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이아이 전투

플라타이아이 전투
날짜
BC 479년 8월
장소
그리스 남부 플라타이아이
	교전국1	교전국2
교전국	그리스 연합군	아케메네스 왕조 일부 그리스 세력
지휘관	파우사니아스	마르도니오스 †
병력	110,000명 (헤로도토스) 100,000명 (디오도로스) 70,000 ~ 80,000명 (현대 추정)	350,000명 (헤로도토스) 500,000명 (디오도로스) 70,000 ~ 120,000명 (현대 추정)
피해 규모	159명 (헤로도토스) 10,000명 이상 (디오도로스)	257,000명 (헤로도토스) 100,000명 (디오도로스) 10,000 ~ 20,000명 (현대 추정)
결과
그리스 연합군의 승리 페르시아의 그리스 원정 실패

기원전 479년 페르시아와 그리스 간에 벌어진 전투.

1 배경

1.1 이오니아 반란

이 전투가 벌어진 배경을 알려면 우선 다리우스 1세의 휘하에서 이오니아 도시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을 살펴봐야한다. 이오니아 도시들은 지금의 터키 서쪽 해안가에 자리잡은 도시들로 그리스인들이 건너와 건설한 폴리스들이었다. 키루스 2세가 이들을 정복하였으나 이들은 페르시아의 통치를 달가워하지 않았으며 마침 다리우스 1세가 갓 등장하자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여 반란을 일으킨 것이었다. 다리우스는 이들을 진압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아테네가 개입하였고, 다리우스는 그리스 본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마침내 그리스를 정복하기로 결심하고 사절을 그리스 전역에 보내 물과 흙을 요구하는데 이는 페르시아 특유의 항복의 권고였다.

많은 그리스계 도시들은 페르시아의 국력에 대해 겁을 먹은 상태였으므로 이 권고에 응하였다. 다만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대단히 강경하게 나왔다. 아테네는 페르시아의 사절을 재판에 회부한 뒤 구덩이에 던져 죽였고 스파르타는 재판도 없이 깊숙한 우물에 떨어뜨린 것.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페르시아 사절을 똑같은 방식으로 죽인 것은 흥미로운데 아마도 흙과 물은 땅속에 있으니 여기에 (너희 페르시아가 우리들에게) 직접와서 가져가라는 뜻인 것 같다.

다리우스는 이에 대응하여 군사를 보낸다. 이 군대는 우선 이오니아 반란에 개입하였던 이렉트리아라는 도시국가를 점령한 뒤 파괴한다. 그 뒤 그리스에 상륙하여 아테네를 공격하려 하는데 아테네는 이들을 마라톤에서 맞서 격파한다.

다리우스는 이에 분통을 터뜨리며 대군을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그리스를 공격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때마침 이집트가 반란을 일으켜 다리우스는 그리스 공격을 연기해야 했다. 그는 이집트를 진압하기 위해 행군하는 도중에 죽었으며 그의 아들인 크세르크세스 1세가 왕위를 계승한다. 크레르크세스는 이 군사원정을 그대로 수행하여 이집트의 반란을 진압하였고 뒤이어 그리스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1.2 크세르크세스의 원정 착수

크세르크세스는 그리스 원정을 위한 준비를 6년에 걸쳐 하였으며 드디어 20만에 이르는 대군과 1200척에 달하는 선박을 편성한다. 이 6년동안 아테네 역시 놀고만 있던 건 아니었으며, 테미스토클레스의 주장에 따라 해군을 육성하는데 전념한다. 그러나 마라톤 전투때와는 달리 아테네 홀로 페르시아를 상대하기엔 워낙 페르시아군의 규모가 컸으므로 아테네는 다른 그리스 도시국가들과 동맹을 맺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공격하기 일 년 전인 기원전 481년 크세르크세스는 그의 아버지가 한 것 처럼 사절을 그리스 도시들에게 보내 흙과 물을 달라고 요구하였는데 아테네와 스파르타에게만 그 사절을 보내지 않는다. 이는 그 두 도시는 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멸망시키겠다는 뜻이었다.

