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케플러가 티코 브라헤의 자료를 분석한 후 발표한 행성의 공전에 대한 법칙이다. 3개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케플러가 처음 이 법칙을 발표할 때는 관측에 기반한 경험적인 법칙으로서 이를 발표하였으며, 이 법칙들은 한 세대 뒤의 아이작 뉴턴이 고전역학의 힘을 빌어 하나씩 증명하게 된다.
1.1 제1법칙 : 타원 궤도의 법칙
행성은 타원을 궤도로 공전한다. 이 때 타원의 두 초점 중 한 곳에 항성(태양)이 위치한다.r1 + r2 = k(일정) (r1과 r2는 행성과 초점 사이의 최단 거리)
두 초점이 일치하지 않는 한, 태양은 궤도의 중앙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태양과 가까운 점과 먼 점이 생긴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점을 근일점, 가장 먼 점을 원일점이라 한다. 지구는 1월에 근일점, 7월에 원일점에 도달한다.[1]
여담으로 발견은 법칙 순서대로가 아닌 '제2법칙 → 제1법칙 → 제3법칙' 순서로 발견했다고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궤도는 완벽한 원이라는 사실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이를 뒤집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인정하지 않았겠는가.
실제로 지구의 이심률은 0.0167로 장반지름과 단반지름의 비율이 0.999... 정도로 거의 원에 가깝다. 그나마, 수성의 이심률이 0.2 정도로 약간 더 찌그러진 궤도를 그리고 있을 뿐이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성의 궤도가 타원이라는 것을 밝혀 낸 것은 티코 브라헤의 정밀하고 방대한 관측자료와 케플러의 엄청난 계산 능력이 합쳐져 나온 결과이다. 두 사람 사이는 별로 안 좋았지만..
1.2 제2법칙 : 면적 속도 일정의 법칙
항성과 행성을 연결하는 선분이 같은 시간동안 휩쓸고 지나가는 면적은 일정하다.
만약 행성의 궤도가 완전한 원이라면, 행성이 어느 곳에 있더라도 운동속도는 동일해야 한다. 그런데, 위치에 따라서 공전속도가 다르다. 그리고, 속력이 빠를수록 태양에 가깝고, 느릴수록 멀다는 사실도 밝혀 낸다. 이로부터 유도되는 결론은 행성은 태양에 항상 같은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즉. 행성은 완전한 원궤도가 아니라 약간 찌그러진 '타원궤도'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2법칙을 먼저 발견했다는 말은 이런 의미다.
만약 행성이 완전한 원궤도이면 2법칙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칙이기에, 궤도가 타원이라는 1법칙이 먼저 나오게 된 것이다. 궤도가 타원이고 원일점과 근일점에서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바탕으로 2법칙을 정확히 기술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지구는 1월에 근일점, 7월에 원일점에 도달하므로, 1월에 공전 속력이 더 빠르다. 24절기 또한 이러한 연유로 1월경이 7월경보다 절기 간 간격이 짧다고 한다.
제2법칙을 이해하려면, 물리2와 대학교 물리를 배워야된다. 각 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서 행성의 각운동량이 보존돼, 시간당 지나가는 면적량이 같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1.3 제3법칙 : 조화의 법칙
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은 그 행성의 타원 궤도 장반경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태양계 내에서 행성의 공전궤도는 거의 원형에 가깝기 때문에,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공전 궤도가 완벽한 원형이라고 가정했을 때, 장반지름을 a, 공전주기를 p라 하면 [math]F=GMm/r^2=mv^2/r[/math]이고 이는 [math]GM/r=v^2, r=a[/math]이라 가정했으니 [math]GM/a=v^2, v=2\pi a/p[/math]이니 [math]GM/a=4{\pi}^2a^2/p^2[/math], 이 때 [math]a^3=GMp^2/4{\pi}^2[/math]이므로 [math]a^3[/math]는 [math]p^2[/math]에 비례한다.
2 태양계 관측 자료
케플러가 티코 브라헤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는데, 당시 관측된 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외에 태양을 도는 다양한 천체에도 케플러의 법칙이 들어맞는다.
특히 조화의 법칙은 공전주기의 단위를 년(年), 긴반지름의 단위를 천문단위(AU)로 둘 때 비례관계를 알아보기 쉽다. AU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를 1AU로 정한 단위이기 때문에 따로 상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거의 맞기 때문.
