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메키아의 황자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등장인물들로, 항목 이름 그대로 토르메키아의 부우 왕의 세 아들들이다.

어째 아버지 부우 왕보다 젊다는 느낌만 들지, 비슷한 인상인데다 세 쌍둥이인지 서로 외모도 엇비슷 하다. 키 작고, 뚱뚱하고. 여담으로 크샤나는 선대 왕, 그러니까 부우 왕의 형의 딸이다. 다행이다 아버지를 닮은 건 외모만이 아닌건지, 권모술수를 부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특히 크샤나에게 말이다. 하지만 셋 다 아버지를 두려워했는데 아버지가 언제라도 자신을 넘어설 듯하면 친아들이라고 해도 가차없이 제거할 인물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이래서 1황자와 2황자같은 경우에는 일부러 좀 실패도 하고 아버지 눈치를 보면서 멍청한 척도 했다가 나우시카에게 비로소 털어놓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크샤나의 복수의 대상이 되지만 가장 먼저 등장한 3황자는 크샤나의 복수를 눈치채 선수를 치려 하지만, 크로토와의 재치로 실패로 돌아가며 토르메키아의 비행장을 급습한 벌레 떼들을 피해 중장 콜벳(여기서의 중장은 중장갑을 의미하는 듯하다)를 타고 탈출하지만 결국 죽음을 당하게 된다.[1] 복수의 대상 중 하나가 어이없이 죽어버린 데에 충격을 받은 크샤나는 이를 계기로 한층 성장을 하게 된다.

1황자와 2황자는 아들들이 권력을 찬탈할지도 모른 생각의 부우 왕에게 '도르크와의 전쟁이 끝날 때까진 국경을 지켜라'라는 명령을 받지만 이후 병력을 이끌고 부해로 향하게 된다. 눈 덮인 산악지대를 지나던 도중 눈보라에 의해 잠시 병력을 착륙시켜 쉬던 도중 슈와로 향하는 나우시카와 거신병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나우시카를 따뜻하게 대하는 두 황자였으나 본심은 그녀를 통해 거신병을 좌지우지 하고 싶었던 것이었으며 이런 계획을 눈치 챈 거신병은 나우시카를 데리고 간다. 이때 두 황자들은 자신들을 데려가라 했고 이들도 나우시카와 함께 떠나게 된다. 물론 친위대가 두 황자를 따라가려 했으나 거신병이 경고사격을 하자 겁에 질린 그들도 그냥 달아났다. 두 황자는 기겁하며 "기다려! 우리들을 버릴 셈이냐?!"며 발을 동동 굴렀으나 비웃듯이 거신병이 "나에게 자신들을 데려가달라고 했던건 너희 둘이잖아?"라고 하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테트의 죽음으로 인해 중간에 들린 곳에서 만난, 슈와의 묘지기의 공간으로 나우시카와 함께 들어간다. 잠깐 개그씬으로, "거신병의 빛 때문에 숨울 쉬기 쉽지 않다"라고 두 황자가 징징대자 묘지기는 "그 몸으로 뛰어서겠지."라고 답한다. 역시 비만은 만악의 근원 이 묘지기의 터의 한 방에는 불의 7일 이전의 온갖 문화 자료들-특히 음악 자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두 황자는 신이 나서 놓여진 건반 등을 두드리며 온갖 곡들을 연주하는데 열중한다. 덕후? 의외로 음악적 재능과 지식이 뛰어난 듯 나우시카도 멍하니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있을 정도.[2] 묘지기도 미소지으면서 감탄할 정도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긴 이 둘도 황자로 태어나서 억지로 황위를 위하여 나서야 했고[3] 이뤄지못한 꿈을 여기서 실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우시카가 여기가 바깥과 막혀있는 곳이라는 걸 느끼고 빠져나가려 발버둥칠 때 신나게 음악을 연주하고 악보를 보며 푹 빠진 두 황자는 슬쩍 뒤돌아보면서 "거참 시끄럽군, 조용하면 안되겠어?"라고 말했을 뿐. 이때 연주를 하는 그들의 모습을 봐도 아주 좋아하고 푹 빠져있었다. 그리고 나우시카와 대면한 묘지기의 "그들은 난생 처음으로 기쁨과 평안을 누리고 있다"라는 말을 미루어 볼 때 묘지기의 공간에서의 안락함을 뿌리치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하여 탈출한 나우시카와는 달리 묘지기의 공간에 계속 남아있을 듯하다.[4]

이로서 토르메키아에는 왕위 계승자가 크샤나 혼자 남게 되지만, 크샤나 또한 왕위 계승을 포기함으로서 계승자는 없게 되었다. 그렇긴 해도 황위 싸움에서 밀려나는 핏빛어린 현실보다 그야말로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고 누구에게도 간섭당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걸 보면 이 둘에게도 행복한 마무리가 아닐까.

  1. 벌레들을 마구 공격한 것도 죽음을 자초했다. 비행장에 남아 공격하지 않고 숨은 크샤나와 그녀의 부하들은 벌레들이 무시하고, 사격을 하던 대공포대와 3황자가 탄 콜벳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2. 악보를 보며 특정 시기 음악을 유추하기도 했다.
  3. 무수한 인류 왕가 역사에서 보듯이 왕이나 황제가 되지 못한 왕족이 숙청된 경우는 허다했다. 게다가 부우 왕은 아들이 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하게 놔둘 인물이 더더욱 아니다. 이러니 이 둘다 마음 편하게 좋아하던 음악이나 연주할 수 없었을 거다.
  4. 현자로 그려지는 숲의 백성들도 부해가 끝나는 땅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이 묘지기의 공간에 남아 정원사로 지내다 죽었다는 내용으로 봐서 이들도 연주가로 살다가 이곳에서 죽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