1.3 그리스의 대응

그리스 도시들은 페르시아의 공격이 임박했음을 알고 대표단이 코린토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연합을 결성했다. 그리고 페르시아군이 진군을 개시한 기원전 480년 봄에 다시 모여 어떻게 방어를 해야하는지를 논의한 끝에 1만여의 호플리테스 보병을 템페 계곡에 보내 방어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마케도니아 왕인 알렉산드로스 1세가 이 계곡을 우회하는 루트가 있음을 알려왔으므로 그리스군은 이 계곡을 포기하고 후퇴한다.

곧 크세르크세스가 그리스에 상륙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리스 연맹은 아테네의 대표인 테미스토클레스의 제안대로 테르모필레 계곡에서 페르시아군을 요격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페르시아군이 해군을 이용해 테르모필레를 지나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해군이 아르테미시움 해협에서 페르시아 해군을 저지하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결정을 한 그리스 연맹은 이 작전이 실패할 경우 코린토스 지협을 방어하고 아테네 시민들은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이주하기로 하였다.

1.4 테르모필레 전투와 살라미스 해전

크세르크세스는 테르모필레에서 1만여의 그리스군과 조우한다. 그는 이틀간 정면으로 공격하였다 큰 사상자를 내었으며 결국 그리스인의 제보로 우회로가 있음을 발견하여 3일째에 그리스군을 격파한다.

그 뒤 페르시아군은 보이오티아와 아티카 지역 전역을 휩쓴다. 아티카에 있던 아테네를 점령한 페르시아군은 아테네를 불사르는데 도시를 비웠던 아테네 시민들은 이를 보고 적개심에 휩싸인다. 테미스토클레스의 주장에 따라 그리스 연합의 해군은 아테네 근처의 해협인 살라미스에 집결한다. 이때 크세르크세스는 조속히 전쟁을 끝내고 싶었으므로 살라미스가 페르시아군에게 불리한 지형임에도 불구하고 전투하기로 결정한다. 뒤이어 벌어진 전투에서 그리스 해군은 페르시아 해군을 완파하고 이로써 그리스군은 제해권을 손에 넣는다. 크세르크세스는 그리스군이 페르시아군을 본토로부터 차단한 뒤 그리스에 고립시키는 것을 염려하여 철수를 결정, 마르도니우스에게 군대를 주어 그리스 정복을 마무리 지으라고 명령한다.

마르도니우스는 아티카를 비운 뒤 테살리아로 가서 겨울을 보낸다. 그러자 아테네인들은 아테네로 복귀한다. 겨울 동안 그리스 연합 내부에 긴장이 흐른다. 그 이유는 살라미스 해전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아테네인들이 펠로폰네소스에서 나와 적극적으로 싸우길 연합들에게 촉구했기 때문. 그리고 아테네인들은 만일 연합측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해군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던 아테네 해군은 군사행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러는 동안 마르도니우스는 테살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코린토스 지협을 공격하는 것은 연합측의 단결을 굳건히 할 뿐이라 생각하였으므로 그리스 동부에 머물며 그리스인들의 내분을 기다린다.

마르도니우스는 아테네인들이 그들의 도시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사신을 보내 아테네인들과 강화를 맺자고 제안한다. 그는 아테네인들이 페르시아 편에 선다면 평화와 자치를 보장할 것이며 또한 아테네의 영토를 늘려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아테네인들은 스파르타 사절을 부른 뒤 이들 앞에서 페르시아인의 제안을 거절한다.

