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닌텐도 DS로 나온 스퀘어 에닉스 사의 RPG에 대해서는 멋진 이 세계 문서를,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다섯번째 작품의 확장팩에 대해서는 문명 5#s-5.2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1 개요

"아. 이 멋진 인간들이여!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간들인가! 오, 멋진 신세계여..."

- 야만인 존, 윌리엄 셰익스피어템페스트를 인용하며[1]

Brave New World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우리들과 함께 디스토피아 소설의 3대 고전이다. 과학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상 시간은 A.F. 632 년인데(After Ford), 헉슬리는 과학의 발전의 역사를 보자면 약 600년후 미래는 "멋진 신세계"와 같은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어낸 연도다. 작품에 묘사된 디스토피아에 훨씬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현대 사회 덕분에 예언서쯤의 고전문학이 되면서 SF소설의 바이블에 올랐다.

1984와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두 소설이 그리는 디스토피아가 현격하게 다르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닐 포스트먼에 따르면, 오웰이 그리는 디스토피아는 공포와 기만이 지배하는 세계이며, 올더스 헉슬리가 그리는 디스토피아는 욕망과 말초적인 자극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오웰이 책을 금지할 자들을 두려워했다면, 올더스 헉슬리는 아무도 책을 읽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책을 금지할 필요조차 없어질 것을 두려워했다고 할 수 있겠다.

오웰과 헉슬리의 관점을 1984와 멋진 신세계로 비교한 만화가 있다. 재미있고 짧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보도록 하자. 다만 이 만화는 옳고 그름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쳐서 판단한 경향이 있다. 또,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했는지로 SF소설의 우위를 결정하는 시각은 곤란하다. 둘 다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소설이다.

2 배경 및 줄거리

주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대전쟁 이후[2] 거대한 세계정부가 들어서, 모든 인간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나며,[3][4][5]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은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그들의 지능에 따라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가 결정되어 있다. 사람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계급[6]으로 나뉘는데, 대체적으로 알파 계급은 사회 지도층에 속하는 엘리트 계층, 베타 계급은 행정 업무를 맡는 중산층, 감마 계급은 하류층에 해당하며 델타나 엡실론 계급은 사실상 몇 가지 유전자 타입을 가지고 고의로 지적장애를 유발한 채 양산되어[7] 단순 노동을 담당한다. 2000년대 이후 현대인이 본다면 로봇이나 디지털화된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 정도도 모두 저능아 클론들이 하는 것을 보면 (그저 저 소설이 집필될 당시에 인공지능 로봇이란 생각을 못 해서였던 것 같지만) 소설 상의 세계에서 인간은 그저 사회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인류는 태아 시절부터 조건반사와 수면암시 교육으로[8] 자신의 계급에 맞는 세뇌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

촉감영화라고 하는, 포르노에서 촉감까지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오락 수단이 주요 여가 생활의 하나로 되어 있으며[9], 모든 성애(性愛)는 기본적으로 자유롭다. 심지어 7살짜리 아이들이 성놀이를 통해 성을 학습하는데, 오늘날처럼 결혼을 통해서 정해진 파트너와만 성관계를 갖는 것이나 성관계를 통해 아이를 낳는 것은 사상 자체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추잡한 개념이 되어 있다.

또, 소마라고 불리는 일종의 마약이 주어지는데, 이것을 복용하면 그야말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공장제 대량생산의 고안자 헨리 포드를 신적 존재로 받들며 첫번째 포드 모델 T의 생산일을 A.F. (After Ford)라는 연도의 기준으로 삼는다.작중에서는 '신'이란 말이 들어가는 격언에서 '신'만 '포드님'으로 바꿔서 쓰는(영어로 생각하면 더 재미있는데, my Lord가 my Ford로 한 글자만 치환된 것이다) 장면이 정말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리스도교의 상징인 십자가는 위가 잘린 채 포드 모델 T를 상징하는 'T'자로 남아있다.[10][11]

