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세르크세스 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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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어: Xšayāršā (흐샤야르샤)[1]
현대 페르시아어: خشایارشا (하셔여르셔)
고대 그리스어: Ξέρξης (크세르크세스)
영어: Xerxes (저크시스)
고대 히브리어: אחשורוש (아하슈웨로시)[2]
한국어: 관대하 1세 크세르크세스 1세

B.C. 519년? ~ B.C. 465년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제국의 황제.

" 나는 관대하다."

1 행적

아버지가 그 유명한 다리우스 대제였으며 그의 어머니는 키루스 2세의 딸 아토사였으므로 결과적으로 키루스 2세의 외손자이다. 거대한 판도를 자랑하던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제국을 맡아 이집트바빌로니아 지방의 반란세력을 토벌하고, 아버지가 못 이룬 그리스 원정 성공을 위해 3년간 원정을 준비했다. 그 규모는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170만(!)이라는 괴물 같은 숫자지만[3] 실제 추정에 의하면 대폭 감소하여 10~20만선으로 추정한다. 10만 이하라는 학설도 나왔지만 여하간 그리스보다 많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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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채찍질하는 페르시아인들. 바다는 나의 원수 포세이돈의 분노로 해전 패배 확정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의하면, 자신을 능멸한(?) 바다채찍질을 300번이나 하고, 달군 쇳덩이를 던지고,[4] 자신의 아들을 병역에서 빼려고 한 신하의 아들을 능지처참시키거나이건 잘한 거 아닌가?그래도 능지처참은 너무하다, 병사들을 강제로 동원해 바다 위에 다리를 놓는 등 폭군으로 묘사되었으나 사실은 전쟁을 싫어하는 섬세한 성격이었다고 한다.[5][6] 헤로도토스가 그리스인들의 자료에만 의존해서 이렇게 나쁜 모습만을 기술한 것으로 추정된다(그렇다고 어디까지나 자료문제지 헤로도토스를 중립적이지 않다고 깔 수는 없다.). 바다에 채찍질을 하거나 병역기피를 하려던 신하의 아들을 능지처참한 것은 군대의 사기를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병역기피의 사정도, 헤로도토스가 유일한 전달자인 걸 감안해야겠지만, 병역기피하려던 신하는 아마도 참전치 않아도 상관없는 사람이었는데 가만히 있자니 켕겨서였는지 아무튼 참전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헤로도토스의 전달에 따르면 이 사람은 당시 크세르크세스 다음 가는 부를 자랑하는 사람인데 참전하며 전재산을 바쳤다. 그리고 행군하던 와중 저와 제 아들 6형제가 참전했는데 이는 제 핏줄 전부라 만약의 사태가 있을 수 있으니 제 장남만 좀 빼서 고향에 보내주십사 했는데 빡친 크세르크세스가 능지처참에 처한 것이었다.... 거기다 처음 전쟁한다고 선포했을 때 좌중이 쥐죽은 듯 고요했고 삼촌만이 혈통 믿고 진언했다는 걸 보면 필시 성격이 더러웠을 것이다.

이 때 전쟁을 말리는 상소를 올린 삼촌에게 했던 소리가 그 유명한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성공은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이다. 결국 전쟁해서 졌지만. 나라일은 무조건 도전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걸 역사로 입증한 사람.

B.C. 480년 그리스와의 전쟁을 개시하여 아테네까지 거침없이 진격하였으나 살라미스 해전의 패배와 바빌론의 반란이 결정타가 되어 2년 만에 원정을 중단하게 되었다.

