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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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밤과 낮, 하지만 그것은 놀랄 정도로 이상하도다!(O, day oand night, but this is wonderous strange!)"

1 개요

영국에서 빅토리아 여왕 시대(1884년)에 쓰여진 차원물리학 사회풍자 소설.

정식 이름은 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플랫랜드 : 다차원 세계의 이야기). 저자는 애드윈 애벗 애벗(Edwin Abbott Abbott)[1]. 참고로 실제 책을 보면 저자가 'A. 스퀘어'라고 되어있는데, 이것은 소설을 쓴 애드윈이 자신이 쓴 다른 책의 명성에 흠집을 낼까봐 가명을 사용하여 내었다고 한다. 근데 현실은 당신이 쓴 책은 이것밖에 유명하지가 않아 참고로 다른 사람이 쓴 후속작인 플래터랜드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풀 네임은 '앨버트 스퀘어'.

걸리버 여행기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영국 풍자 소설의 절정. 다만 걸리버 여행기는 대놓고 높으신 분들을 까고 인간을 까고 이것저것 다 까는 바람에 작자 사후 이후에 풍자 부분이 모조리 까이고 까인 나머지 동화로 전락한 반면, 이 책은 겉보기에는 차원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는 수학 소설의 탈을 쓰고 있어 블랙 유머 부분이 고스란히 남아있다.[2]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빅토리아 여왕 시대 당시의 여자들의 사회적 권위에 대해서도 까고 있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지내는 지식인들, 새로운 것에 대한 지식을 입막음하는 높으신 분들, 단순한 출생의 문제로 버려지는 사람들과 영국의 계급 관계 등을 적나라하게 까고 있다. 다만 이 책이 그러한 검열을 피해간 가장 큰 이유는, 걸리버 여행기와 다르게 이 책은 2차원 플랫랜드라는 전혀 다른 배경을 주제로 하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말했듯이 이 책은 풍자 소설이라기보다는 차원에 대한 소설로 더 읽히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이런 것을 단순히 무시할 수가 없었던 게, 애드윈이 이 책을 쓴 1884년은 그 차원에 대한 연구를 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아직 꼬꼬마 시절이었을 때였다. 한 마디로 상대성 이론같은 거 없을 때 썼던 정교한 차원학개론 예언서었다는 거(...). 이 경향이 얼마나 심했냐면 아인슈타인의 친구였던 호프만이 이 책을 극찬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이 책을 차원학에 대한 개론으로 생각하여 필수도서로 지정한 미국의 대학교는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

실제로 워낙 이 책은 출시될 때 인기도 없었고 옥스포드 Dictionary of National Biography에도 안 나올 만큼 듣보잡이었지만 사후 상대성이론 등 차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 책이 재조명받기 시작했고, 이 책의 후속작으로 다른 작가들이 쓴 Sphereland (1965)와 Flatterland (2001)등 여러 SF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참고로 소설을 쓰는 원작자의 입장이 아니라, 마치 수필처럼 가상의 세계의 주인공이 현실의 독자들에게 쓰는 책처럼 되어있기 때문에 정말 묘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머릿말부터가 이미...[3]

2 애니메이션

지식채널e에서 '상식과 상상'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4~6부에서 2부 스토리가 애니메이션화되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거나 간단히 훑어보고 싶은 사람은 이걸 보는 걸 추천한다. 다만 원작과 다른 오리지널 설정이나 빠져버린 설정 구멍이 상당히 많으니 주의.[4]

서양권에서도 여러차례 애니화 되었는데, 2007년에 나온 장편 애니메이션 Flatland와 역시 2007년에 나온 단편 애니메이션 Flatland: The Movie가 있다. 장편 Flatland가 사회 풍자라던지 스토리면에서는 더 소설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평은 단편이 더 좋다(...) Flatland: The Movie 후속작으로 나온 Sphereland의 스토리를 따라간 Flatland 2: Sphereland (2012)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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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토리

"인내하라. 이 세상은 넓고 광활하도다."
"오, 멋진 사람들이 사는 멋진 신세계!" 이거 말하는 거 아니다

주인공인 A. 스퀘어[5]는 평면만이 세상의 전부인 2차원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각형이다.

1부에서는 그 '스퀘어 씨'가 플랫랜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보다보면 이걸로 거의 새로운 판타지 세계관을 짜도 될 정도로, 2차원의 세계를 단순히 서술했다고 보기에는 굉장히 정교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가령 여자는 전부 직선에 [6][7] , 남자는 하등한 이등변삼각형에서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에서 원에 이르기까지. 플랫랜드의 집의 구조나 1차원의 시야만으로 상대방을 구별하는 방법이라든지, 자연의 법칙과 유전의 법칙, 성직자들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직선(여성)이 제일 하층에 있으며, 삼각형 위에 사각형, 사각형 위에 오각형, 이런 식으로 선이 늘어날 수록 계층이 올라간다. 제일 위에는 원(성직자)이지만 정원은 존재하지 않고 실제로는 몇백각형 넘어가는 도형들을 원으로 다 묶어부른다. 한때색깔로 계층을 없애자며 색깔혁명이 일어나 여성과 원이 다 똑같은 색을 입혔었으나, 하층민 한 남성이 윗계층인 척 하고 여자를 꼬셔서 결혼한 뒤 여자가 사실을 깨닫고 자살한 이후 민심이 돌변, 원이 다시 정권을 되찾으면서 색깔은 금지되고, 계층 차별은 더욱 엄격해진다.