얼핏 보기엔 진짜 멋진 신세계로 보인다.[12]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지능에 맞추어 신분을 만들고, 그 신분에 맞추어 직장을 배분하기 때문에 원하는 지위에 오르지 못해 좌절할 일이 없다. 모든 물자는 철저하게 통제되어 생산되고 배분된다. 모든 오락 수단은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결혼이란 개념은 없어지고 모든 섹스는 자유롭다.[13] 이 점에서 스탈린주의 사회를 기본 모델로 삼은 1984와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14]

그러나 이런 사회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 중 한명인 버나드 마르크스는 우연히 아직까지 이런 '문명 사회'가 정착하지 못한 야만인 거주구역으로 갔다가 야만인 존을 만나게 되고 그를 문명사회로 데리고 온다.[15] 그는 문명 사회에서는 이미 사라진 셰익스피어 등의 문학 작품을 읽어 왔었는데, 처음에는 아버지의 나라인 문명 사회를 동경하여 그들을 따라오지만 이러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자기가 원래 살던 곳의 방식으로 고행을 하면서 '문명인'들의 구경거리가 되며 생을 마감한다.

같이 따라온 야만인의 어머니 린다는 오랜만에 문명 세계로 돌아왔다는 기쁨과 자신의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비탄 등이 섞인 '위험한 감정'에 빠져(이 세계에서는 깊은 감정 자체를 위험 요소로 본다) 하루에 소마를 정량 몇 배씩을 과다복용하며 몇 달간을 마약에 취해 누워 지내다가 그대로 생을 마감한다. 그러고는 영안실에 들어가 아이들의 '사회화'를 위한 교재가 되어 버리는데,[16] 여기서 받은 문화 충격이 존이 '문명 사회'에 환멸을 느끼게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된다.

3 등장인물 목록

3.1 버나드 마르크스[17]

이 작품에서 '문명 세계의 주인공' 쯤 되는 인물이다.그래봐야 결국 페이크 주인공 계급은 알파 플러스 계급으로 최고 엘리트 다음가는 인물이며 그의 직장인 인공부화소[18] 에서도 능력으로는 인정받지만, 작은 체격으로 인해 신장(키 크기)으로 능력을 판단하는 경향[19] 이 있는 아랫계급에게도 대놓고 무시당하고, 그로 인해 생긴 열등감 때문에 성격도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달라서 같은 계급 내에서도 소외되는 인물.[20] 직장 내에서도 뛰어난 외모로 인기를 가진 레니나 크라운을 짝사랑하지만, 데이트 신청하려고 할 때 하필 직장에서도 라이벌 관계인 헨리 포스터와 놀러가거나, 레니나를 그저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남자들에게 불만을 표출하는 등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 현실의 사람들과는 심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가치관을 가진 다른 등장인물들과 달리 독자들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능한 정신세계를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문명 세계에서의 명성과 부를 위해 친구인 야만인 존을 어느 정도 이용하고, 나중에 아이슬란드로 추방되는 것이 결정되었을 때 총통에게 발버둥을 치며 사정하는 등 결국 작중 세계의 한계를 넘지는 못한 인물. 후반으로 갈수록 비중도 작아져 거의 페이크 주인공화 된다.

3.2 헬름홀츠 왓슨

버나드 마르크스와는 친구 사이이다. 신체조건이나 능력 등 모든 것이 너무나도 완벽한 엄친아이지만, 반대로 그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그를 시기하여 친구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문명 세계에 대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야만인 존이 문명 세계로 왔을 때 그도 버나드처럼 존을 이용해 명예를 누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은, 어떻게 보면 더 나은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21] 하지만 그 역시 친구와 마찬가지로 예술을 진정 느끼지 못하고[22] 문명 세계의 핵심인 과학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등 작중 세계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한다[23]. 사실 버나드에 비해 비중이 더 적다. 결말에서는 총통의 포클랜드행 제안을 받아들인다.

