 없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라며 한탄하기도 한다. 배리어가 빛을 투과해주긴 하지만 방탄유리마냥 흐릿해서 예전 하늘을 기억하는 지구인들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다.

저게 뻘짓인 것은 맞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외계인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배리어 통과이다. 그런데 외계인 우주선은 이미 지구권 안에 있었다. 이 시점에서 이미 배리어는 자력 통과한 셈이기 때문에, 사기꾼 로봇이 등장해서 탐정놀이할 이유가 없다. 그 어떤 조건이 되었던간에 배리어 통과 이후의 행위는 모조리 뻘짓이기 때문. 정말 억지로 가짜 올햄을 만든 이유라면, 원본 올햄이 우주 밖으로 나오게 유도해서 올햄을 죽인 다음에 그 올햄의 시체와 함께 다시 지구 배리어를 통과하는 정도인데 이 경우라도 배리어를 통과한 시점에서 목표는 달성이다.]

다른 단편들에서 이 사건과 시대를 공유하여 이 사건을 연상시키는 내용이 언급되는 경우가 일부 있다. 이를 통해 지구가 완전히 망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고, 이후에도 계속적인 로봇들의 공격이 있었으며 인간도 반격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 동명의 소설을 소재로 만든 영화

CSI : NY맥 테일러 반장 역할을 맡은 게리 시니즈가 출연했으며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멋진 시나리오 덕에 전개는 상당히 흥미진진하지만 초반 시대상을 설명하는 씬에 영화 아마겟돈의 운석 낙하씬 등이 차용되어 있다.

영화판에서는 추락한 우주선에서 올햄의 아내 시체가 발견됨으로써 아내가 스파이 로봇이라는게 밝혀진다. 올햄의 아내는 순간 자폭시도를 하지만 한 발 빠른 요원들의 사격으로 자폭 직전 죽음을 맞는다. 요원들이 올햄을 스파이 로봇으로 착각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순간, 추가 수색을 하던 요원이 우주선 안에서 아내 곁에 죽어 있는 진짜 올햄의 시체를 발견한다. 이 시체를 보고 "저게 올햄이라면 나는..." 하는 순간 동공이 커지며 올햄(이라고 자신조차 믿고 있었던)으로 위장한 스파이 로봇은 자폭한다.[2] 다행히도 소설에서의 묘사와 달리 지구는 무사한 듯하다(...).[3] 대신 그 일대의 숲이 날아가면서 그 근처에 있던 소령과 병사들은 죄다 몰살.

몰살엔딩 직후, 올햄이(자신이 로봇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도와주었던 빈민가의 사람들이 '올햄이 사실 자폭로봇이었다'란 뉴스를 보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4]

올햄과 그 아내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크레딧 뒤에 깔리는데, 모든 줄거리를 알고 난 후 곱씹어보면 꽤 가슴이 멍해진다. 이 베드신 자체가 두 사람이 살해되어 로봇으로 바뀐 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즉 로봇 둘이서 뒹굴고(...) 있는 것. 가장 비인간적인 자폭 로봇이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행위를 나누고 있고, 또 그들 자신조차 자신이 로봇이란 것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면서도 뒷맛이 쓰다.

여담으로 이 영화때문에 2012년에 나온 동명의 영화 'Imposter'는 국내에선 '니콜라스 바클레이의 진실'로 제목이 바뀐채 들어왔다.

3 기타

이걸 5분으로 요약하면 이 꼴난다
닥터후 시즌5 달렉의 승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여기선 다행히도 잘 해결된다.
영화 임포스터에 나오는 일반 요원들 무장이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오는 총과 방어구이다. 그 뿐만 아니라 초반 장면도 가져와서 쓸 정도.

  1. 7~80년대 삼진문고 및 여러 책에선 일어판,중역판을 낼 당시 삽화가 괴이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다른 삽화들이 으스스하게 나온 거와 달리 표현예술적(!)으로 그려져 있던게 인상적. 그리고 90년대 초반에 한국인이 삽화를 그린 책자에선 진지한 그림체로도 그려졌다.
  2. 소설판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자폭 코드는 스스로의 입으로 '내가 로봇이다'라는 말을 하는 것. 영화판은 '자신이 로봇임을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올햄을 체포하러 온 친구가 '어떠한 트리거로 폭발할 지 알 수가 없다'라고 하며 주의를 기울여 감시하지만 정작 올햄을 체포하고 스파이 로봇에 대해 조사하던 과정 자체가 자폭 단계에 해당한 셈.
  3. 이것은 극장개봉판 및 DVD버전 한정. 원래 영화는 30분짜리 옴니버스물(미믹, 대니 보일 감독의 에일리언 러브 트라이앵글. 그 28일 후의 대니 보일 맞다.(...))의 하나였으나 미믹이 극장판이 되어버렸고, 그것때문에 30분으로 완성됐던 원본과 달리 제작자들의 압박으로 추가 촬영으로 엔딩이 변했다. 원래 30분버전 단편의 엔딩은 원작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행성 하나가 망할 정도다.
  4. 올햄 덕에 여동생의 목숨을 구한 한 남자에게 여동생이 묻는다. "아는 사람이야?" 그러자 남자가 하는 말이 압권. "그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