兄嫂
the elder brother's wife
1 형수의 정의
윗사람이기에 실생활에선 뒤에 "님"자를 붙여 형수님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친하게 지낼 경우는 그냥 "형수"라고만 하기도 한다. 심지어 서로 반말 쓰는 경우도 있다. 형수라고 부른다든지 반말을 한다든지는 집안 항렬 높은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둘이 나이가 어느정도 들었을 때 얘기다. 초창기에는 대개 그러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고 봐야 한다. 집안 어른들이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에 또한 형수님 칭호를 받는 여자 입장에서도, 결혼하기 전에 남편의 남동생과 친해서 격의없이 이름을 부르던 사이라도 결혼하고 나면 "도련님"이라고 존칭하는 것이 원칙. 보통 남동생까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XX 아버지"로 호칭이 진화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연령(나이차)과 족연(가족관계)이 부닥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말이라 덧붙이자면, 한국 사회에서 존칭을 따질 때 우선 순위는 족연, 지위, 연령 순이다.[1] 족연 상의 존칭이 가장 우선한다는 말. 드라마에서 남편을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극히 현대의 근거 없는 신존칭법이다 존칭을 한다는 것은 언어의 층위를 설정한다는 의미이지, 서열을 정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므로, 연령이 자신 보다 적은 사람에게 '도련님'이라고 칭하면서 존댓말을 쓰는 것은 교양의 문제일 뿐, 계서의 문제가 아니다. '형수' 입장에서 기분 나빠할 것도, '도련님' 입장에서 기분 좋아할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형수와 시동생 사이의 특이한 경우는 둘이 나이차이가 아주 많이 나는 때다. 형수가 시집을 왔는데 시동생이 꼬꼬마일 경우에 해당한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보면 알겠지만 형수는 시동생을 애처럼 취급하며 둘이 모자지간 같은 애매한 뉘앙스를 풍긴다. 하이킥에서 민용의 어린시절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민용이 목욕할 때 해미는 우리 서방님 고추가 얼마나 컸나 보자며 때를 밀어주고, 사춘기인 시동생의 일기장을 훔쳐보는가 하면 민용이 몽정하고 부끄러워서 팬티를 침대 밑에 숨겨놓는데 해미는 그걸 묘하게 찾아서 능욕한다. 실제로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시동생은 형수를 어머니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어렸을 때 실제 어머니는 너무 나이가 들어서 잘 돌보지 못했을 것이고, 실질적으로 형수가 어머니 역할을 했을 것이므로 말이다.
2 형수의 오용
실제 족연이 아닌데도, '형수' 즉 형의 아내라고 부를 정도의 사이라면, 최소한 그 형과 아주 도타운 정을 나누는 사이이어야만 한다.
꼭 친 형이 아니더라도 친형제에 가까울 만큼의 도타운 친분을 쌓은 형뻘인 남자의 아내를 높여 불러줄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이때는 한자 뜻 그대로 형의 아내를 뜻하는 것이 되어 틀린 호칭은 아니다. 그러나 가족으로 생각할만큼 가깝다는 의미에서 붙히는 이 호칭을 서로 거리를 두는데도 자신 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의 아내라는 이유로 쓰는 것은 굉장한 결례이다. 호형호제하자는 말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호칭을 부르지 않거나 부득이 불러야한다면 사모님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지역에 따라서나 보수적인 성격의 사람인 경우 나이 많은 여자에게 함부로 "누님"이라고 부르는 경우 결례가 되는 곳도 있다. 이것은 여성 호칭을 극도로 자제하던 전통이 남아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여성을 지칭하는 것 자체가 결례가 되어서,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예의였고, 어쩔 수 없이 불러야 할 때는 '최씨 부인' '양평 댁'이런 식으로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므로, 기혼의 여자일 경우 "(아들 이름) 어머니" "댁" 등으로 부르자. 사실 이럴 때 남의 아내와 자신의 아내를 칭하는 한자어가 꽤 여러가지인데, 잘 쓰이지는 않는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미혼의 여자를 정말로 보수적인 사람 앞에서 칭해야 할 때는, 가능하면 직접 언급을 피하고, 정말 언급해야 한다면, "그 분" 등으로 호칭하자. 마주한 사람이 더 존대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압존법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연령이 자신 보다 많은 미혼인 여성을 마주하고 직접 칭해야 할 때는 "누님"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연령 차가 나는 기혼인 여성일 경우 지위로 칭하거나, 친분이 깊을 경우 "누나" "누님"이라고 부르자.[2]
호칭의 적절한 사용은 한국어 사용자의 과제라고 할만한 것이다. 흔히들 말하듯이 한국어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려면 상황에 맞는 존대법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아직까지는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교양의 척도이다.
3 형수의 역사적 사례
은근히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고, 특히 나이차라도 많이 나면 누나를 뛰어넘어 어머니급의 존재감을 주는 존재다. 그러다보니 종종 어머니보다도 형수 손에 컸다는 인물들도 있다. 4형제의 막내인 정약용은 9살 때 어머니를 잃고 이복 큰형 정약현의 아내 이씨 손에 컸는데, 그의 형수는 두창으로 수포가 다닥다닥 올라온 머리를 감겨주는가 하면 하도 더럽게 놀아(...) 이가 생긴 머리를 빗겨주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지만 예전 아이를 많이 낳던 시절에는 막내 도련님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인데 큰형수님은 30대 중후반인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오히려 그런 면 때문인지 각종 19금 매체에서 불순하게 활용된다. 중국에서는 형수-시동생 사이에는 성적 긴장감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서[3] 아예 형수와 시동생은 같은 공간에 있지도 않고 대화도 자제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유목민족의 경우, 형이 죽으면 동생이 그 아내를 취하는 형사취수제라는 제도가 있었다.
성경의 오난이 과부인 형수에게 질내사정을 차마 할 수 없어서 질외사정을 했다가 신벌을 받은 경우.- ↑ 사극에서 왕은 자신의 어머니를 '대비'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마마'라고 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모친은 아들을 '주상'이라고 칭하지, '주상 전하'라고 칭하지 않는다. 잘 보면, 모친은 왕에게 존칭을 쓰면서도, 왕에게라면 마땅히 써야할 극존칭은 쓰지 않는다. 조선 시대 극존칭은 지금과 달리 매우 자연스러운 언어였다. 그러나 족연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 ↑ 사실은 기혼 여성에게 '누나'라는 호칭은 옳지 않다. 지위로 부르는 것이 가장 좋고, "(아들 이름) 어머니" "댁" 등으로 불러야 하지만, 현대의 실정에 맞게 이렇게 썼다.혈연 관계가 아닌 여성을 어떠한 호칭으로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 자체가 최근대의 일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정말로 예의를 차리고자 한다면, 간접적으로만 칭해야 한다.
- ↑ 수호지의 무대-무송 형제와 반금련을 생각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