버나드와 헬름홀츠 모두 과학자는 아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의 '문명세계' 에는 과학자가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된 주제의식 중 하나다. 과학기술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은 차라리 배운 대로의 절차에 따라 행동을 반복하는 단순기술자에 가깝지, 창조적 재능을 발휘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과학자나 고급기술자는 아니다. 어린 시절의 존이 린다에게 책에 나온 각종 화학약품에 대해 물어봤을 때 린다는 그저 '창고에 있는 통에서 꺼내오는 것'이라고 대답했을 뿐 자신이 늘상 사용하던 약품들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는 점이나, 각종 돌발상황(특히 존, 버나드, 헬름홀츠등의 괴짜 난입)으로 인하여 작업 공정에 차질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공장의 담당자가 탄력있게 처리하지 못하고 당황하고 쩔쩔매면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매도하기만 한다는 점등을 통해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오히려 이 세계는 진짜 과학자(창조적인 재능을 가진 자)를 사회를 파괴하는 위험분자로 간주하고 외진 섬에 처박아버린 뒤 격리되어 제한된 환경 내에서 그 재능을 발휘하게 하여 성과만을 뽑아먹거나, 아니면 무스타파 몬드처럼 철저하게 굴복하고 순응하여 오히려 창조성을 제제하는 체제의 앞잡이가 되게 하여 중용하는 세계다. 이 점에서 보면 헬름홀츠는 (물론 과학자가 아닌 작가에 가깝지만) 작품 내에서는 그나마 문명 세계의 핵심인 과학의 본질에 가깝게 접근한 인물이지만, 그 본질을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한 인물이라고 봐야 한다.(쾌락 속에서 단순화되는 것을 이상시하는 사회에서 자신은 척박하고 괴로운 환경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하다면서 포클랜드행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좋은 예)

3.3 레니나 크라운

본작의 히로인에 해당하는 캐릭터. 계급은 베타 계급. [24] 직장의 아이돌이라고 할 만큼 뛰어난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버나드와 연애한다든지 존을 사랑한다던지 그녀도 작중 일반인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하지만 버나드에 비해 문명 세계의 상식을 좀 더 중시하는지라, 가끔씩 괴상한 이야기[25]를 하는 버나드에 질색하기도 했다. 나중에 존이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데, 존은 '야만인의 방식으로' 즉 선물, 낭만 등등의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려고 하는데 레니나는 '문명인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려고 즉 쎼... 쎾쓰!![26] 를 하려고 하는 바람에 존은 레니나를 화냥년이라고 부르며 비난하게 된다. 물론 그녀도 존을 사랑하고 있었기에 존에게 사랑 고백을 한 것인데, 그녀 역시 이 때 존이 보여준 너무 이질적인 행동에 제대로 쇼크를 먹는다. 이 사건은 존이 문명 사회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문명 사회를 탈출한 존이 문명인들에게 구경거리가 되는 최후반부에서 한 여자가 그들 틈에 섞여 그를 찾아와 사랑을 갈구하는 몸짓을 보이는데[27], 존의 반응으로 미루어보아 이 여자가 바로 레니나인 것으로 보인다.

3.4

버나드가 레니나를 데리고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처음 등장했다. 본작 후반부의 진주인공. 한때 문명인이었다가 야만인 보호구역에 낙오된 어머니 린다와 함께 살고 있었다. 린다가 그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 읽게 한 셰익스피어 전집을 완전히 외우고 있으며, 그 때문에 작중에 셰익스피어 작품들에 나온 문구를 인용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야만인 세계에 살면서도 문명인의 사고방식을 가진 어머니 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고 있으며[28] 그럼에도 어머니가 해 준 문명 세계의 이야기를 듣고 문명 세계를 동경하며 자랐으며, 그렇게 거의 성인이 되었을 때 버나드, 레니나와 만나 동경하는 문명 세계로 어머니와 함께 가기 위해(+첫눈에 반한 레니나를 따라가기 위해) 버나드를 따라 문명 세계로 갔다. 이후에는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나 주인공급이 된다. 문명 세계로 간 뒤에는 문명인들에게 주목받아 톱스타가 되었지만, 어머니의 죽음과 레니나와의 갈등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오히려 문명 사회를 혐오하고 자신이 살던 곳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후 무스타파 몬드 총통을 만나면서 자신은 문명 세계에 동화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버나드와 헬름홀츠처럼 섬으로 보내달라고 하지만, 총통은 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거부한다. 황무지로 도망쳐 혼자 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처지에 환멸을 느끼고 채찍으로 자해를 하지만, 문명 세계에서 구경꾼들이 몰려와 이를 묘기 취급하자 분노하고 이후 존에 대한 미련때문에 자신을 찾아온 레니나를 죽도록 채찍질한다.[29] 하지만 곧 자신이 한 일을 알아차리고는 목을 매어 자살한다.

