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스토리/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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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 장롱 너머의 세계

어느 날, 평소처럼 모험을 하던 도중 우연히 '스마트폰' 이라는 물건을 주운 플레이어는 그것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전화를 건 상대인 그/그녀[1]는 뜬금없이 자신은 다른 세계에서 왔다며 흥미가 간다면 헤네시스의 장롱이 떨어진 집으로 오라고 하는데……


같은 시각, 에레브에서는 시그너스가 간밤에 신기한 꿈을 꿨다는 얘기를 나인하트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었냐고 나인하트가 묻자 시그너스는 "용도, 마법도 없는 세계를 여행했다" 라고 말해준 뒤, 오늘 에레브에 예정된 일정을 물어보며 기사단 사열식에 참관하러 자리를 옮긴다.

장면이 전환되고, 메이플 월드가 아닌 다른 세계, 201X년[2] 한국-서울의 한 학교를 비춘다. 등교하던 호크아이는 둘이서 함께 걷고 있던 미하일과 이카르트를 불러 어제 방영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진짜 예뻤다며 잡담을 나누는데, 때마침 나타난 학생주임 스탄이 호크아이에게 어제 유리창 깬 녀석이 너냐고 말하자 부리나케 도망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는 말과 함께(…).

잠시 뒤, 호크아이는 아침부터 시끄럽다고 말하며 이리나가 오즈와 함께 등장한다. 오늘도 함께 등교하고 있는 미하일과 이카르트를 본 오즈는 가만 보면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맨날 붙어다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자 그 둘은 오해라고 부정하지만, 의도치 않게 똑같은 타이밍에 똑같은 말을 내뱉는 바람에 오즈는 거 보라며 은근히 죽도 척척 잘 맞는다고 한다.

그렇게 잡담을 나누던 와중, 정문에 재벌 외동딸 시그너스와 그녀를 보좌하는 학생회장 나인하트가 나타난다. 오늘도 아가씨를 모시러 나온 거냐며 정말 충성스럽다고 이리나가 말하자, 나인하트는 학생회장으로서의 도리라며 그녀는 이 학교의 실질적인 주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얼씨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

언제나처럼 시그너스를 마중 나온 나인하트에게 그녀는 간밤에 신기한 꿈을 꿨다고 말한다. 무슨 꿈을 꾸었냐고 나인하트가 묻자 시그너스는 "용과 마법이 있는 세계를 여행했다." 라고 말해준다. 이에 나인하트가 요새 소설이라도 읽고 있는 거냐고 묻자, 그녀는 내가 생각해도 엉뚱한 꿈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 예정되어있냐고 묻는데, 나인하트는 전학생이 한 명 오기로 했다고 답한다.

같은 시각, 학교에 등교할 시간이 다되었음에도 여전히 방에서 서성이고 있는 한 학생이 있었다. 나인하트가 언급한 바로 그 전학생은 이번에도 친구들과 못 어울릴 것이 뻔하다며 아침부터 한숨을 내쉬는데, 아무래도 이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전학을 온 것으로 보인다. 그 학생은 아무리 전학을 다녀봤자 소용없다며, 게다가 이번에는 국제 학교라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다른 세계로 가고 싶다고 불평을 내뱉는다.

그러던 와중, 전학생은 자신의 방 장롱 속에 웬 이상한 광경이 펼쳐져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마치 버섯 안에다가 집을 지은 듯한 희한한 모습이었는데, 이를 자세히 확인하려던 전학생이 장롱에 접근하자 갑자기 그 속에서 강렬한 빛이 쏟아지더니 전학생을 장롱 안으로 빨아들여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전화를 따라 헤네시스의 장롱이 떨어진 집을 찾아간 플레이어가 목격한 것은 이계의 학생을 실수로 메이플 월드에 넘어오게 한 마법사 엘윈과 그 학생이 한창 말씨름을 하고 있는 광경이었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전학생을 황급히 되돌려보내려는 엘윈과 다르게 평소에 학교에 가기 싫었던 학생은 한동안 여기서 살아보겠다며 버티고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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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계 마법이 뭔지 확실히 보여주지!

플레이어에게 자신을 결계와 공간을 다루는 마법사라고 소개한 엘윈은, 며칠 전 소환 마법을 연습하다 그만 차원에 구멍을 뚫어버리는 바람에 하늘에서 거대한 장롱이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그는 안 그래도 갖가지 사고를 쳐놓은 게 많아서 하인즈에게 밉보이고 있는 중인데, 만약 그 분에게 이 사태를 들키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쩔쩔맨다.