이 전쟁의 여파로 페르시아는 상당한 손실을 입는데, 이 전쟁의 결과로써 페르시아는 에게 해의 제해권을 완전히 상실하였고 현재 터키의 서부 해안 도시들이 몽땅 아테네에게 붙어버리게 된다. 게다가 아테네는 매우 강력해졌으며 이들은 에게해의 제해권을 장악하여 페르시아에 적극적으로 군사원정을 하였는데 가령 페르시아가 해군을 재건한다는 소식을 듣자 아테네는 해군을 이끌고 터키 한복판까지 강을 거슬러와 해군을 괴멸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이집트가 반란을 일으켰고 이를 진압하긴 하였으나 뒤이어 키프로스 섬을 잃게 된다. 이로써 아테네는 제국화되었고 페르시아는 그 이후로 그리스에 대해 군사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즉 크세르크세스의 군사원정의 실패는 마르도니우스가 이끄는 10만 병력과 천여척에 달하는 해군의 소멸이라는 직접적인 손실과 에게 해의 제해권에 이오니아 도시들 및 키프로스의 상실로 이어졌으므로 명백히 페르시아에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페르시아가 아테네를 불태운 전과가 있으나 아테네 시민들은 뒤에 곧바로 아테네 제국이나 다름없는 델로스 동맹의 맹주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수의 재산을 보전한 듯 하며[7] 따라서 이것만으로 페르시아 전쟁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게다가 마르도니우스는 크세르크세스에게 명백히 '우리가 패배했다'라고 말하였다. 즉 페르시아 측에서도 살라미스 해전때 이미 그들은 패배하였다고 생각하며 설령 그 시점에서 아직 해볼만 하다고 했다 하더라도 플라타이아 전투와 미칼레 해전에서 각각 10만 병력과 3백여 척의 전함이 궤멸퇴고서도 '아테네를 불살랐으니 이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전쟁의 승리 이후 연맹 도시들한테 아테네는 우리가 중심이었고 쟤네 주적이었고 그래서 우리 도시가 불탔으니 너네 우리한테 보상금 줘라! 라고 말하면서 막대한 보상금을 긁어모아 도시를 고대도시답지 않게 계획도시로 화려하게 재건했고, 화려한 예술품들도 함께 건축하는 것을 통해 완전히 문화 경제 학술 중심지로 거듭났다.

스파르타300 전설이나 등의 그리스 기록 때문에 평가절하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여러모로 볼 때 관대한대인배의 경향이 크다. 페르시아 전쟁 당시 크세르크세스 대제는 그리스를 정벌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는 자신의 대군을 보고 언젠가는 그들도 전쟁으로 죽게 될 것을 생각하고 느낀 허무함 때문에 울었다고 한다. 물론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의견도 있다.

또한 의외로 성경에도 등장하고 있다. 성경에 등장하는 현명한 유대인 에스더의 남편이자 페르시아의 황제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크세르크세스 대제다. 유대인을 몰살시키려다 에스더의 설득으로 그만두었다는 점 때문에 덩달아 대인배로 취급받는다(…).[8] 단, 개신교에서 주로 쓰는 성경에서는 히브리어 성경에 따라 아하수에로(Ahasuerus)[9]라고 나오기 때문에 이 둘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은 얼핏 봐서는 알기 힘들다.(…)[10] 성경을 읽어보면 에스더는 그리스 원정 전을 기점으로 간택되기 시작했다가 그리스 원정 실패 후에 비로소 왕비가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11] 전 왕비가 폐위되고 에스더가 새로 왕비가 되는데 전 왕비인 와스디[12]를 폐한 이유가 술자리에 불렀는데 안 나와서(...)이다. 오오 관대한 이 몸께서 부르시는데 감히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해석이 있다. 고대에 여성이 남성들의 연회에 함께 하는 것은 고급 매춘부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왕비가 모욕감을 느껴 오지 않았다는 것,[13] 혹은 크세르크세스가 추구한 왕권 강화에 와스디가 방해를 했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페르시아로 철수한 이후에는 수도 페르세폴리스에 머무르면서 방대한 건축사업을 벌였다. 수도에 자신만의 궁전을 세웠고 그의 보물창고도 이 때 만들어졌다. 말년에는 정치에 관심을 잃고 하렘에 빠져 정사를 내팽개치다가 B.C. 465년 아르타바누스 등의 신하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그를 암살하고 그의 아들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를 옹립했다.