참고로 헉슬리의 후기에선 나중에 소설을 다시 쓴다면 존을 필두로 하여 '멋진 신세계'를 등진 시민들의 사회도 만드는 결말을 생각했다고 한다.

3.5 린다

존의 어머니. 인공부화소장과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해 혼자 낙오되고, 거기다가 소장의 아이를 임신까지 하는 바람에 보호구역에 아이와 함께 정착하게 된다[30]. 작중 시간대에서는 이미 갖은 고생으로 인해[31]노쇠했으며, 신체 관리에도 실패해 뚱뚱한 몸이 되었다.[32] 레니나 크라운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호구역에 낙오되었는지 이야기를 해 주는데,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버나드는 자신이 여행오기 전에 소장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일치한다는 사실로 그녀의 아들 존의 아버지가 소장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작품 후반부에는 변한 모습으로 인해 그토록 그리워했던 문명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소마 과다복용 증세를 보이고 이게 원인이 되어 건강이 악화, 병원으로 옮겨져 끝내 사망한다.

3.6 인공부화소장

버나드 마르크스의 상관. 이름은 토마스. 버나드를 능력으로는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그의 집단의식 부족이나 문명 사회에 대한 반감 등 불순분자로서의 성격에 대해서는 심한 불만을 가져 그를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는다. 사실 야만인 존의 아버지이며, 때문에 버나드를 내쫓으려고 했을 때 존의 태생을 간파한 버나드가 그 사실을 까발려서 역관광당하고 소장 자리에서 은퇴한다. 그 이후로는 등장이 없다. 이후 존의 생각을 통해 사회 복귀를 하지 못하고 집에서 소마에 빠져 산다고 암시된다.

3.7 헨리 포스터

버나드의 직장에서의 라이벌 쯤 되는 인물이다. 잘생기고 능력이 좋아서 버나드도 열등감을 느끼는 장면이 있지만, 작중에서 엄친아 이미지는 헬름홀츠 왓슨이 죄다 가져간 데다가, 본인도 작중 일반인과 사고방식에 별 차이가 없어[33] 캐릭터성이 없기 때문에 비중은 거의 공기이다. 그냥 초반 설명역에 지나지 않는다.

3.8 페니 크라운

레니나 크라운의 친구. 상식인 포지션을 맡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 세계 문명인들 중의 상식인이란 게 문제. 하지만 헨리 포스터와 마찬가지로 작중 일반인으로서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 비중은 없다.

3.9 무스타파 몬드

서유럽주재 세계총통. 전 세계에 10명뿐인 인류 지도자 중 한명이라고 한다. 본작은 인공부화소를 견학하던 견습생들이 그에게 역사에 대한 이야기[34]를 듣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총통이 되기 전에는 뛰어난 과학자였다는듯. 대개 이 작품의 문명 세계를 상징하는 전형적인 인물로 해석되지만, 사실 문명 세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뛰어난 아이디어[35][36][37]가 사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탄식한다든지, 그의 비밀금고에 금서가 잔뜩 쌓여있다든지 하는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후반에 한 작가가 낸 책을 금서로 지정하는 데 대한 허가를 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동의서에 "현재로써는사회에 허용될 수 없다"라는 뉘앙스의 글을 써서 앞으로의 사회 변화에 대한 생각도 갖춘 인물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말이지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의 이 작품에서 섬사람들과 함께 몇 안되는 희망의 씨앗을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 회수 자체는 적음에도 불구하고 한 장면 장면마다 독자들에게 깊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등 비중 자체는 결코 적지 않으며, 존과 함께 이 작품의 진 주인공에 해당하는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과거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가지거나, 야만인 존에 대한 가치관을 부정하는 걸 보면 그도 완전히 한계를 넘진 못했다.

