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우스의 창의 등장인물.
성 세바스찬 음악학교의 음악 선생. 피아노 연주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으나 가난해서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던 제자인 이자크 바이스하이트를 일찌감치 눈여겨보고 그를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사실은 유리우스의 어머니인 레나테와 젊었을 적 연인 사이였다. 바로 올훼스의 창에서 눈이 마주친 상대. 어느 날 홀연히 모습을 감춰버린 그녀를 오랫동안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녀가 바로 자기 제자인 유리우스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모른 채. 한편 마리아 바르바라의 짝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나 본인은 모른다.
이름과 신분은 가짜이며 본명은 에른스트 폰 베링거, 과거 유리우스의 아버지로 인해 러시아 스파이로 몰려 망한 베링거 가문의 아들이었다. 이 때문에 아렌스마이야 가에 원한이 있어 자신의 집안 하인이었던 야곱과 함께 복수를 꾀한다. 아렌스마이야 가의 유일한 아들(사실은 남장여자였으나 알 리가 없었다) 유리우스를 올훼스의 창에서 밀어 죽이려고 하거나, 축제 때 유리우스를 칼로 찔러 죽이려 하는 등 각종 음모를 꾀하는데, 어느 날 레나테가 학교에 와서 올훼스의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뒷모습을 보고 아렌스마이야 가의 부인을 살해할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그녀를 창밖으로 밀어버린다.
하지만 밀어버리는 순간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레나테였음을 깨닫고 깜짝 놀라 붙잡는데 그 순간 창틀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에 둘 다 떨어질 지경이 되자 레나테가 자신을 놓으라고 하는데도 절대로 놓지 않고 끝내 그녀를 끌어올리려 하다가 결국 레나테와 함께 창밖으로 떨어져 죽는다.
음악에 대해서도 상당한 권위자였던 듯. 이자크의 천재성을 알아보고는 주위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그를 최선을 다해 가르쳤으며, 이자크는 그가 죽은 뒤 슬픔에 빠져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며 '빌클리히 선생님! 저는 아직도 당신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라고 독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