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90년대 초에 초등학생이었거나 이 시기의 한국영화팬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영화. 한국에서 제작되는 몇 안되는 어린이 영화들 중에서 완성도가 높은 영화였으나 하필 같이 개봉한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역대급 공룡영화에 같은 장르였던 이준익감독의 키드캅이었던 바람에 흥행에서 직격탄을 맞은 비운의 영화이기도 하다.[1]보통 어린이 영화라고 하면 '만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로봇이나 동물이 나오는..그야말로 '유치한 장르'라고 폄하하기 쉬우나 이 작품은 '아이들의 일상'이 주요 내용이고 '아이들 스스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그려진 영화이다. 다행히 작품성은 평론가들에게 인정을 받아 그 해 청룡영화상 감독상과 여우조연상(김혜선)을 수상받았다.
흥행에 제대로 실패해서 작품을 구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장면장면만을 모은 사이트가 몇몇이 있다.링크
장군의 아들로 충무로 최고의 신인배우로 등극한 신현준가 태흥영화사 소속배우로 출연한 단역 영화이자, 당시 하이틴 스타였던 김혜선이 같이 선생님 역할로 출연했다. 그리고 배우 이정재가 이 영화로 데뷔하기도 했다.
2 줄거리
새 학년을 맞은 나래 국민 학교에 사랑의 봄이 찾아온다. 13살의 봄을 맞은 개구쟁이 기호는 같은 반의 상희에게 안타까운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상희는 병수와 친할 뿐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또한 체육선생인 김 선생도 기호의 예쁜 담임선생인 최 선생을 향해 짝사랑의 애를 태우지만 최 선생의 사랑의 눈은 오로지 아이들에게로만 향해 있을 뿐이다. 최 선생의 사랑과 진실이 가득 찬 교실 속에서 기호를 중심으로 한 아이들은 그들의 꿈과 우정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의 설렘과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한다. 기호네는 잘난 체하고 이기적인 병수네와 자주 다툼을 하게 되고 상희를 비롯한 여자 아이들하고도 사이가 틀어진다. 게다가 어른들의 간섭과 잔소리, 하루에도 몇 개씩이나 다녀야 하는 학원과 시험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 놓고 놀 시간과 자유를 빼앗기고 갑갑해 한다. 그러던 중, 야구부를 만들어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기호의 제안에 아이들은 다시 생기를 되찾고, 스스로 돈과 시간을 모아 어른들 몰래 은밀히 야구부 결성을 추진한다. 그러나 교장을 비롯한 부모들의 집요한 반대와 몇몇 아이들의 야구부 탈퇴, 그리고 어렵게 모은 야구부 결성 기금을 학교 주변의 불량배에게 빼앗기는 등의 시련이 계속되자 아이들은 실의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야구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뜨겁지만 부모의 완강한 반대 때문에 숨기고 있는 병수와의 충돌로 인해 아이들 간의 회합은 흐트러지고, 기호와 상희의 관계도 더욱 엇나가게 된다. 이때 최 선생의 애정 어린 관심이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아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야구부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더욱 다지게 된다. 결국 아이들은 어른들의 간섭과 몰이해, 시험과 학원이라는 두터운 벽을 극복하고 새롭게 야구 결성과 연습에 전념한다. 기호는 아이들의 선두에 서서 야구부 연습에 최선을 다하고 상희는 기호의 그런 모습에 점점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병수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상희는 기호가 자신의 수호천사였음을 알아내고, 둘은 사랑의 푸른 싹을 피우게 된다. 야구부 결성은 아이들에게 온갖 시련을 가져다주지만 그 시련과 인내는 자신들의 꿈과 바람을 스스로 청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게 되고, 그 속에서 13살의 봄을 맞이하는 아이들의 사랑과 우정은 새나 나무나 별 같은 영원한 푸르름으로 성숙해간다.
- ↑ 그나마 '키드캅'은 서울에서 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이 영화는...만명도 되지 않았다. 우스갯 소리로 제작사 태흥영화사가 서편제로 번 돈을 이 영화와 태백산맥에서 털렸다는 풍문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