그리고, 위와 같이 무스타파 몬드를 희망의 씨앗이라고 보는 의견과는 달리, 오히려 가장 악질적인 희망의 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38]. 다른 인물들이 모순을 깨닫지 못해서 체제에 순응하는 것과는 달리, 무스타파 몬드는 체제의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체제를 지키기로 결심한 인물이다. 즉, 한계를 넘은 깨달음을 얻은 인물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깨달은 것을 악용하는 인물에 가깝다. 작중의 모습을 보더라도 다른 인물들은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이상하다'고 무시해 버리지만, 무스타파 몬드는 그 작품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그 작품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을 섬으로 보내서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이며, 헬름홀츠에 대해 개인적인 호감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가 기존의 사회를 무너트릴 여지를 차단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3.10 야만인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문화 보존을 위해, 그리고 황무지라 굳이 개발할 가치가 없는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서 옛 풍습을 고집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 작품이 문명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긴 하지만, 이 사람들이 타지에서 온 린다와 존을 따돌리는 걸 보면 비문명 사회에 대해서도 그리 좋은 묘사를 하지는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39]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 보존이란 말이 나오긴 하지만 사실 이 소설의 야만인들은 비문명인보다는 현대인의 개념의 잔재로 보는 것이 옳다. 극중의 문명사회에선 잊어버린지 오래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이들의 마을에 남아있다는 것이 그 증거. 즉 이 세계에서 살아온 존은 현대인의 사고를 가진 인물로서 소설속 문명사회를 바라본 셈이 된다. 작중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 옛 풍습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런 지역은 사실 상당수 될 듯하다.

헉슬리가 20세기 초 사람이고 책의 출판연도가 1936년임을 고려하면 작중의 '문명국'은 서구 열강이며 '야만인'은 아시아와 남미에 대응된다. 야만인이라는 명칭은 실제로 제국주의 시대에 소위 비문명국 사람들에게 쓰였으며[40] 당시 서구 열강도 물론 문제점이 많았지만 피해자였던 아시아와 남미 또한 과학 발전의 지체로 인해 미개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납득이 가는 해석.