그리고 작가 씨는 은근슬쩍 발이 없는데도 걷고 멈출 수 있다든지 건축 방법이라든지 중력의 위치라든지 곡물의 추수 방식이라든지 철자법 필기법이라든지 지형 구조라든지는 별로 궁금 안 할 것 같다며 다 설명 생략했다

2부에서부터 본격적인 차원 이야기가 시작된다. 학교에서는 주로 이부분만 읽는다
어느날 어린 손자에게 곱셈을 가르쳐주려 가로로 셋 세로로 셋이면 아홉개의 사각형이 있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 손자가 그러면 3의 세제곱은 어떻게 표현하냐고 묻는다. 손자가 멍청이라고 생각한 그는 포기하고 잠을 자게 되는데, 어느 날 꿈 속에서 라인랜드로 들어가게 되고, 1차원만을 우주라 생각하며 진정한(적어도 당시의 자신에게는) 우주인 평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설득해보지만 결국 빡돌아서 꿈에서 깨 버린다.
그리고 그 후, 스퀘어는 3차원에서 1000년에 한 번 씩 오는 3차원의 사자인 스피어(Sphere)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역시도 라인랜드의 왕처럼 새로운 우주를 믿지 않다가 결국 스피어에 의해 3차원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그 곳에서 3차원을 전도받던 그는 4차원에 대한 열망이 생겨 스피어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다시 2차원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는 꿈 속에서 스피어를 만나, 0차원의 포인트랜드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무지 속에서 자신만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왕을 보고는 지식의 열망을 꿈꾸고 완전히 플랫랜드로 돌아가게 된다. 맨 먼저 그의 손자에게 이 지식을 가르치려 했으나 손자는 자기가 한 말은 장난이었고 (...) 오히려 할아버지를 정신병자 취급한다. 지못미. [8]

그러나 어떻게든 이 지식을 전파하려고 노력했고, 3차원의 사자에 대한 미신을 완전히 철폐하던 정보 당국이 있음에도 이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가 결국 정치범으로 몰려서 정치범수용소 감옥에 끌려들어가게 된다. 그 후 A. 스퀘어가 이 책을 스페이스랜드[9]의 독자들에게 써서 더욱 더 많은 것을 열망하도록 부르짖는다.

여담이지만 후에 쓰여진 플래터랜드를 보면, 결국 이 책을 쓰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감옥에서 돌아간 듯 하다. 사실 원작에서도 두 손자를 둔 상당한 노인이기도 하고.

자세한 사항은 추가바람.
  1. 오타가 아니라 실제로 이름이 '애드윈 애벗 애벗'으로 이름이 2번 반복된다. 그래서 보통은 애드윈 A. 애벗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2. 그런데 이 탈이 너무 정교했는지, 아직도 이 책이 수학 소설인 지 아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작자 사후 120년동안 이 책이 가장 많이 읽힌 곳은 대학 물리학과였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 인지도 덕분에 이 항목은 오랫동안 만들어지지 않았다카더라
  3. 책이 떡하니 있으니 전문을 수록할 순 없지만, 개중에 '그가 비록 차전에는 2차원만을 알다가 비로소 3차원의 신비를 전수받았지만, 하늘나라의 시민들은 점점 더 높은 곳을 열망하여 4차원, 5차원, 심지어 6차원의 비밀에까지 이르기를...'라는 구절이 있다. 머릿말보다는 독자들에게 호소하는 느낌이 강하다. 한중록?
  4. 스피어가 스퀘어를 보고 '나의 스승'이라고 한다든지(다만 이것은 3차원 너머의 것은 없다고 화를 냈던 자신과 더 높은 차원으로 가고자 한 스퀘어씨를 비교하며 말한 것도 있다. 자신이 포인트 랜드의 왕이라고 한 것도 자신이 마치 자신 외에는 어떤 것도 알지 못하고 우쭐거리는 점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말한 것.) 스피어가 예고도 안하고 스퀘어 내장을 툭툭 건드린다든지 그리고 라인랜드의 스토리는 대부분 싹 다 지워버렸다. 꺼져 이 목소리만 있는 괴물아 다만 이게 연출 하나만은 굉장히 걸작이다. 마지막에 플랫랜드가 점차 하나의 점으로 변하면서 자만과 오만에 가득 찬 포인트랜드로 변해가는 장면은 원작을 읽은 사람이든 아니든 엄청난 전율을 느낄 수 있다.
  5. 본편에서는 '스퀘어 씨'라고만 불린다.
  6. 그래서 만약 여자가 돌면 존재감이 사라져버린다! 직선이 점으로 보이기 때문.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여성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7. 참고로 작가는 여성을 폄하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을 받았었고 안 그래도 안팔리는데 욕까지 먹어서 억울한 나머지 개정판에서는 역사가의 입장에서 쓴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8. Upward, not northward (북쪽이 아니라 위쪽)을 구호로 외치며 위를 가르치려 했으나 북쪽이 위쪽인 2차원에서 그게 가능할리가 없다.
  9. 작중에서 3차원을 부르는 이름이다. 참고로 플래니터스, 스피어랜드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