그래서 엘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공간의 틈새를 덮어버리려고 했으나, 문제는 이 학생이 도통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려하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엘윈은 어쩌다 내게 이런 시련이 닥쳐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다시는 소환 마법 연습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이를 간다.

자기는 이런 '판타지 세계'가 너무 좋다는 둥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학생에게 질려버린 엘윈. 그는 때마침 도착한 플레이어에게 제발 부탁이니 이 녀석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도록 설득을 좀 해달라고 한다.

플레이어는 학생에게 이 세계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을 것이니 돌아가라고 첫 번째 설득을 하지만, 이계의 학생은 전학을 열 번도 넘게 다녀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것은 익숙하다고 답한다. 이어서 학생은 이곳의 음식이 맞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도, 부모님이 걱정할 것이라는 말에도 부모님은 날 신경쓰지 않는다며 어머니는 동생과 함께 해외를 돌아다니느라 따돌림을 당한다고 토로해도 그저 다른 학교로 전학을 시켜줄 뿐이라고 답한다.

이계의 학생은 이 세계에는 마법도 있고 용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대로 구경도 못하고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에 엘윈은 그래도 네가 살던 세계는 시도 때도 없이 악의 기운을 퍼뜨리는 검은 마법사 같은 존재는 없는 곳이라며, 오히려 그쪽이 더 평화롭고 재미있어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아무리 부모님이 널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도 네가 학교 수업을 빼먹으면 당연히 연락이 갈 거라고 말하자, 결국 더이상 반박할 구실을 찾지 못한 학생은 시무룩해하며 며칠 동안만이라도 좋으니 이곳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묻는다.

한동안 골머리를 앓던 엘윈은 멋대로 소환해버린 내 책임도 있다고 말하며, 이계의 학생이 만족할만한 방안을 한 가지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어와 전학생의 삶을 당분간 서로 바꾸는 것. 엘윈은 재밌을 것 같지 않냐며, 다른 세계의 삶을 언제 또 체험해보겠냐며 플레이어를 구슬린다. 뒷수습은 자신이 어떻게든 해볼 테니, 당분간만 저쪽 세계의 사람들을 속여 달라고. 이계의 학생도 며칠 동안만 그렇게 해준다면 그 후엔 얌전히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다.

결국 전화 한 통으로 얼떨결에 이세계 모험을 하게 된 플레이어. 엘윈은 제안을 수락한 플레이어에게 쿨해서 마음에 든다며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저쪽 세계로 넘어가거든 사람들이 놀랄 테니까 마법 같은 건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어차피 막 써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서 상관없는데다, 걸어다니면 오래 걸려서 다들 텔레포트나 삼단 점프 등 이동기를 마구 쓰고 다닌다.


이계의 학생처럼 장롱을 타고 반대편 세계로 향한 플레이어. 그곳은 빼곡히 덮인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차들과, 알 수 없는 복장을 한 사람들이 콘크리트 바닥을 거닐고 있는 세계였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어리둥절해하던 그때, 플레이어에게 전화를 건 이계의 학생은 메이플 월드의 옷을 입고 다니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딱 좋으니 일단 학생답게 교복부터 맞추자고 제안한다.

그 말에 따라 학교 옆 교복점을 방문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옷을 보더니 코스튬 플레이를 하려거든 좀 제대로 하라며 경악하는 가게의 점주, 왕두상을 만난다. 플레이어를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칭한 그는 신수교의 얼굴에 먹칠을 하려는 거냐고 핀잔을 주는데, 신수교가 뭐냐고 플레이어가 묻자 왕두상은 전학생이라면서 자기가 다닐 학교도 모르냐며 신수교에 대해 설명해준다.

신수그룹 재단 산하의 국제학교, '신수국제학교'라는 이름의 이 학교는 전국에서 가장 럭셔리하고 잘나가는 학생들이 모여드는 곳이라고 한다. 왕두상은 전학생이라면 이 정도 정보는 알고 있어야 하는 거라고 충고하며, 이번에는 처음이니 특별히 공짜로 남는 교복을 하나 주겠다고 말한다.[3]

잠시 뒤, 플레이어에게 전화를 건 엘윈은 벌써 서울 사람 다 됐다며,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는 너도 서울 사람은 아니잖아 그는 플레이어가 다니게 될 학교에 대해 조사했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조금 골 때리는 학교였다고 한다.잠깐 그러면 키네는 학교를 두개 다니는건가 어우 끔찍하다 이 학교는 신수그룹이라는 어마어마한 재벌가문이 설립했다고 하는데, 회장이 애지중지 아끼는 외동딸을 입학시키기 위해 옛날 건물을 헐어버리고 학교를 아예 새로 지어버렸다는 것.