아테네인들의 거부를 들은 마르도니우스는 남하한 뒤 아테네를 다시 점령한다. 아테네인들은 살라미스로 피신하였고 이 피신한 아테네인들에게 마르도니우스는 이전의 강화 제안을 반복한다. 이때 아테네인들은 스파르타인들에게 구원을 요청하였고 만일 응하지 않는다면 페르시아의 강화를 수락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스파르타인들은 히아킨투스의 축제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 때문에 결정에 있어 시간을 지체하고 있었는데 외부 손님으로 온 티게아 출신의 키에레스의 설득에 의해 군대를 보내기로 결정한다. 스파르타인들이 군대를 보낼 기색이 없자, 아테네인들은 화를 내면서, 당장 군대를 보내지 않으면 우리도 마르도니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최후통첩을 전했다. 이에 스파르타의 에포로스라는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귀관들의 귀에는 저 소리가 들리지 않으시오?" 그때 밖에서는 스파르타 군이 진군 중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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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군의 기동)

2 전조

스파르타 군이 행군중이라는 말을 들은 마르도니우스는 아테네를 건물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파괴한다. 그리고 기병을 쓰기 편한 넓은 평지로 그리스군을 유인하기 위해 테베로 철수한다. 그는 요새화된 막사를 보이오티아에 있던 아소포스 강 북쪽에 지은 뒤 그리스군의 도착을 기다린다.

아테네인들은 8000의 호플리테스를 뽑아 아리스티데스에게 맡긴 뒤 스파르타 군과 합류시켰다. 이들 연합군은 키타이론 언덕을 지나 플라타이아이에 접근했다. 스파르타 장군 파우사니아스의 제안에 따라 이들은 언덕 위에 진을 치고 페르시아군을 마주보게 된다. 그리스인들은 평지에 나와서 싸우고 싶어하지 않았고 마르도니우스도 언덕 위로 군대를 보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이들의 대치는 11일에 걸쳐 계속된다. 마르도니우스는 그리스인들을 이간을 시키려고 음모를 꾸미기도 했다. 이는 플루타르코스가 서술한 역사서에서 아테네의 몇몇 장군들이 배신을 하려는 음모가 참모부에 알려졌다는 말을 서술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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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군대의 포진. 페르시아 군은 흰 색으로 표시된 평야에 포진하고 있고, 그리스 연합군은 갈색으로 표시된 언덕 쪽에서 페르시아 군과 대치하고 있다.)

마르도니우스는 자신의 기병을 보내 그리스군을 공격한 뒤 퇴각하게끔 하여 그리스군을 평야에 끌어들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기병 지휘관이었던 마시스티오스가 임무 수행 도중 전사를 해버려 실패.

오히려 사기가 크게 오른 그리스군이 앞으로 전진한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고지에 위치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때 아테네군은 좌익을, 스파르타군은 우익에 포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연합군들은 중앙에 포진하였는데 이들 중앙의 위치는 좌우익에 비해 약간 낮은 지대에 있었다. 이를 본 마르도니우스는 군대를 전진 시켜 그리스군 앞에 포진시킨다. 그러나 양측은 전투를 하기를 거부하는데 헤로도토스는 양 사령관이 싸우면 안된다는 점괘를 뽑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두 군은 8일 동안 서로 마주보고 있었으며 그리스의 지원군이 합류한다. 그동안 마르도니우스는 기병을 보내 그리스의 보급로를 교란하는 방법을 썼으며 이 때문에 그리스군은 원할한 보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 성공에 고무된 마르도니우스는 기병을 적극적으로 보내 그리스군의 물 보급로인 가르가피안 호수를 그리스 본대로 부터 차단한다. 페르시아 궁병 때문에 그리스군이 그들 앞에 있던 아소포스 강의 물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가르가피안 호수는 그리스군의 유일한 물 보급 수원이었다. 이에 따라 그리스군은 물을 확보하기 위해 페르시아 기병의 배후 차단을 막고 가르가피안 호수를 보호할 수 있는 위치로 군대를 이동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페르시아군이 이들이 철수하는 후방을 치는 것을 막기 위해 진지의 이동은 밤에 이뤄지기로 결정된다.