3.11 섬사람들

지나치게 독창성이 뛰어나거나, 성격이 특이해서 사회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은 섬들로 추방당해 살게 된다. 사람들이 섬으로 간다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걸 보면 그리 편하게 살 만한 곳은 못 되는듯아일랜드?.[41] 하지만 이 사람들은 애초에 개성이 지나쳐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기에 개성과 창의력을 맘껏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이곳에서 더 행복할 듯하다. 심지어 총통은 섬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총통 자신도 과거에 지나치게 개성이 강한 인물임이 드러났을 때, 이 섬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자기 개성을 체제 유지에만 쓰는 대신 고위직에 오를 것인지 선택을 요구받았고, 그 때 고위직에 오를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버나드와 헬름홀츠도 결말에서는 이들에게 소속된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에서 몇 안되는 희망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1. 소설 제목의 유래. 야만인 존이 야만인 거주구역에서 나와서 신세계를 볼때 읊는 소리다. 이 구절은 중세 영어이기 때문에 생각없이 용감한 신세계라고 번역하면 안된다. 중세영어로 brave는 용감하다기 보다는 긍정적이다는 의미의 형용사이며 번역하면 멋지다 혹은 아름답다, 훌륭하다 등의 뜻이다. 사실은 용감하다가 후대에 어의전성된 것. bravo란 단어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2. 일명 9년전쟁. 간략하게 언급되는 내용으로는 탄저균을 이용한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가 대대적으로 사용된 거의 전면핵전쟁 급의 사건이었던 것으로 묘사된다. 근데 당대에는 핵무기를 몰랐으니 묘사가 현대 기준에서 보면 약간 아리송하다.
  3. 핵치환 기술이 없었던 때라 인간 복제를 꽤 이상한 방식으로 한다.
  4. 인간 복제는 수정란의 난할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8쌍이나 16쌍의 쌍둥이를 만드는 식으로 하고, 뭔가 대량학살 무기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핵은 아니다... 뭐, 시대배경상 지금 같은 기술개념이 없었는데도 미래의 갈등을 잘 짚어낸 부분에 경탄하도록 하자. 특히, 원자폭탄의 개념도 없던 시대에 총체적 파괴를 불러오는 대량살상무기를 상상한 부분은 실로 놀라운 통찰력이니까.
  5. 체외인공수정이라는 개념을 1930년대에 생각해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초의 시험관 아기는 1978년에 태어났다.
  6. 계급마다 플러스, 마이너스로 세세하게 나뉘기도 한다. 최상위 계층인 알파 더블플러스 계급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
  7. 수정란을 '보카노프스키 과정'을 통해 분열하게 만들어 인위적으로 쌍둥이로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이 방식을 통해 최대 96 쌍둥이까지 만들어 질 수 있다. 소설에서 언급되는 다른 인공부화소에서는 하나의 수정란으로 수천, 수만 명도 찍어내는 듯. 참고로 이 소설은 클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에 쓰였다. 또 작중에선 델타 계급 미만의 태아에게는 고의로 산소 공급을 부족하게 하고 알코올을 주입하여 신경계를 망가뜨린다는 묘사가 있다.
  8. 다만 그 조건반사 교육의 방식도 지금 보면 딱 파블로프의 개 수준으로 매우 유치하다. 델타 계급 아동에게 책과 꽃을 보여주고 금속성 소음을 들려주어 진짜 "조건반사"로 그것들을 싫어하는 강화를 거는 수준이다. 다만 소설에서 이와 비슷한 교육을 200번 정도 시켰다고 하니 이쯤 되면 무서워 할 지도...?
  9. 가상현실과 연결지어 생각해 보면 의미심장한 부분.
  10. 작중에서는 '크로스'가 들어가는 지명이 'T'로 바뀌어 등장한다.
  11. 그런데 T자형 십자가도 십자가의 한 종류이긴 하다.
  12. 사실 현실세계의 사람들 중에서도 나쁘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은지 해외의 SF 세계관 관련 스레드에서는 "정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거라면 차라리 '멋진 신세계' 같은 상황이 나을거다"라는 말들이 종종 나오곤 한다. 그도 그럴게 1984매트릭스처럼 세계관이 완전 시궁창인 것들에 반해 멋진 신세계는 상당히 얌전한 편이고, 어찌됐든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라도 있으니까...
  13. 하지만 현대인이 생각하는 '연애'라는 개념은 없어졌다. 밑의 등장인물 파트에서 자세히 서술.
  14. 1984에서는 섹스는 아이를 낳기 위한 투쟁으로 간주되며 오르가즘을 없애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15. 정확히는 버나드가 자신을 한직으로 추방하려는 국장의 시도를 물먹이기 위해, 국장이 임신을 시킨 뒤 야만인 거주구역에 버린 여자와 그 여자의 아들을 국장 앞에 데려온 것. 이 세계에서는 '임신'이나 '출산', '어머니'나 '아버지' 등의 개념이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추잡하고 더러운 개념이 되어 있다.(아예 그런 단어만으로 아주 상스러운 음담패설 취급이다.) 그런데 이 야만인 거주구역이...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를 보존해 둔 지역이다. 작중 설명으로는 '굳이 비용을 들여 개척할 필요가 없어서 남겨둔 곳'이라는데...
