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의 카드

애거서 크리스티추리소설. 탐정은 에르퀼 푸아로.

푸아로는 미술관에 들렀다가 셰이터나라는 사람을 만난다. 그는 여러모로 남다른 면이 많은 기인으로 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수집하지 않는 특이한 수집품을 수집한다고 말하고, 그게 뭐냐고 묻는 푸아로에게 셰이터나는 '살인범, 그것도 살인을 하고 잡히지 않은 살인범' 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푸아로를 자신이 여는 파티에 초대하는데, 배틀 총경레이스 대령, 아리아드네 올리버 부인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푸아로를 반긴다. 크리스티 월드 네임드 캐릭터 총출동

한편 셰이터나가 부른 다른 네 명의 사람들은 뭔가 수상한 분위기를 풍긴다. 뒤이은 만찬에서 셰이터나는 의료 사고를 가장한 살인, 총기 살인, 집안에서 일어난 살인 등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더더욱 수상하게 몰고 간다.

셰이터나를 제외한 누구도 파티의 목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셰이터나는 브리지 게임을 제안하고, 푸아로를 포함한 탐정 네명은 따로 준비한 방에, 다른 네명은 벽난로 앞 의자 뒤쪽에 있는 테이블에서 브리지 게임을 하게 된다.

열두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제 손님들은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인사를 해야할 셰이터나는 의자에 앉아 술잔을 손에 든 채 자고 있었다. 그리고 손님들은 곧 셰이터나가 자고 있는 게 아니라 옆에 꽂혀있던 칼을 심장에 찔려 즉사했다는 걸 알게 된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처벌되지 않은 자들을 한 곳에 모은다는 컨셉에서 묘하게 크리스티의 작품 중 하나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연상된다.(작품이 나온 시기는 테이블 위의 카드가 먼저였다.)

이 사건은 뒤에 나일강의 죽음에서 푸아로와 레이스 대령이 다시 만났을 때 살짝 언급된다.(두 사람이 직접적인 대화로 말한 것은 아니고 '집 주인의 기괴한 죽음으로 끝났다'라는 간단한 설명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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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의사인 로버츠 박사.

그것과는 별도로, 초대받은 네 명의 사람들은 전부 살인을 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자들이었다.

각자의 범행을 말해보면

데스파드 소령 - 탐험가 부부와 함께 아마존 여행을 갔는데, 병에 걸린 탐험가가 정신줄을 놓고 호수에 빠지려고 하자 명사수였던 그는 총으로 탐험가의 다리를 쏴서 저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부인이 자의식 과잉 중증의 인물이라 '데스파드 소령이 나한테 반해 남편을 SALHAE하려 하는구나!'라고 착각하고 그를 말리려고 하는 통에 겨냥이 빗나가 등판에 명중해서 그만 사망. 자뻑에서 못빠져나온 부인은 현실 파악을 못하고, 데스파드 소령에게 비련의 여주인공인척 하면서 이 일은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제안하며 어이를 상실한 소령은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입이 싼 부인이 셰이터나에게 자신의 슬픈 과거(?)를 털어놓는 바람에 셰이터나에게 걸린다. 과실치사인데다가 원인을 따져보면 부인 잘못이기 때문에 다소 억울한 면이 있는 인물. 나중에 앤 메리디스의 친구 로다와 이어진다.

앤 메리디스 - 심각한 도벽이 있는 인물로 푸아로는 비싼 실크 스타킹을 잔뜩 사서 메리디스에게 이 스타킹 중 선물할 물건을 골라내는 작업을 맡기고 그 사실을 밝혀낸다. 그 과정이란 스타킹 19켤레를 샀는데 일부러 17켤레라고 말한 것. 즉 '실크 스타킹은 실제 19켤레지만 푸아로 본인은 17켤레를 산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상황을 연출한 것으로, 도벽이 있는 메리디스는 두 켤레를 훔쳐냈다. 앤 메리디스는 과거 이 도벽을 두달간 집에 머물렀던 친구의 어머니에게 들켰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녀가 먹는 약통 내용물을 바꿔치기해 살해했다. 후에는 친구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죽는다.

로리머 부인 - 남편을 살해했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여성인데 불치병에 걸렸다. 앤 메리디스의 가련한 척하는 겉모습에 속아서자신이 셰이터나의 살인범인 것처럼 허위자백을 하나[1] 푸아로가 그녀의 정체를 폭로함으로써 무산된다. 강인한 정신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로버츠 박사가 자살로 위장해 살해된다.

로버츠 박사 - 환자를 살해했다. 목적은 환자가 남긴 재산. 여담으로 드라마판에서는 동성애 행각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는 식으로 원작과는 완전히 상관없는 설정이 들어갔다. 드라마 판에서 이 역을 맡은 배우는 영국에서 유명한 셰익스피어 배우다. 그가 브리지 게임을 하는 방식이 이번 살인의 범인에게 필요한 성향을 반영하고 있었던 점이 푸아로가 그를 주목하게 만든 계기였다. 푸아로는 물증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 각각의 용의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 두가지의 질문을 한다. 1. 브리지를 하던 방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2. 브리지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로버츠 박사는 방의 모습을 세세히 기억한데 비해 게임의 진행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는데, 이 차이를 바탕으로 푸아로는 로버츠 박사가 살인할 생각에 정신이 팔려 게임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게 된다.

여담으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데스파드 소령과 로다는 <창백한 말>에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하며, 결혼한 부부로 나온다.
  1. 앤이 셰이터나를 살해한 범인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