그런데 의도와는 달리 이 기동은 수월하지 않았고 그리스군은 혼란에 빠졌다. 연합군 측은 그들이 가야하는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헤맸고 플라타이아이에서 흩어진 상태가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시간을 지체되어 후방을 지키고 있었던 아테네군과 스파르타군은 동이 틀때까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동이 튼 후 파우사니아군의 철수를 시작하라는 신호가 오고 아테네군과 스파르타군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는데 이로써 페르시아인들은 그리스군의 전선이 흩어져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3 병력

3.1 그리스군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스파르타군 중보병 4만 5천+ 아테네군 중보병 8천 = 5만 3천에 그리고 비슷한 수의 경보병을 동원해 총 11만 군사를 이루었다고 전한다. 위의 병력의 동원이 불가능한 것만이 아닌데 살라미스 해전에서 아테네 홀로 180여 척의 선단에서 3만 6천의 노잡이를 동원한 것을 본다면 알 수 있다. 그러나 플라타이아이 전투와 동시에 미칼레에서 해전이 벌어진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스가 동원한 병력의 수는 어느정도 과장이 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현대 학자들의 견해다.

따라서 현대에 추정된 바로는 스파르타가 5000 완전 시민과 5000 자유민의 호플리테스, 아테네가 8천, 코린토스가 5000, 그리고 그 밖의 폴리스들을 통합하여 대략 3만 8천 700의 호플리테스와 그와 비슷한 수의 경보병이 동원되어 대략 7만 여 그리스군이 동원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 연합군의 지휘는 스파르타 장군 파우사니아스가 맡았다고 헤로도토스는 전한다. 그는 테르모필레에서 영웅적으로 전사한 레오니다스의 아들인 플레이스타르코스의 섭정이었다. 한편 디오도로스는 아테네 군은 아르티스티데스의 지휘하에 있었다고 전하는데 이를 본다면 각 연합군은 자신들의 리더들이 있었으며 전체적인 작전은 합의 하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3.2 페르시아군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전체 규모는 30만에 이른다. 크테시아스라는 페르시아 측의 연대기 서술자는, 페르시아군의 전체 규모는 12만이었고 여기에 7천의 그리스군이 합류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서술은 혼동이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플라타이아이 전투를 살라미스 해전 앞에 서술하거나, 또한 300의 스파르타군이 참가했다고 서술하는 등 테르모필레 전투와 혼동한 모습을 보여준다.

30만이라는 규모에 대해 현대 학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크세르크세스가 직접 이끈 병력이 25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대 학자들은 페르시아군 캠프의 규모를 토대로 대략 7만에서 12만의 병력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4 전략적 분석

플라타이아이 전투는 마라톤과 흡사한데 그 이유는 양측에서 서로 공격하면 불리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대치가 지속되었으며 이 점 역시 마라톤 전투와 유사하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양측 모두 플라타이아이에서 결판을 내고 싶어했다. 그러나 라젠비는 헤로도토스의 주장에 의문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마르도니우스가 그동안 보여온 것이 조속한 결판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마르도니우스가 플라타이아에서 보인 전략은 보급을 교란하여 그리스군을 후퇴시키려는 것이었다고 라젠비는 추측한다. 전투로 승리하기 보단 전쟁을 최대한 길게 끌어 그리스인들의 연합이 붕괴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또한 마르도니우스의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도니우스의 후방 교란은 예상보다 큰 효과를 보였고, 후퇴하면서 보인 그리스군의 혼란스런 모습은 마르도니우스로 하여금 결전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철수시의 혼란 상을 보며 마르도니우스는 그리스인들이 도주한다고 생각하였고 이들을 추격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따라서 마르도니우스는 그리스군이 반전해 강하게 저항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며, 또한 그의 군이 그리스군에 비해 낮은 위치에서 공격한다는 불리한 지형적인 조건 또한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5 전투

