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종의 기원에 대하여

On the Origin of Species
 
하나 혹은 적은 수의 생명체에 처음으로 생명이 깃들고
이 행성이 중력의 법칙에 따라 도는 동안
너무나도 간단한 기원으로부터 끝없는 생명들이
가장 아름답고, 가장 놀랍도록
존재해 왔고
존재하고 있으며
진화해 왔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 종의 기원 초판의 마지막구

1859년에 출판되어, 생물 진화론의 새 장을 연 찰스 다윈의 책이다.

의 원래 제목은 《자연선택의 방법에 의한 종의 기원, 즉 생존 경쟁에 있어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영어: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이다. 1862년의 6판부터는 제목을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으로 바꾸었다.

제목 그대로 자연선택을 통한 종의 진화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다. 이 책은 출간 되자마자 학계에 큰 논쟁을 일으켰다.

사실상 진화론의 시작점에 해당하는 책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책이 상당히 읽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용이 난해하거나 논리가 어색하지는 않지만 책의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책의 내용 자체가 다윈의 성격을 반영하여 엄청나게 많은 예시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전체 구조는 꽤 명확하지만, 예시가 너무 많아 오히려 논리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사실 얼핏 봐서는 예시만 잔뜩 보여서 '이론이 정말 있기는 한가?' 싶을 정도이다. 고전이라고 해서 기대를 책을 폈다가 막상 읽고서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저 마지막 구절밖에 없을 정도. 웬만한 생물학자 중에서도 이 책을 정독한 사람은 별로 없을 정도. 이 책의 번역본이 아주 많은 것에는 원문을 해석하는 사람들의 의견차도 있겠지만, 이러한 이유도 한 몫할 것이다.

읽기 어려움에도 워낙 화제가 되어서인지 1859년 당시 초판본 8천부가 금세 매진되었다. 지금이라면 별 것도 아닌 판매량이지만 당시만 해도 책값은 상당히 비쌌고 한번 대충 흩어보는 책이 아닌지라 꽤 비싸게 값을 책정 했었음에도 이렇게 팔렸다. 결국 당연히 재출판 되었고 여전히 책은 상당히 잘 팔렸다.

종의 기원은 1859년 초판이 발행된 이후 13년 동안 많은 부분이 첨삭되었고, 챕터가 통채로 사라지고 생기는 등의 변화를 겪었다. 다윈의 생애 전반을 거쳐 개정된 저술이다. 알려진 6개의 다른 버전의 차이를 다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On the Origin of Species: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Trace

흔히 "종의 기원을 통해, 다윈이 성경의 허위성을 입증하였다" 고 주장하는 글들이 반기독교 등등의 웹상에 많이 떠돌고 있다. 대표적인 대중적 고정관념 중 하나. 영국의 종교사학자 채드윅(O.Chadwick)에 따르면, 종교계에게 있어 현실은 그보다 더 가혹했었다.(…) 이미 저 유명한 반종교주의적 역사학자였던 드레이퍼(J.W.Draper)도 있었고, 실제로 포크트(K.Vogt)[1], 몰레스호트(J.Moleschott)[2], 뷔히너(L.Wuechner) 등의 독일 유물론 계통의 과학자들이 거침없이 반종교주의를 천명하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아니, 이미 이 시절부터 "자유사고(freethought)를 하는 사람이 가장 고상한 인간의 표본" 이라는 말이 돌고 있었다. 채드윅의 표현을 바로 빌리자면, "...성경은 이미 다윈이 글을 쓰기 전에 부분적인 비역사성이 입증되었다. 다윈은 그 문제를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3]

한편 유명한 뒷이야기 중 하나로, 2판 부터는 '생명체에 처음으로 생명이 깃들고'라는 부분에 창조주에 의해(by the Creator)라는 문구가 추가되어, '생명체에 처음으로 창조주에 의해 생명이 깃들고'라고 바뀌었다. 얼마나 '그들'의 성화가 심했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유명한 과학적 회의주의자이자 대중 과학저술가인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는 자신의 책인 《The Sacred Beetle And Other Great Essays in Science》에서 다윈의 편지를 일부 인용(PDF파일 8페이지 부분)하면서 해당 내용이 성난 사제들을 달래기 위해 추가되었다고 쓰기도 했다. 참고로 그가 인용한 편지는 다윈이 1863년 3월 29일에 식물학자 조지프 돌턴 후커(Joseph Dalton Hooker)에게 보낸 편지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정말로 말하고자 했던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 발생에 대해 창세기적 관점의 창조를 사용해서 여론의 비위를 맞추었던 것을 오랫동안 후회해왔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오늘날의 생각은 헛소리에 불과하고, 물질의 기원에 대한 생각 역시 마찬가지이네."
실제로 다윈은 늘그막에는 거의 완벽한 무신론적 입장을 견지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자신은 '성경과 신의 아들로서의 예수를 부정하는' 내용의 서간을 비공개로 보낸 적이 있었다.
  1. 이 양반의 어록을 하나만 인용하자면, "목사들이 더 이상 짖어댈 수 없을 때까지 그들로 하여금 짖어대게 하라" 같은 것이 있다.(…)
  2. 셋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온건한 입장에 속했다.
  3. 이하 O.Chadwick, pp.228~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