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에 위치한 위스키 증류소. 카듀(Cardhu)는 "검은 바위"라는 뜻의 켈트어다.
조니워커로 유명한 다국적기업인 디아지오 소속으로, 우리나라엔 아직 알려져있지 않은 브랜드지만 해외 여러나라에선 순위권에 올라있을 정도로 인정받는 싱글몰트 브랜드이다. 1824년 정식 허가를 받아 위스키를 제조해오다가 1893년 조니 워커로 편입되었다. 물론 이후엔 모두 디아지오 소속이지만...
조니워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몰트 원액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그 흔적은 카듀 증류소 곳곳에 내걸려있는 스트라이딩맨(조니워커를 상징하는 신사캐릭터) 포스터에 잘 나타나있다.
위스키평론가인 짐 머리는 자신의 저서인 위스키 바이블에 "매우 깨끗하고 깔끔하며, 순수하고 달콤한 몰트"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증류소엔, 흑역사로 치부될만한 병크가 있었으니...
90년대 영국 전력산업의 구조조정으로 [1] 위스키 산업 또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서 생산인력과 설비를 줄이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위스키 생산의 감소로도 이어졌다. 그런데 하필 이 때부터 싱글몰트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기 시작한 것인데,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했고, 위스키 제조특성상 맘먹은대로 뚝딱 만들어서 바로 팔려고 내놓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마당에 수요 예측까지 빗나가서 싱글몰트 제품 생산량이 부족하게 된 카듀는 single malt 문구에서 single을 pure로만 슬쩍 바꾸고 다른 증류소의 원액을 섞은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2] [3]
일단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여기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 싱글몰트 제품과 외관이 완전히 똑같은 상태에서 문구만 pure malt로 바꿔서 소비자들을 엿먹였다는 기만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그 당시 주류업계에선 이만한 떡밥이 없었으므로 위스키업계부터 시작해서 관련된 각계각층에서 두고두고 까였고,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도 스카치위스키의 정통성에 흠집날 가능성이 농후했다. [4]
이후엔 퓨어몰트 제품 라벨은 녹색으로 바뀌고, 어느덧 2004년에 쓸쓸히 저 세상으로 가셔... [5]
- ↑ 이때까지만 해도 영국의 전력산업은 국유독점 체제였고, 이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여러모로 비효율적이었다. 이것이 때마침 오래된 발전소들의 개축시기와 더불어, 당시 마거릿 대처 수상을 필두로 한 보수당 정권의 공기업 민영화 바람과 맞물려서 구조조정 관련 정부백서의 발표를 시작으로, 전력산업 각 부분이 순차적으로 민영화되어간다.
- ↑ 자기네들 딴엔 어쨌든 몰트 100% 아니냐는 심산이었을 것이다만
- ↑ 이런 식으로 증류소 몇 곳의 몰트위스키만 섞은 제품을 블렌디드 몰트위스키(Blended Malt)로 분류한다. 과거에는 저렇게 Pure malt라고도 하거나, 한통에 몰아섞었다는 뜻으로 vatted malt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실 이 Vatted malt는 블렌딩 초기 독립 병입업자들이 쓰던 표현. 실제로 그레인 위스키는 몰트보다 훨씬 늦게 나왔기 때문에 초기에는 malt 혹은 vatted malt만 존재했다.) 최근엔 블렌디드 몰트로 명칭이 통합되었지만(2009년 SWA규정), 몇몇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에선 제품 라인업을 구분하는 용도로서 pure malt 문구를 따로 쓰는 것을 아직도 볼 수 있다. 가장 구별하기 쉬운 것은 조니워커 그린. 구형 바틀에는 Pure malt라고 적혀있지만 지금은 blended malt라고 되어있다.
- ↑ 그런데 이 사건이 카듀 증류소의 잘못일까? 아니면 디아지오 잘못일까? 어쨌든 제품생산을 최종적으로 관장하는 쪽은 디아지오라, 상대적으로 하부구조인 증류소는 제품생산에 간섭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 기업의 현실적인 최우선 목표는 이윤창출이니까
- ↑ 퓨어몰트 제품만, 싱글몰트 제품은 아직도 건재하다.
- ↑ 홈페이지 공식 시음노트 왈, 여운이 존내 짧단다.
아일라 몰트같은 거 좋아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실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