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이나 검술에서 일정 수준 이상에 이르면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는 것.
양 팔도 늘어트리고 이렇다 할 자세도 잡지 않는다. 이미 어떠한 준비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어떤 초식으로든 이어질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상대는 적이 무슨 공격을 해 올지 알수 없기에 효과적인 공격이나 방어를 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이로써 일부러 상대가 섣불리 공격해 들어오도록 하는 니가와틱한 효과를 유발해 낼 수도 있다.
배틀물에서는 주로 고수들의 트레이드 마크. 특히 어느정도 연륜이 있는 고수들이 이 자세를 쓴다. 사용자가 무슨 기술을 쓸지, 어떻게 움직일지 파악할 수 없는 무서운 자세라는 설명이 뒤를 잇는다. 착각물의 경우 무능력한 주인공이 그냥 무방비하게 있는데 고수가 자연체 상태인 줄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열혈강호의 한비광. 무협 같은데서는 유서 깊은 클리셰.
현실적으로는 무리다. 자신이 익힌 기술의 형식을 벗어났다고 해도 일단 어느 기술이던 펼치기 쉬운 자세는 따로 있는 법이라서 대체로 무릎을 살작 궆히고 스텝을 밟으며 복싱 가드 정도는 잡는다. 상기된 정도의 경지에 이르려면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일단 40대 이후로는 육체적 전성기가 지나버리는 인간으로선 무리인 것은 마찬가지. 자연체 잡고 있다가 공격 들어가려면 이미 늙어버린 몸으로는 젊은 사람들을 따라갈수가 없고, 젊어서 하자니 경험이 딸려서 두들겨 맞기 일수다. 어찌어찌 잘 수련해서 만약에 적정한 나이 대에 저런걸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까놓고 말해 그냥 항상 쓰던 자세 잡는 것보다 효율 면에서 시궁창이다. 이점이라고는 어디서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 하나밖에 없는데 현실은 무협지가 아니라서 기술마다 필요한 준비와 과정이 있기 때문에 자연체에서 뭐가 나와봐야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실제로 저런 자세를 잡을 경우에는 두가지 전재조건 중 하나가 필요하다. 상대의 실력이 명백히[1] 자신보다 밑줄이거나, 어떤 방식으로든[2] 상대의 움직임을 자신의 작전 범위 안에 묶어놓을 수 있으며 자연체 역시 그 작전의 일환이라거나. 싸움판이던 스포츠던 마지막 단계에선 대게 동급의 상대와 만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타이틀이 걸린 싸움[3]이라면 노가드 보기 정말 힘들 것이다.
무하마드 알리가 한때 이와 비슷하게 노 가드 자세를 취한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건 압도적인 풋워크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월남전 징집 거부후 경기를 뛰지 못한 동안 예전같은 풋워크를 하지 못하게 된 후로는 가드를 올리게 된다. 또한 그 이전에도 역시 원활한 풋워크를 위해 다리는 항상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자연체와는 거리가 멀었다.
미야모토 무사시를 묘사한 대표적인 그림이 있는데, 이것도 이도류를 들고 축 늘어트린 자세가 자연체를 연상시킨다. 일본에서도 이런 자세가 강자의 그것이라는 인식이 있기는 매한가지인 모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