아침이 되자 일어난 페르시아인은 그리스군이 철수하느라 혼란에 빠져있는 것을 알아챘고 마르도니우스는 자신의 휘하의 정예 보병단을 이끌고 그리스군의 배후를 치러 나섰다. 페르시아 전군도 마르도니우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때 스파르타 군과 테게아인들은 데메테르 신전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들의 후방이 페르시아 기병과 조우하게 된다. 스파르타 사령관인 파우사니아스는 아테네인들에게 전령을 보내 구원을 요청한다. 그러나 이때 아테네인들은 테베인들과 전투를 치루고 있었으므로 이 전령에 응할 수 없었다. 스파르타와 테게아인이 기병과 싸우는 동안 페르시아 보병이 당도하였고 페르시아 보병은 화살을 퍼붓기 시작하였고 기병은 철수하였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이때 파우사니아스는 반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불길한 점괘가 나왔기 때문. 그러는 동안 테게아인들은 화살을 맞는 것을 참지 못하고 페르시아 보병 라인에 돌진하기 시작한다. 뒤이어 마침내 좋은 점괘가 나온 것을 본 파우사니아스는 군을 스파르타 군에게 돌진을 명하였고 이들은 곧장 페르시아군을 향해 돌격하였다. 점괘의 급변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점이란 게 스타일이 많은 법이라...

숫적으로 우세했던 페르시아 보병은 페르시아 기준으로 중보병이었지만 그리스 보병에 비하면 상당히 가벼운 수준이었다. 페르시아군의 방패는 버드나무로 만든 것이며 또한 짧은 창을 쓰고 있었다. 그에 비해 호플리테스는 구리로 만든 갑옷과 방패에 그리고 긴 창을 사용하였다. 마라톤 전투와 마찬가지로 두 보병의 질적 차이는 명백했다.

두 군단의 싸움은 오랬동안 지속되었고 격렬했는데 페르시아군이 그리스군에게 계속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페르시아 병사들은 그리스군의 긴 창을 잡아챔으로써 싸우려고 하였지만 그리스군은 그럴 경우 재빨리 짧은 단검을 사용하여 대응하였다. 당시 마르도니우스는 전장에서 직접 백마를 타고 지휘를 하고 있었고 그를 1000명의 호위병이 에워싸고 있었다. 그러나 점차 전장을 압도하기 시작한 스파르타 군이 마르도니우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스파르타 사람인 아림네스토스가 마르도니우스에게 돌을 던졌는데 마르도니우스는 이 돌에 머리를 맞고 죽었다. 마르도니우스가 죽자 페르시아군은 혼란에 빠져 달아나기 시작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도니우스의 호위병은 달아나지 않고 모두 죽을 때까지 싸웠다.

페르시아군은 그들의 캠프로 향해 뿔뿔히 흩어진 상태로 뛰어가기 시작하였다. 이때 캠프에선 아르타바조스가 있었는데 그는 마르도니우스가 그리스군을 추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캠프에 남은 장군이었다. 그는 패주한 페르시아군의 일부를 수습한 뒤 헬레스폰트로 철수하기 위해 테살리아로 달아난다.
한편 반대편에선 아테네와 테베군이 싸우고 있었는데 이들은 같은 호플리테스들이었으므로 쉽게 결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페르시아군이 패주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테베인들은 전투를 중단하고 달아나기 시작, 이들은 페르시아군과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으므로 많은 사상자를 내지 않았다. 그리스군은 페르시아군의 캠프를 공격하였고 페르시아군은 이에 맞서 벽을 완강히 지키려 하였으나 마침내 무너졌다. 이 안에서 빽빽히 있던 페르시아군은 3000명의 포로를 제외하고 도륙당한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4만 3천이 살아남고 25만 7천이 죽었다고 서술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는 오직 159명만 죽었다고 한다. 플루타르코스는 다른 사료를 참고로 1360명의 그리스군이 죽었다고 하였고 에포로스와 디오도로스는 1만명의 그리스군이 죽었다고 서술한다. 사상자에 대해선 위의 사료들이 유일하기 때문에 현대학자들은 정확한 사망자를 추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중.