면적 속도 일정의 법칙은 원일점과 근일점을 기준으로 아래 표와 비교할 수 있다. 출처에서는 '최대 공전속력'과 '최소 공전속력'으로 나와 있는데, 이상적인 타원 궤도라 가정하고 각각 근일점과 원일점에 대입하여 계산 및 비교하였다.
천체 | 긴반지름 | 공전 주기 | 이심률 | 근일점 | 원일점 | |||||||
(억km) | (AU) | (AU) 세제곱 값 | (yr) | (yr) 제곱 값 | 거리 (억km) | 공전 속력 (km/s) | 면적 속도 (억km²/s) | 거리 (억km) | 공전 속력 (km/s) | 면적 속도 (억km²/s) | ||
수성 | 0.579 | 0.387 | 0.058 | 0.241 | 0.058 | 0.2056 | 0.460 | 59.0 | 13.6 | 0.698 | 38.9 | 13.6 |
금성 | 1.082 | 0.723 | 0.378 | 0.615 | 0.378 | 0.0067 | 1.075 | 35.3 | 19.0 | 1.089 | 34.8 | 19.0 |
지구 | 1.496 | 1.000 | 1.000 | 1.000 | 1.000 | 0.0167 | 1.471 | 30.3 | 22.3 | 1.521 | 29.3 | 22.3 |
화성 | 2.279 | 1.524 | 3.536 | 1.881 | 3.538 | 0.0935 | 2.066 | 26.5 | 27.4 | 2.492 | 22.0 | 27.4 |
목성 | 7.786 | 5.204 | 141.0 | 11.86 | 140.7 | 0.0489 | 7.405 | 13.7 | 50.8 | 8.166 | 12.4 | 50.8 |
토성 | 14.33 | 9.582 | 879.9 | 29.46 | 867.7 | 0.0565 | 13.52 | 10.2 | 68.8 | 15.15 | 9.09 | 68.8 |
천왕성 | 28.72 | 19.20 | 7079 | 84.01 | 7058 | 0.0457 | 27.41 | 7.11 | 97.5 | 30.04 | 6.49 | 97.5 |
해왕성 | 44.95 | 30.05 | 2.713*만 | 164.79 | 2.716*만 | 0.0113 | 44.44 | 5.50 | 122.2 | 45.46 | 5.37 | 122.1 |
명왕성[3] | 59.06 | 39.48 | 6.154*만 | 247.68 | 6.135*만 | 0.2488 | 44.37 | 6.10 | 135.3 | 73.76 | 3.71 | 136.8 |
핼리 혜성 | 17.8 | 5640 | 75.3 | 5670 | 0.967 | |||||||
에리스 | 101.7 | 67.95 | 31.38*만 | 558.04 | 31.14*만 | 0.4407 | ||||||
세레스 | 4.14 | 2.77 | 21.20 | 4.6 | 21.16 | 0.0758 |
3 물리학적인 증명
보통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에는 조화 법칙에서 원 궤도인 경우만을 먼저 증명하고 '타원 궤도일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얼버무린다. 후술할 타원 궤도인 경우의 정확한 증명은 대학교 2학년 수준의 고전역학 지식이 필요하다.
3.1 제1법칙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행성의 운동에서 나타나는 가속도는 다음과 같다. - 부호는 구심 방향을 뜻한다.
[math] \displaystyle \ddot{ \vec{ r } } = - \frac{ GM }{ r^{ 2 } } \hat{ r } [/math] (☆)
언제나 극좌표 [math] (r, \theta) [/math]의 [math] r [/math]에만 의존하므로 방정식을 [math] r [/math]에 관한 식으로 세운다.
한편 위치벡터 [math] \vec{ r } [/math] 를 극좌표로 나타내고 시간 미분을 하면
[math] \displaystyle \vec{ r } = r \hat{ r } [/math]
[math] \displaystyle \ddot{ \vec{ r } } = \frac{ d^{2} }{ dt^{ 2 } } (r \hat{ r } ) = (\ddot{r} -r \dot{\theta}^{2})\hat{r} + (r\ddot{\theta}+2\dot{r}\dot{\theta})\hat{\theta} = (\ddot{r} -r \dot{\theta}^{2})\hat{r} + \left[\frac{1}{r}\frac{ d }{ dt} (r^{2} \dot{\theta})\right]\hat{\theta} [/math] (★)
★ 식에서 [] 표시된 부분은 가속도 벡터의 [math] \theta [/math] 성분이다. 이 때 ☆ 식과 비교해 보면 이 성분은 0이 되어야 하고, [math] (r^{2} \dot{\theta}) [/math] 항은 상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항은 후술할 항목에서 알 수 있듯이 면적 속도의 두 배이다. 결국 면적 속도가 일정하게 되며, 이 부분은 제 3법칙을 암시하고 있다.