엘윈은 이렇게 특이한 사연을 가진 학교라고는 해도 너만큼 눈에 띄는 사람은 없을 테니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일러두고, 그럼 교복도 구했으니 이제 학교에 들어가보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는다.에반은 어차피 미르가 늘 따라다녀서 그냥 걷기만 해도 눈에 띈다. 근데 아무도 신경을 안쓴다.


잠시 뒤, 드디어 신수국제학교로 향한 플레이어는 정문을 거닐며 앞으로 다니게 될 이곳을 살펴본다. 그러던 와중, 무언가 소란이 일어난 것 같아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등교하던 중인 시그너스가 자신의 손수건이 나무 위에 올라가버리는 바람에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개인기사인 김기사는 대수롭지 않은 듯 까짓 거 200만원밖에 하지 않는다며 그냥 새로 사면 된다고 시그너스를 달래지만,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무리 푼돈이라도 아껴야한다고 배웠다고 얘기한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플레이어는 이 세계에선 200만원은 푼돈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뭐라고? 니들 세계에선 1억도 별것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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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아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플레이어를 알아챈 시그너스는 처음 뵙는 얼굴이라며 전학생이냐고 묻는다. 메이플 월드의 시그너스를 떠올린 플레이어가 어디에서 본 것 같다고 말하자 그녀는 죄송하다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한다. 이를 지켜보던 김기사는 사회 고위층과 친해지기 위한 서민들의 뻔한 수법이라며 플레이어를 폄하하고, 시그너스에게 손수건 따위 신경쓰지 마시고 이만 학교에 들어가시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세계의 사람들과 달리 구르는 게 일상이었던 플레이어에게는 저 정도면 별로 높은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나무 위로 올라가 손수건을 가져다준 뒤 이야기를 계속해보기로 한다.

손수건을 시그너스에게 돌려주자, 그녀는 운동신경이 대단하다며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플레이어에게 얼마면 되냐고 묻는데,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고마운 일이 생기게 되면 "얼마면 되죠?"라는 말과 함께 사례금을 줘야 한다고 배웠다고 한다(…). 이에 플레이어가 사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라고 하자, 시그너스는 괜찮다면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자며 나중에라도 꼭 사례하겠다고 말한다. 원가 200만원을 받겠다고 선택하면 원가의 열 배는 부를 줄 알았는데 소박하다고 말한다.

그 순간 수업종이 치고, 등교 시간이 다되어 플레이어는 시그너스와 헤어진다. 이제 반으로 가기 위해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아직 남아있었던 김기사가 플레이어를 부른다. 그는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운동신경이 좋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더 이상 시그너스 아가씨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이에 플레이어가 왜 말을 걸면 안 되는 거냐고 묻자, 그는 코웃음을 치더니 당신같은 서민들의 속셈을 모를 줄 아냐며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 재벌집 자녀들의 뺨을 때리는 것이 최신 유행이라고 말한다. 김기사는 그런 드라마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으니 꿈 깨라고 선언하고는 그대로 자리를 뜬다.

그렇게 도와줬는데도 오히려 모욕을 당한 플레이어. 어이가 없어서 "여긴 어디고 난 누구지……?" 같은 소리를 중얼거리던 플레이어는 혼란스러운 머리를 싸매며 일단 학교에 들어가기로 한다.

본래는 이계의 학생이 가야 했을 1학년 1반 교실로 향한 플레이어. 스탄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플레이어를 소개해주는데, 플레이어가 자신의 이름(닉네임)을 얘기하자 생전 처음 듣는 괴상한 이름에 놀란 아이들은 혹시 그거 별명인가 하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평소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내 취미는 더 강해지기 위한 수련이야" 같은 소리를 하는 바람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스탄 선생님마저 '뭔가 좀 이상한 애다'라는 생각을 하고 만다.