보물창고를 건설한 말년의 행적 때문에 후대왕중왕들과 함께 호프 다이아몬드와 연관이 있다는 설도 있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참고로 절대 영역에 대한 미학(...)을 알고 있는 깨우친 군주(...)였던 모양이다.

2 창작물에서

2.1 영화 300

"나는 관대하다."라는 대사와 함께 매우 개성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덕분에 저 대사도 너무나 유명해져서 사실 본명관대하 씨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원작에선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레오니다스와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만, 영화판에선 열폭 찌질이모습조차 노예에 가깝다. 제왕이 맨몸으로, 전장에 나서다니!로 왜곡당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크세르크세스의 담당배우였던 로드리고 산토로마저도 본명보다 관대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헌데 실제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는 반응이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일본판 더빙 성우는 사쿠야 슌스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영화 300의 모습과 실제 모습과는 넘사벽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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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황금간지! 실제로도 담당배우인 로드리고 산토로는 키도 크고 상당한 미남이다. 그리고 목소리의 경우에는 크세르크세스는 저음으로 음성변조 된 것이라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

300의 후속작으로 기획된 만화 크세르크세스와 영화 300 : 제국의 부활에선 주인공...인데 하필 배경이 살라미스 해전이다. 거기다가 상대측은 테미스토클레스(…). 여기선 마개조당해서 저 꼴이 되기 전의 훈훈한, 그리고 역사 고증으로 따지면 더 말이 되는 모습으로 잠시 등장한다.

300을 패러디한 영화 미트 더 스파르탄에선 지독한 비만 뚱보로 등장하는데, 이 영화의 등장인물이 다들 그렇듯 처절하게 망가진다. 관대하다면서 자기 쓰러지게 한 병사를 바로 쏴죽인다든가, 레오디나스에게 신발끈 풀렸다 말해 몸을 숙이자 드디어 절받았다 의기양양해하든가 낚시신공 인사받기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막판 바닥에 굴러다니던 트랜스포머 큐브를 손에 넣어 차와 함께 변신해 메카 크세스트론이 되어버린다.(…) 흉부 중앙의 모니터에 유튜브도 나온다!! 그러나 전선에 연결되어 힘을 발휘하는 탓에 걸어나오던 중 짧은 전선이 콘센트에서 뽑히는 바람에 기동 정지해 앞으로 쓰러져 그 앞에 있던 레오디나스를 비롯한 남은 스파르탄군이 전멸해 버린다. 우왕ㅋ굳ㅋ인지 좆망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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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의 원작가 프랭크 밀러에게 많은 영향을 준 고전영화 <300명의 스파르타인>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쪽은 그래도 나름대로 역사에 가깝게 고증된 편으로, 300보다는 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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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기가 거꾸로 읽으면... [14]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이렇게 거꾸로 읽은 표기가 왠지 더 읽기 편하다?