이제 [math] \displaystyle (r^{2} \dot{\theta})=L [/math] (각운동량을 질량으로 나눈 값, 상수)이라 한다.
[math] \displaystyle \frac{d\theta}{dt}=\dot{\theta}=\frac{L}{r^{2}} [/math] (●)
제1법칙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math] r [/math] 성분이다. ☆ 식과 ★식의 [math] r [/math] 성분을 비교한다.
[math] \displaystyle \ddot{r} -r \dot{\theta}^{2} = - \frac{ GM }{ r^{ 2 } } [/math] (○)
궤적의 모양이 타원이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시간([math] t [/math]) 항과 시간 미분을 소거하고 [math] r, \ \theta [/math]만 남긴다.
[math] \displaystyle \ddot{r} = \frac{d}{dt} \left(\frac{dr}{dt} \right) = \frac{d\theta}{dt}\frac{d}{d\theta} \left(\frac{d\theta}{dt}\frac{dr}{d\theta} \right) [/math]
●식을 대입하면
[math] \displaystyle \ddot{r} = \frac{L}{r^{2}}\frac{d}{d\theta} \left(\frac{L}{r^{2}}\frac{dr}{d\theta} \right) = \frac{L}{r^{2}}\frac{d}{d\theta} \left(-L\frac{d(r^{-1})}{d\theta} \right) = -\frac{L^{2}}{r^{2}}\frac{d^{2}(r^{-1})}{d\theta^{2}}[/math]
이를 ○식에 대입하고 정리하면 [math] r, \ \theta [/math]에 관한 방정식이 나온다.
[math] \displaystyle -\frac{L^{2}}{r^{2}}\frac{d^{2}(r^{-1})}{d\theta^{2}} -\frac{L^{2}}{r^{3}} = - \frac{ GM }{ r^{ 2 } } [/math]
[math] \displaystyle \frac{d^{2}u}{d\theta^{2}} +u = \frac{ GM }{ L^{ 2 } }, \quad u=r^{-1} [/math]
이 방정식의 해는 ([math] A, \ \phi [/math]: 상수)
[math] \displaystyle u=\frac{ GM }{ L^{ 2 } }+A\cos(\theta+\phi), \quad r=\frac{L^{2}/GM}{1+ e\cos(\theta+\phi)}, \quad e=\frac{AL^{2}}{GM} [/math]
이는 원뿔곡선의 방정식이다. 상수인 [math] e [/math]항은 이심률을 나타내며, [math] e=0 [/math]이면 원, [math] 0\lte\lt1 [/math]이면 타원, [math] e=1 [/math]이면 포물선, [math] e\gt1 [/math]이면 쌍곡선이 된다. 주기적으로 도는 천체의 경우 [math] e\lt1 [/math]의 조건을 만족하므로 궤적은 결국 (원 또는) 타원이 된다.
3.2 제2법칙
공간 상에, 임의의 궤도를 상상해 보자. 그리고 아무 데나 자리를 잡은 다음, 행성이 궤도를 따라 운동하는 것을 상상해 보자.
이때 행성이 궤도를 따라 운동할 때, 타원의 초점(즉 태양)과 행성을 이은 선분이 이동하는 각을 θ라 하자.
그러면 아주아주 짧은 시간 동안 [행성과 당신을 잇는 선분이 쓸고 지나가는 넓이]는 부채꼴 형태가 된다.
이제, 그 면적의 넓이를 [math] dA [/math]라 하면
[math] dA = \frac{ 1 }{ 2 } r^{ 2 } d \theta [/math]
이제, 양 변을 아주 짧은 시간 간격 [math] dt [/math]로 나누어 주자. 그러면,
[math] \frac{ dA }{ dt } = \frac{ 1 }{ 2 } r^{ 2 } \frac{ d \theta }{ dt } [/math]
여기서 아래의 관계식을 이용해 보자.
[math] \mu r^{ 2 } \dot{ \theta } = \ell [/math] [math] ( \ell [/math]은 상수. [math] ) [/math]
그러면 면적속도는 각운동량을 질량으로 나눈 값의 절반으로 일정한 값이 된다.