……전학생으로 신수교에 입학한 첫 날.
도대체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이 세계에 적응하려면 일단 친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판단한 플레이어. 우선 쉬는 시간을 틈타 아무에게나 말을 걸어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같은 반 학생들 중 교복 안에 후드를 걸쳐입은 어떤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는데,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말에 반색하는 그 아이는 자신을 프란시스라고 소개하며 반갑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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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쿠…… 인간 주제에……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교내에서 후드 모자를 뒤집어쓴 것부터 뭔가 수상하던 프란시스가 플레이어에게 온라인 게임 마니아냐고 묻는다. 아까 말하는 것을 딱 들어보니 바로 감이 왔다고 얘기하는 그는 자신을 피규어 마니아라고 자칭하며 "역시 덕후는 덕후를 알아보는구나."라고 말한다. 즉, 이 프란시스라는 녀석은 중2병 덕후였던 것(…). 그런 걸 알리가 없었던 플레이어가 덕후가 뭐냐고 물어도 그저 "모르는 척하긴, 너 다 뽀록났어." 같은 소리를 하며 수상한 웃음을 지을 뿐.

꽤 빠른 속도로 친해진 듯한 프란시스는 갑자기 얼마 전에 지진이 일어났던 거 기억하냐며 그땐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러더니 이건 일급 비밀이라며 휴대폰 갤러리에서 사진 한장을 보여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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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이것들의 정체는?

그때 하늘에서 거무튀튀한 것들이 우수수 떨어지길래 급하게 촬영했다는 프란시스. 그는 모두들 이 일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어쩌면 이번 지진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는 외계인의 침투일수도 있는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함께 탐구해보지 않겠냐고 한다.

그렇게 프란시스와 잡담을 나누고 있던 와중, 험악한 인상을 가진 같은 반 학생이 프란시스를 부른다. 그는 형님 휴식하는 데 방해된다며 그만 떠들라고 엄포를 놓는데, 이에 프란시스가 지금은 쉬는 시간 아니냐고 항변해보지만 뭐라고 궁시렁대냐며 씹히고 만다.

아무래도 불량배로 보이는 이 녀석은 이어서 플레이어를 부르는데, 그는 플레이어를 보더니 싸움 좀 하게 생겼다며 마침 나와 같은 시기에 전학을 오게 되다니 재미있게 됐다고 한다. 이내 녀석은 플레이어를 자신의 오른팔로 삼아주겠다고 하는데, 앞으로 학교생활을 문제없이 하려면 내 밑으로 줄을 서야할 거라고 한다. 이 학교는 자신이 접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이에 플레이어가 친구를 괴롭히는 건 나쁜 짓이라고 얘기하자,[4] 불량배는 뜬금없이 화를 내며 좋은 말로 하려고 했더니 안되겠다며 뒤뜰로 따라오라고 소리치고는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간다.

불량배가 나간 뒤, 잔뜩 쫄아버린 프란시스는 괜히 너에게 친한 척을 해서 불똥이 튄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에게서 뒤뜰로 따라오라는 소리가 일종의 결투 신청이라는 것을 들은 플레이어는 이 세계에서 원래 힘을 쓰면 안된다는 엘윈의 당부를 떠올리며 '그냥 적당히 패고 오지 뭐'라고 생각한 채 뒤뜰로 향한다.

뒤뜰로 먼저 나온 불량배는 이 학교에서 벌이는 첫 대결에 한껏 흥분되어 생긴 건 꼭 계집애처럼 생긴 게 감히 날 무시했겠다며/여자라고 봐주지 않겠다며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이 학교를 주름잡을 주먹이 누구인지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 : ……싸움에서 이기고 싶어하는 너의 마음…… 받았다…….
불량배 : ……? 뭐야, 거기 누구 있어?
??? : 너의 그 마음…… 내가 잘 먹어주겠다!
불량배 : ……!!! 으악!

그 순간, 어디선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갑자기 불량배가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만다.

뒤뜰에 도착한 플레이어는 어째선지 바닥에 쓰러져있는 불량배와 그 옆을 떠다니는 정체불명의 괴물을 발견한다. 분명 이 세계에는 몬스터가 없다고 들었던 플레이어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전에 괴물을 처치하기로 한다. 그리고는 쓰러진 불량배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엄마, 국이 너무 짜요……." 라고 잠꼬대를 하는 것으로 보아 놔두면 알아서 깨어날 듯.