2.2 아르미안의 네 딸들

국내 순정만화가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도 크세르크세스가 등장한다. 영민하고 야심 넘치는 황제로써 아르미안의 왕녀 와스디 스와르다를 네 번째 황후로 맞아서 총애한다. 하지만 스와르다가 마음에 두고 있던 것이 친척이자 신하인 리할 오타네스였음을 알고, 질투에 미쳐 스와르다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만다. 이후로는 점점 영민함을 잃어 야욕에 물든 추한 권력자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최후에는 아르미안 출신 병사에게 암살당하며, 레 샤르휘나의 예언대로 이후 황위는 그의 자손이 아닌 리할의 자손에게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 왕들의 통치자라는 의미이다.
  2. 이를 라틴어로 옮기면 Ahasuerus, 성경 개역한글판에서는 이를 음역한 '아하수에로'라고 한다. 공동번역판에서는 '아하스에로스'라고 했으며, 가톨릭에서 새로 번역한 주교회의판에서는 통칭인 그리스어 '크세르크세스'로 번역했다.
  3. 역사를 읽어보면 상당히 삼국지 내에서도 과장된 추정법, 그러니까 제갈량이 적벽대전을 앞두고 동오에 건너가 조조 원래병력 + 원소 병력 + 형주 병력 + 기타등등 = 물경 200만이라고 까던 구라빨처럼 얘네를 데려왔고, 쟤네를 복속했고, 걔네들이 자진참전했고 걔네들이 동원 가능한 병력수가 이 정도니 다 합쳐서 이만큼이다!와 같은 서술이다.
  4. <역사> 제7권 34-35.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이냐면, 대군을 이끌고 헬레스폰트 해협을 건너려고 부교를 놓았는데 그만 그것이 폭풍 때문에 박살이 났다고. 이에 따라 크세르크세스는 부교를 다시 만들라 명하는 한편, 감히 왕 중의 왕인 자신의 걸음을 멈추게 한 바다를 징벌하기 위해 채찍질을 가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5. 그가 전쟁을 하게 된 계기도 그냥 자신이 하고싶어서 한것도 아니고 세번의 심한 악몽을 꾸었는데 그 악몽에서 계속 웬 유령이 나와선 '그리스로 쳐들어가라'고 협박을 하고 겁을 먹어서라고 한다. 이런 섬세한 성격을 표현해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아테네를 정벌하기 위해 나선 크세르크세스와 그의 군대가 헬레스폰트에 도착하고, 크세르크세스가 많은 군사를 대오정렬시키고 점검할때 갑자기 울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가 '이 많은 사람들이 백년 뒤에는 전부 다 죽어 없어질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곤 서글퍼져서였다. 니가 더 빨리 죽게 할거잖아! 전쟁에서 병사들이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 점에서 부하를 진정으로 신뢰하는 참리더의 모습을 옅볼 수 있는 부분.
  6. 그러나 이것도 좀 웃긴 게 전쟁을 처음에는 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좌중이 침묵하자 크세르크세스에게 삼촌이 되는 다리우스의 동생이 혈통빨을 믿고 과감하게 전쟁 관두자고 진언한 것이다. 그러자 삼촌만 아니었음 모가지 벴다고 노발대발했다 그 날 밤이 찾아와 자연스레 혼자 사색에 잠기게 되니 님 해협에 놓인 다리 그거랑 그거 지키는 호위병력에 님과 제국의 운명 맡길 거임? 선황도 그거 때문에 살떨었던 거 잊으심?이란 삼촌의 진언이 아무래도 쫄려서 관두겠다고 했다가 연속된 악몽으로 재개한 것이다. 그것도 너무 악몽을 꾸니까 삼촌더러 보라고 삼촌과 둘이 같이 자서 이번엔 삼촌이 악몽을 꿨다고는 하는데...너무 이랬다저랬다 하면 그러니 둘만 있을 때 전쟁하고 싶어서 악몽 꿨다고 해달라고 조르거나 협박한 게 설득력 있어 보인다.
  7. 사실 아테네 시민들은 페르시아군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재산을 모두 도시 밖으로 빼놓은 상태였다.
  8. 다만 유대인 몰살을 주도한 건 하만이었다. 이후 유대인 몰살을 취소한 뒤엔 도리어 하만 자신이 처형되었다고 나온다.
  9. 페르시아 원어 Xšayārša의 히브리어 → 라틴어 중역
  10. 최근의 영어 번역본(NIV 등)이나 천주교에서 2005년에 새로 번역한 성경에는 널리 알려진 명칭(그리스식 음역)을 반영하여 크세르크세스로 나왔다. 다만 페르시아 사람인데 페르시아식 'Xšayārša(흐샤야르샤)'가 아닌 다른 나라 이름으로 불리는 게 에러라면 에러. 서구에 국제적 명성을 얻은 대가(代價)인가
  11. 즉위 후 3년만에 큰 잔치를 열었는데 이게 그리스 원정 전인지 후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전이라면 일종의 군사력 점검 차원 연회라는 설이 있다.
  12. 신일숙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나오는 와스디 스와르다는 이 왕비를 모티브로 했다.
  13. 고대의 격식 있는 연회는 남녀가 분리되어 거행되었다고.
  14. 앞의 세 글자는 당연히 sex, 뒤의 rex는 라틴어로 왕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