[math] \frac{1}{2} r^{ 2 } \dot{ \theta } = \frac{\ell}{2\mu} [/math]
따라서 케플러 제2법칙은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과 동등한 관계가 있다.
3.3 제3법칙
앞서 제1법칙에서 서술한 방정식을 이용하여 도출할 수 있다.
[math] r=\frac{L^{2}/GM}{1+ e\cos(\theta+\phi)} [/math]
제 2법칙에 따라 주기를 타원의 넓이에서 천체의 면적 속도(L/2)로 나누어서 구할 수 있다.
타원의 넓이는 '긴반지름'(a)과 '짧은반지름'(b)을 알면 구할 수 있다. 우선 긴반지름은 '원점까지의 거리'와 '근점까지의 거리'의 평균이다.
- ※ 근일점(perihelion)과 원일점(aphelion)이란 용어는 보통 태양을 기준으로 돌 때 사용한다. 지구를 기준으로 하면 각각 근지점(perigee)과 원지점(apogee), 일반적으로는 근점(periapsis)과 원점(apoapsis)이라 한다. 둘을 함께 일컬어 장축단(apsis)이라 한다.
[math] a=\frac{1}{2}\left(\frac{L^{2}/GM}{1+ e} + \frac{L^{2}/GM}{1- e} \right) = \frac{L^{2}/GM}{1- e^{2}} [/math]
그러면 짧은반지름은 아래와 같이 나타난다.
[math] b=a(1- e^{2})^{1/2}= \frac{L^{2}/GM}{(1- e^{2})^{1/2}}= \frac{a^{1/2}L}{(GM)^{1/2}} [/math]
따라서 천체의 공전주기는…….
[math] T=\frac{\pi ab}{L/2}= \frac{2\pi a^{3/2}}{(GM)^{1/2}}, \frac{T^{2}}{a^{3}}= \frac{4\pi^{2}}{GM}[/math]
위 식이 의미하는 것은 같은 모성(태양과 같은 기준 천체)을 도는 천체에 대해 공전 주기의 제곱이 긴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함을 나타낸다.
반대로 위 관계식을 이용하여 공전주기, 궤도 긴반지름, 질량 어느 하나를 추정할 수도 있다. 주기는 대개 관측 과정에서 직접 알 수 있다.
- 지구의 질량: 달의 공전주기(항성월) 27.3일과 궤도 긴반지름 38만 4천km를 통해 계산할 수 있다. 다른 행성의 질량도 위성의 운동으로 알 수 있으며, 위성이 없는 수성이나 금성도 탐사선의 운동으로 알아낼 수 있다.
- 외계행성의 공전궤도: # 케플러 22 별의 질량은 광도와 스펙트럼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질량은 태양의 0.97배. 그리고 주위를 도는 케플러 22b의 공전주기는 식현상(transit)의 주기로 알 수 있다. 공전주기는 290일. 이를 이용하면 케플러22b 행성의 궤도 반지름이 얼마인지, 그리고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habitable zone) 안에 있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 해왕성보다 먼 태양계 천체의 공전주기: 명왕성과 같이 공전주기 자체가 수백년이나 되는 천체를 거꾸로 궤도로부터 알아낼 수도 있다. 궤도의 긴반지름은 천체의 연주운동을 관측함으로써 유추할 수 있으며, 태양의 질량을 알면 대략적인 공전주기를 알 수 있다. 단, 이렇게 궤도가 큰 천체는 섭동 현상으로 궤도가 일그러질 수 있어서 정확도를 보장하기는 어렵다.
- ↑ 지구과학 시간에 근일점과 원일점을 배운 학생들이 "왜 1월에 태양과 가장 가까운데 1월이 겨울이냐"라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지구의 계절은 어디까지나 자전축이 기울어서 남북반구 간 일조량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태양과의 거리는 계절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약 태양과의 거리 차이로 계절의 변화가 생긴다면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변화는 같을 것이다. 그래도 지구의 평균 온도는 근일점에서 더 높긴 하지만, 애초에 지구 궤도의 두 초점(그중 하나는 태양) 사이 거리가 겨우 500km밖에 되지 않아 거의 차이가 없다.
- ↑ 명왕성은 좀 더 큰 이심률을 가지지만 당시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 ↑ 1930년에 발견되었으며 지금까지 공전주기보다 덜 경과한 관계로 부정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