  16. 어릴 때부터 주기적으로 아이들을 영안실에 데리고 감으로써 죽음이 결국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교육시킨다.
  17. 작중 이름이 있는 계급의 모든 인물은 역사적 인물의 이름들을 조합한 이름이다. 예를 들어 성놀이를 할 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 싫어해서 보육교사에게 찍힌 남자아이의 이름은 트로츠키다.(...) 트로츠키 동지가 모에선을 맞은건가? 근데 하는 짓을 보면 거의 칼 마르크스에 대한 모욕 그 장면은 성놀이 학습 때 여자애가 "난 널 기분나쁘게 하려는 게 아니야" 라며 홀딱 벗고 안겨드는 걸 남자애가 무조건 싫다며 피하는 장면. 이 구도는 후반부에 문명인 여주인공이 야만인 남주인공에게 먼저 섹스를 제안하면서 옷을 벗고 야만인 남주는 문명인 여주를 창녀로 매도하며 밀어내는 장면에서 그대로 반복된다.
  18. 작중 무대인 런던의 시민들은 타지 출신이 아니라면 모두 이곳에서 태어난다.
  19. 이라기보다는 정확히는 인공부화소에서의 처리로 체격마저 계급에 맞게끔 양산되는 세상에서, 버나드 혼자서 자기 계급보다 8cm이나 키가 작은 것이, 버나드는 원래 베타 계급으로 가야 되는 사람인데 행정착오로 알파 플러스 계급이 된 거 아니냐 아니면 부화소 직원이 어벙해서 베타 계급으로 부화할 수정란에 시행해야 하는 시술을 해버린 거 아니냐 라는 오해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쪽이나 수정란 시기에 부화소에서 가하는 시술로 인하여 신분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버나드가 알파플러스 계급에 있으면 안 될 사람인데 거기 있다며 버나드의 정통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20. 태어나는 도중 알코올이 주입되었다느니 뭐니 사람들이 그와 관련된 괴담을 하는 걸 들을 수 있다.
  21. 그래서인지 번역본에서 따라서는 버나드는 존과 말을 놓지 않고 헬름홀츠만 존과 말을 놓는 것으로 처리된다.
  22. 존이 읽어주는 셰익스피어의 시에 감명을 받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언급되자 웃음을 터트리며 무시한다.
  23. 구체적인 예로, 존이 세익스피어를 낭송했을 때 헬름홀츠는 세익스피어의 문장이 가진 호소력에 솔직한 감동을 토로했지만 작품에 드러나는 격정(특히 연애감정)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이에 비하면 버나드는 헬름홀츠와 존이 공감대를 가지는 것에 일종의 질투심을 느끼고 저속한 농담으로 세익스피어를 조롱하며 분위기를 망쳤다.
  24. 이전 서술에서는 알파 마이너스라고 되어있었으나, 레니나가 알파 계급 탈의실을 이용한다는 묘사는 없고, 헨리포스터를 만나러 갔을때 알파계급 탈의실로 간것이었으며, 알파 마이너스의 젊은 행정관이 죽었다는 내용이 언급되는 그 상상은 레니나 자신이 죽었다고 상상한게 아니고,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알파계급 태아에게 수면관련 약물을 투약했어야했는데, 포스터와 이야기를 하느라 넣지 못했고, 그리고나서 '훗날 알파계급의 젊은 청년이 수면부족으로 사망했다..' 는 식으로 언급이 된것이었다. 고로 레니나가 알파계급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25. 둘이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여자를 보고 버나드가 레니나도 저렇게 있는 걸 상상해 보라고 했다. 상술했듯이 이런 건 이 세계관에서는 패드립성희롱을 섞어야 겨우 흉내낼 수 있을 아주 저질 수준의 음담패설에 해당한다. 작가가 이것까지 의도하고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런 패드립을 듣고 정색하는 정도로 넘겨줬다는 것 자체로 (작중에서도 "레니나는 그 말을 듣고 수치심과 모욕감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마를 한 움큼 털어넣었다" 같은 묘사가 나오지도 않는다근데 이 때는 휴게실에 놓고 와서 소마가 없는 상황이었잖아) 이미 레니나는 버나드에게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26. 당시 레니나도 제정신이 아니라 소마 1/2개를 복용하여 마약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저지르기 전에(...) 마약에서 깨서 자신의 행동에 충격을 먹고 도망친다.
  27. 이 직후 격분한 존이 채찍질을 가하고 군중의 광기가 폭발한다. 이 상황에서 딱히 제대로 구출되었다는 언급도 없으니 아마도...
  28. 린다가 여러 남자를 만나는 것에 불만을 표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 중 한명을 찔러 죽이려고까지 했다(!). 여담으로 린다와 존이 마을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된 원인은 린다가 자기 문화권식 사고를 유지한채 살아갔기 때문인데, 존은 그 사례로 유난히 린다의 성적인 개방성을 많이 떠올린다. 뒤에 레니나에게 저지른 짓과 연계해서 보면 존에게 린다의 이런 행보는 큰 트라우마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29. 레니나를 채찍질을 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는데, 이 행위를 본 문명인들이 이 행위를 따라하기 시작한다. 그 행위의 이유나 의미도 모른채. 극중 묘사는 무슨 전염병이나 세뇌같은 현상으로 그야말로 광기로 얼룩진 혼돈의 카오스다. 일단 본문에서는 '협동심과 집단 의식을 주입시킨 수면 교육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서술되어 있다. 물론 존은 자신의 행위가 문명사회에 무슨 일을 일으켰는지 알지 못한다.
