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

韓定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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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형


이쪽은 가정식 백반과도 일맥상통한다.

1 개요

한국 요리의 반상 차림을 서양의 정찬처럼 시간 전개형으로 격식을 갖추어 차려내는 음식으로 전채, 주식, 반찬, 후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차림으로 한국 요리의 정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2 유래

질적인 면에서는 대체로 궁중요리에서 따왔고, 겸상을 하는 형식은 기생집에서 비롯되었다는게 정설이다. 참고로 기생집의 겸상은 기생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편의상 겸상을 한 거지 정식으로 취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겸상을 하는 형식은 일제시대 요릿집에서 비롯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 사실 주 고객들의 방문목적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므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말하는 유래에는 오류가 많다.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일제시대까지 한국의 "정식'이란 궁중연회든 양반집이든 농민이든 여러 가지 음식을 1인분씩 개다리 소반 같은 독상에 차려 주는것이 기본이였다. 이를 위하여 마을마다 1인용 소반을 공용품처럼 수십,수백개씩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다. 80년대까지 안동에서 큰 제사를 치르면 참가한 사람들에게 밥을 차려줄때 1인상에 줬다고 한다.

3 형식

한국식 상차림의 기본인 밥, 국, 반찬과 김치, 장류에서 범위를 보다 확장해서 각 종류들을 늘려가며 상을 차린다. 보통 육류요리로는 구이, 조림, 저냐, 찜, 육회 등이 올라오고 국물요리로는 전골 내지는 찌개가 올라오며, 생선회나 조개류 같은 갖가지 해산물이나 생채 및 숙채 그리고 절인 반찬 및 젓갈 등이 올라온다.

제사상 또한 어느정도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일부 한정식집에서는 일본 요리의 가이세키 요리의 영향을 받아 한상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 코스요리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데 최신 한정식들의 코스화는 오히려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의 영향을 받은 조리법을 선보이고 있어 딱히 가이세키 요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특정짓기는 힘들다. 또한 프랑스 요리도 18세기까지는 코스가 없었다가 지금은 코스 요리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코스로 나오는 스타일이 한정식이 아니라고 단정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차 가이세키요리는 에도시에 초기 네덜란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4 혼자 한정식 먹기

한정식을 다루는 식당은 대체적으로 1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 고급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닌 연회나 접대를 겸할 목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전통 식문화에 겸상은 없고 혼자 먹었는데 이 무슨 소리인가?"할 수도 있는데, 애당초 유래가 된 기생집 부터가 정말로 고관대작이거나 부호가 아닌 이상 보통은 2인 이상 출입을 하는 게 보통이라는 걸 생각하면 아예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게다가 가게 입장에서는 전통보다 실리를 추구해야 하는 면도 있고...

다만 요릿집으로서의 한정식집이 아닌 일반 식당으로서의 한정식집 한정으로 1인 손님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러한 가게의 메뉴 구성은 가정식 백반에 가깝다. 어쨌든 일단 분위기 있는 한정식 집이라면 1인 손님은 받지 않는다.

5 비판

식당에서 내놓는 한정식들을 보면 대부분 음식의 가짓수에 치중하여 많이 내놓는데 급급하는 경우가 많다. 식객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대목이 나온다. 중점이 되는 음식이 따로 없이 정식 그 자체라는 틀에 맞추기 때문에 많은 음식을 내놓지만 막상 손대는 음식은 많이 없고 여러 음식이 섞여서 혼란스럽기에 음식 자체의 맛을 최대한 느끼기보다 그냥 많이 먹는데 치중하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 다 먹지 못 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커다란 문제다.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것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데다 포장을 안 해주는 집도 많고 포장해가기도 그런 경우가 많아 남는 음식은 전부 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 결국 한정식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이런 점을 떠나서도 한정식은 2010년대 정도가 되면 확연한 쇠락세이다. 이유는 2가지인데, 한정식에는 필연적으로 2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로 수많은 반찬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공간[1]과, 그 반찬을 만들어대는 인력이다. 즉, 노동집약적이면서 동시에 주방이 엄청나게 넓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것이 과거 가능했던 것은 말 그대로 최고급 접대용 요정이었기 때문인데, 현대에 와서는 이런 영업형태가 유지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이 때문에 인력을 줄이거나, 음식을 미리 만들어둔다거나 하는 행태가 보이면서 맛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결국 2016년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1인당 접대 식대를 3만원으로 제한하자 접대 손님 위주로 장사를 해오던 한정식 업주들이 다 죽게 생겼다며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1. 음식은 그 자리에서 만들어서 올려야 한다. 주방에서 여기서는 생선굽고, 저기서는 고기 굽고, 다른 곳에서는 전 부치고, 거의 동시에 나물을 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