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어

ქართული ენა(카르툴리 에나), ქართული(카르툴리)

1 개요

조지아와 주변국인 러시아, 터키, 이란, 아르메니아에서 쓰는 언어. 남캅카스어족(카르트벨리어족)에 속하는 언어 중 가장 사용인구가 많은 언어이며, 고유한 문자를 쓰고 있다.

2 특징

자음이 28개로 상당히 많으며, 자음 중 파열음은 세 부류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거센소리에 해당하는 유기음, 된소리와 비슷한 방출음, 그리고 유성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양순파열음에는 ფ[pʰ], პ[pʼ], ბ[b]가 있는 것. 한국어의 평음-경음-격음(e.g. ㅂ, ㅃ, ㅍ) 체계와 유사하다.[1]

또한 이중자음이나 삼중자음은 물론 극단적으로는 'მწვრთნელი(므츠브르트넬리, 훈련사)'같은 단어와 같이 괴이한 다중자음이 등장한다.

한편 조지아어를 로마자로 표기할 때는 유기음과 방출음을 구분하기 위해 점을 찍어 p', k', t'처럼 나타내는데[2], 문제는 로마자 전사 방식에 따라 유기음에다가 점을 찍기도 하고 방출음에다가 점을 찍기도 해서 혼돈을 일으킨다. 가령 조지아 문자를 조지아어로 ქართული დამწერლობა(카르툴리 담쩨를로바)라고 쓰는데 이걸 쓰기에 따라 K'art'uli damtserloba라고 쓰기도 하고[3] Kartuli damts'erloba[4]라고 쓰기도 한다(...)[5]

문법은 복잡한 편이다. 가령 명사의 격변화는 다음과 같다.

k'ats(사람)mama(아버지)sakartvelo(조지아)
주격k'atsimamasakartvelo
능격k'atsmamamamsakartvelom
여격k'atssmamassakartvelos
속격k'atsismamissakartvelos
조격k'atsitmamitsakartveloti
부사격k'atsadmamadsakartvelod
호격k'atsomamasakartvelo

여기에 복수형을 만드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는 등 복잡한 편이다. 형용사도 격에 맞춰 변화하고 여기에 격과 어울려서 수많은 후치사가 붙는다. 동사변화도 복잡해 동사어근에 접사가 11가지 붙을 수 있다.

3 조지아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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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쓸 땐 요정 문자 조지아 문자를 사용한다. 조지아 문자는 거의 2000년 가까이 사용되는 오래된 문자로[6] 조지아어로는 안바니(ანბანი)라고 하며 정확히 쓸 땐 카르툴리 담쩨를로바(ქართული დამწერლობა)라고 쓴다.

조지아 문자는 여태까지 세 종류가 있었는데 각각 아솜타브룰리(ასომთავრული), 누스후리(ნუსხური), 그리고 므헤드룰리(მხედრული)이다. 굳이 생긴 걸 따지자면 각각 대문자와 소문자, 필기체 정도와 흡사하지만 현재는 므헤드룰리만 쓰는 게 원칙이다.[7] 즉, 조지아 문자는 유럽의 다른 알파벳들과 달리 대·소문자 구분이 없다(unicase). 조지아는 2016년 세계인류무형유산목록에 이 '조지아 알파벳의 세 가지 필서법 문화 (Living culture of three writing systems of the Georgian alphabet)'의 등재를 신청했다.

1950년대에 아카키 샤니제(აკაკი შანიძე, Akaki Shanidze)라는 조지아 언어학자가 이에 불만을 품어, 서양의 다른 알파벳들을 흉내내서 아솜타브룰리를 대문자, 므헤드룰리를 소문자로 하는 체계를 도입하려고 시도했으나[8] 호응을 얻지 못해 실패하였다.[9]

4 여담

  • 뿌잉뿌잉(...) 이모티콘에 쓰이는 ლ는 조지아어 문자 라스(las)이다.
  1. 다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이를테면 한국어의 'ㅂ'은 기본적으로 무성음이며,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변이음으로서 유기음[b]로 나타난다.
  2. 유성음이야 b, g, d로 적으면 되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3. 한국어의 거센소리와 비슷한 유기음 [kʰ, tʰ]에 점을 찍은 것이다.
  4. 한국어의 된소리와 비슷한 방출음 [t͡sʼ]에 점을 찍은 것이다.
  5. 참고로 위의 그림에서는 방출음에 점을 찍어 놓았다.
  6. 조지아어뿐만 아니라 다른 카르트벨리어족의 언어들의 문자로도 쓰이고 있다.
  7. 단 조지아 정교회에서는 현재도 세 문자를 모두 공식적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일리아 2세 총대주교(1933년생, 재임: 1977년~ )가 사람들에게 세 문자를 모두 쓰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돌에 조각할 때 등 특수한 경우 아솜타브룰리와 누스후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한자 문화권에서 오늘날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 전서예서를 특수한 경우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8. 원래 그리스 문자라틴 문자 등도 대·소문자 구분이 없었다. 처음에는 대문자에 해당하는 자형만 있었다가 이후 소문자에 해당하는 자형이 새로 등장했고, 다시 시간이 지난 뒤 이 둘을 대·소문자로 엮어 쓰게 된 것이다. 조지아 문자의 경우 여러 자형이 등장하는 단계엔 도달했으나 그 둘을 엮어 대·소문자로 구분해 쓰는 단계에는 이르진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샤니제는 인위적으로 대·소문자 체계를 도입하려고 한 것이고...
  9. 대·소문자 구분이 있으면 시각적으로 보기 편할 수 있고, 또한 몇몇 단어들의 의미 변별에 조금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타자기나 컴퓨터로 타이핑·전산화할 때 번거롭게 만드는 단점도 동시에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조지아 문자에 대·소문자 체제가 도입되지 않은 게 다행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