  30. 작중에서 정확히 묘사되지는 않으나, 사고로 낙오되었다기 보다는 함께 여행하자면서 린다를 데려갔던 소장이 그녀를 버리고 온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많다.
  31. 자기 문화식 생활을 고수해 갔는데 문제는 린다의 성적인 개방성과 부부 개념의 몰이해로 인해 남의 지아비를 건드는 일이 많았고 지어미에게 걸려 개패듯 얻어 맞는 일도 그 못지 않게 많았다고(...). 이는 린다와 존이 마을에서 왕따당하게 된 요인 중 하나로 나온다.
  32. 작중 언급되는 내용으론 '문명인'에게는 각종 호르몬 조절제와 같은 약물이 배합된 음식이 제공되며, 건강 자체도 사회에 의해 관리된다. 게다가 사회 풍조가 소비권장이기 때문에 린다는 애초에 다이어트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
  33. 단지 숫자를 좀 좋아할 뿐이다.
  34. 이 작품의 배경
  35. 사실 이 작품에서의 문명 세계는 그다지 효율적으로 굴러가지 못한다. 엘리베이터에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엘리베이터 운전사가 있다든지, 화학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식량이 땅에서만 생산된다든지. 그 외에도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제트기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로켓을 대륙간 교통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현재의 독자가 보기에는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이를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는 사회 체제의 유지를 위해 막혀버린다.
  36. 사실 작중에 등장하는 기술의 개념이 구시대적이란 것은 작품의 주제의식과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다. 쥘 베른은 로켓의 개념을 몰라서 포탄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썼지만, 그 점 때문에 '지구 바깥으로 나가보고 싶다'는 욕망과 '중력탈출속도보다 더 빠르게 비행하면 우주로 나갈 수 있다'는 착상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 작품의 세계상이 과학과 기술의 창조적 발전을 적대시하는 것은 분명 사실이나, 작가가 알던 기술 개념이 현대의 기술 개념에 비해 구시대적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오독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37. 다만, 오히려 생산력이 크게 증가한 현대에는 높은 효율을 포기하더라도 사회 체제의 유지를 중시해야 한다는 개념이 오히려 진보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임금피크제나 잡 세어링이 그 좋은 예.
  38. 사실 무스타파 몬드야말로 이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가장 악랄한 원흉이라는 독해가 오히려 주류다... 세익스피어를 이해하니 미래의 희망이 있는 인물이 아니냐고 하기에는 마지막 부분에서 그 깨닮음과 이해를 이용해 헬름홀츠를 비롯한 새로운 조류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모습의 비중이 너무 크다.
  39. 사실 작중 이들이 당하는 취급은 상당히 안습한데, 동물이라면 다 통구이가 될 정도의 초 고압전류가 흐르는 철망이 보호구역을 둘러 싸고 있으며, '문명인'에게 핍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 소설 내에서 은연중 묘사되고 있다. 소설상 묘사로 린다가 야만인들에게 미움받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섹스로 나온다. 부부란 개념을 이해못해 남의 지아비를 건드는 일이 잦았고 더불어 그러다 상대 집사람에게 걸려 얻어맞는 일도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즉 린다의 경우 문명 사회에서의 사고관념이나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야만인들에게 미움을 받아 버린 것이다. 단순히 야만인들의 문제로 보긴 문제가 많다. 사실 현대적인 사고로 볼 때 이 소설의 문화대로 생활하다보면 아무리 외래문화에 자비로운 문화권이어도 미움받을 수 밖에 없다.
  40. 서술자는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존을 이름이 아니라 야만인으로 지칭한다. 이는 존이 개인적으로 미개하여 야만인이 아니라, 그의 출신이 야만인이기 때문에 야만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41. 혹은 작중에서 뻔질나게 나오는 그 세뇌 교육을 통해, 실제 섬의 환경에는 상관없이 이러한 장소에 가는 사실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도록 만들었을 수도 있다. 이 세계관의 세뇌 기술은 육아, 사랑 등등 본능에 해당하는 정서마저 나치즘급 사상테러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