6 애꾸눈 아리스토데모스와 다른 인물들

6.1 아리스토데모스

아리스토데모스는 영화 300에서 레오니다스의 측근으로써 한쪽 눈을 잃은 채 살아남아 플라타이아이 전투에서 자신의 동료들에게 테르모필레의 경험담을 이야기 하며 격려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실제는 영화와 차이가 있는데 아리스토데모스는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참여한 300명의 스파르타인 중 생존한 두 명 중 하나였다. 그는 전투에서 한눈을 잃었다는 이유로 레오니다스에 의해 돌려보내졌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그가 한눈을 잃은 여파로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한 눈을 잃은 헬롯 계급의 에우리투스는 돌려보내지는 것을 거부하고 페르시아군에 돌진하여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아리스토데모스는 순순히 레오니다스의 명령에 따라 되돌아왔기 때문에 스파르타인들에게서 겁쟁이로 낙인 찍혔고 또한 완전 시민 출신의 그는 헬롯 출신보다 못했다라는 비난도 받게 된다. 때문에 스파르타인들은 그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고 불을 건네주지도 않았다.

다른 스파르타인의 생존자인 판티테스는 레오니다스에 의해 사절로써 테살리에 갔다가 늦어지는 바람에 테르모필레 전투에 참여하지 못했다. 스파르타인들은 그가 전투를 겁내서 늦장을 부렸다고 의심했고 아리스토데모스와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는 목을 매어 자결한다. 아리스토데모스와 사이좋게 지내며 견뎠으면 좋았을텐데

아리스토데모스는 이를 일년간 겪은 뒤 플라타이아이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 전투할 기회가 주어지자마자 그는 즉각 페르시아군 진영을 향해 돌진해 엄청나게 맹렬한 기세로 싸웠으나 페르시아 진영 깊숙한 곳에서 에워싸여 곧 목숨을 잃는다. 그가 전사한 뒤 스파르타인들은 모두 그가 명예를 회복했다고는 인정하였지만 그의 죽음을 기리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그가 스파르타인다운 엄격한 규율을 가진 상태에서 싸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즉 단독 개돌로 죽어서 기리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1년 간 왕따시켜놓고는 팀플레이 안했다고 또 비난

6.2 아몸파레토스

그는 스파르타 분대의 지휘관이었다. 그는 야밤의 후퇴를 거부하였는데 그 이유는 스파르타인은 후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스파르타군의 사령관인 파우사니아스와 아몸파레토스간의 말싸움은 동틀때까지 지속되었고 마침내 스파르타인들이 후퇴하기 시작하자 그와 그의 분대는 후방에 남겨지게 되었다. 그는 이것에 당황하였고 따라서 얼른 분대와 함께 스파르타 군을 뒤쫒기 시작하였다.

6.3 칼리크라테스

그는 스파르타뿐 아니라 전 그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다만 본인은 이러한 명성을 싫어했으며 전사로써 알려지길 원했다. 따라서 전투가 벌어지기만을 기다렸는데... 서있다가 화살에 맞아 쓰러진다(...).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은 '난 내가 국가를 위해 죽는 것이므로 억울하지 않다. 하지만 적을 앞에 두고 손 한 번 휘두르지 못한 것이 애석하다'라고 말했다고.

7 그 이후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미칼레 해전은 플라타이아이 전투와 같은 오후에 벌어졌다. 미칼레에 정박한 페르시아 선단은 대부분 수리중이었으므로 해전을 하지 않고 이 배들을 모두 끌어다가 해변 위에 올려다 놓고 있었다. 페르시아군 6만여 병력은 캠프에 주둔중이었다. 이에 그리스 해군의 지휘관인 스파르타 왕 레오티키데스는 자신의 해병들을 하선시켜 캠프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군의 수가 많지 않았으므로 페르시아군은 그들의 캠프에 나와서 싸웠는데 그리스군의 호플리테스는 다시 그들의 우수함을 입증하였고 페르시아군을 살육한다. 페르시아군이 후퇴하자 그리스군은 정박된 배들을 몽땅 불살랐고 그 결과 페르시아군의 해군 전력은 소멸된다. 플라타이아 전투와 미칼레 해전으로 인해 2차 페르시아 전쟁은 막을 내리게 된다. 또한 이로써 페르시아의 그리스에 대한 야심은 완전히 꺾이게 되었다. 이 이후로 페르시아는 그리스를 정복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게 된다.