마침 그때, 엘윈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쪽 세계에서는 원래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하지 않았냐며 플레이어를 나무라던 그는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말을 듣더니 스승님의 말이 사실이었다며 일단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한다. 지금 이쪽에는 몬스터보다 더 무서운 스승님이 나타났다고.


엘윈의 집에서 만난 하인즈는 설마 했지만 내 제자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을 벌이고 말았다며 엘윈이 그만 평행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어버렸다고 한탄한다. 그는 이 일을 수습해야만 한다며 그 전에 플레이어가 저쪽 세계에서 보고 겪은 것을 상세히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인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이내 그곳은 메이플 월드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평행세계가 분명하다고 얘기한다. 어느 쪽이 진짜 세계냐고 묻자 하인즈는 이쪽 세계가 진짜라고 할 것도, 저쪽 세계가 진짜라고 할 것도 없다며 이렇게 통로가 생겨 평행세계로 건너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엘윈이 역시 난 천재라고 깝죽대자 결국 다시 빡친 하인즈가 평행세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일갈한다.

엘윈은 자신도 나름 노력했다며 저 학생 녀석을 되돌려버린 다음에 빨리 공간을 닫아버리면 되지 않냐고 묻는데, 하인즈는 이미 메이플 월드의 악한 기운이 평행세계로 들어가버렸다고 답한다. 이에 플레이어가 방금 전 프란시스가 보여줬던 하늘에서 거무튀튀한 것들이 떨어지는 사진을 떠올리고, 혹시 그게 메이플 월드의 악한 기운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인즈는 아직은 그 악한 기운의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지만, 공간이 뚫린 곳을 중심으로 전염병처럼 퍼질 수가 있으니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악한 기운들을 회수해 와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플레이어가 저쪽 세계의 학생으로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며, 이왕 이렇게 됐으니 자네가 힘을 좀 써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한다. 하인즈는 자신이 여기에 계속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대신 지원군을 데려왔다며 한 소녀를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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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엘윈 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네요.

자신을 조작의 마법사라고 소개한 엘윈의 여동생, 릴리는 바보 같은 내 오빠가 사고를 치면 뒷감당은 언제나 제 몫이었다며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고 말한다. 이에 엘윈이 꼭 네가 내 누나인 것처럼 얘기한다며 태클을 걸자, 그녀는 조금 먼저 태어난 것 가지고 생색이라며 그를 가볍게 무시한다.

릴리는 오빠가 결계 마법을 제법 쓴다고는 하지만,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는 않고 학교에 다닐 때 쓸데없이 재능을 낭비하기만 했다고 말한다. 냄새나는 화장실에 결계를 쳐서 그녀와 친구들을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던가. 그러자 엘윈도 너는 그 다음 날 내 시험지를 조작해서 빵점 맞게 하지 않았냐며 항변하지만, 릴리는 한숨을 쉬며 괜한 짓을 했었다고 말한다. 굳이 조작 안해도 15점짜리 시험지였다고(…). 하지만 20점 만점이라면 어떨까?

15점이 아니라 17점이었다고 따지는 엘윈을 무시한 릴리는 보다시피 내 오빠가 또다시 사고를 치는 바람에 앞으로 플레이어의 도움이 절실해질 것 같다고 말한다. 다만 그녀는 이 일은 어디까지나 소란을 피우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저쪽 세계의 학생으로 지내야한다고 일러둔다.

릴리 : 그럼 다음에도 잘 부탁해요, 신수교의 학생 님.
그렇게 우연히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시작해 평행세계에 떨어진 악한 기운들을 회수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된 플레이어. 그것은 메이플 월드와 같지만 다른 인물들이 사는 세계, 서울 신수국제학교의 학생으로 살아가는 기나긴 스쿨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1. 상대의 성별은 플레이어 자신의 캐릭터의 성별과 동일하다. 제로의 경우는 퀘스트 수행 시의 캐릭터 성별에 따라 결정된다.
  2. 실제 년도에 따라 자동 갱신된다.
  3. 제로로 플레이할 경우, 둘 다 어울릴 것 같다며 남자 교복과 여자 교복 중 하나를 골라보라고 한다.
  4. 이 외에도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은 취향이다. 존중해주자.', '프란시스보다 네가 더 못생겨서 싫다.'가 있다. 첫 번째 것을 선택하면 매력이, 두 번째 것을 선택하면 감성이, 마지막 것을 선택하면 통찰력(…)이 상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