아르타바조스가 이끌던 페르시아의 잔여병력은 터키 지방으로 향해 달아난다. 이들은 마침내 비잔티온에 도착하는데 이때 트라키아인의 공격을 받아 다시 많은 병력을 잃는다. 이들은 헬레스폰트에 있었던 다리를 건너는데 성공하였고 미칼레 해전 이후 그리스 연합 선단이 헬레스폰트에 도착하였을땐 이미 다리가 파괴된 상태였다. 펠로폰네소스 해군들은 모두 귀국하였는데 아테네 해군은 계속 전쟁을 수행하기로 하고 페르시아의 케소네소스 지역을 공략하기로 한다. 이 지역에 있던 세스토스라는 도시를 아테네인들이 포위하였고 이 도시를 함락한다.

이로써 페르시아 전쟁은 막을 내리고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다. 그리스의 반격이 시작된 것. 헤로도토스는 그의 '역사'를 세스토스 포위까지 서술한 뒤 막을 내린다. 그 이후 30년 동안 아테네가 주도하는 델로스 동맹은 페르시아를 마케도니아와, 트라키아와, 에게해와 이오니아 지방으로부터 몰아낸다. 마침내 페르시아는 아테네와 강화를 맺기로 하였고 칼리아스 조약을 맺는데 이로써 반세기에 걸친 전쟁은 막을 내린다.

8 중요성

플라타이아이 전투와 미칼레 전투는 2차 페르시아 전쟁을 완전히 마무리 지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그리스는 이 싸움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서 뒤이어 지속된 그리스-페르시아의 전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세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전투는 마라톤 전투나 테르모필레나 살라미스 해전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확실치 않다. 추측하자면 극적 요소의 부재랄까. 테르모필레에서는 영웅적인 희생이 있었으며 살라미스 해전이나 마라톤 전투의 경우 그리스가 불리한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 것이었기 때문. 그에 비해 플라타이아이 전투는 그리스군이 불리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유리한 높은 언덕을 점령한 상황에서 싸운 것이었다.

군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플라타이아 전투는 페르시아군에 비한 호플리테스의 우수함을 다시 재확인 해 준 전투였다. 사실 마르도니우스의 판단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그리스인들은 밤새 한숨도 못잔데다 진형이 완전히 흐트러진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페르시아군이 패배한 것은 개개인의 전투력이 호플리테스에 비해 밀렸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플라타이아는 전술적인 우수함보다는 병사 개개인의 무장의 질 차이로 인한 승리였다. 비슷한 무장을 한 아테네와 테베군의 경우 둘의 거의 우열을 가지리 못한 것을 감안한다면 무장의 질이 비슷한 경우 지휘계통이 흐트러지고 밤샘 행군으로 피로한데다 진형이 무너지고 수적으로도 불리했던 그리스군이 밀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군이 가진 이러한 불리함은 호플리테스의 우수함으로 만회가 되었으며 또한 마르도니우스가 경솔하게 깊게 들어가서 전사하는 행운까지 겹쳐 페르시아군은 완패하고 만다.

또한 페르시아군과 그리스군 간의 보병의 질 차이가 명백했으나 기병 전력은 페르시아군이 상당히 앞섰기 때문에 추격하는 곳이 기병이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형이었다는 것도 페르시아에게 있어서 불행이었다.

어쨌던 이 전투 이후 페르시아 제국은 그리스군의 용병을 고용하기 시작하였으며 훗날 왕위 계승 전쟁에 참여한 크세노폰과 1만의 그리스 용병들은 페르시아 영토 내에서도 호플리테스의 강력함을 보여준다. 그 이후로 그리스인들은 페르시아군에 대해 조금도 겁내지 않게 되었으며 이는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를 멸망시키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