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90년대, 한창 코미디 배우 주성치가 패러디 연작을 찍을 시기[1]에 나온 또 하나의 패러디 영화. 물론 제목에서 보듯이 패러디한 작품은 그 유명한 레옹.
하지만 이 영화가 레옹에서 따온것은 외모 정도이다 싶을 정도로 내용은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주인공의 직업이 킬러가 아니라 퇴마사이며[2] 여주인공 아군은 마틸다 같은 로리한 여주인공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아가씨다. 마틸다 코스프레 비슷한 걸 하긴 하는데 OME! 사실 원제목은 回魂夜(회혼야)로 영화에서 나오는 '혼이 되돌아오는 밤'이라는 개념으로, 이쯤되면 대체 왜 홍콩 레옹인지 알수가 없을 지경이다. 영어제목은 Out of the Dark. 홍콩 레옹이라는 제목은 구글에서 (Hong Kong Leon으로) 검색이 안되는 거 보면 영화 수입사에서 지은듯.
2 줄거리
노모 부양이 힘들었던 부부가 합심하여 노모를 살해한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살아 생전에 노모를 그리 괄시하더니 저렇게 될줄 알았다며 부부를 백안시하고 부부는 못들은 척 노모를 위해 지전을 태우며 아무 일 없이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억울하게 살해된 노모의 귀신은 부부의 아들에 빙의되어 부부에게 복수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지나가던 아파트 경비대장과 지나가던 중상자(...)가 휘말려서 사실 노모가 부부에 의해 살해되었음을 알게 된다. 부부는 이에 목격자를 죽여 사건을 은폐하려 하나 레옹에게 저지당한다. 레옹은 부부가 아니라 중상자와 경비대장이 범인인줄 알고 중상자를 총으로 쏘나(...) 곧 실수임을 깨닫고 총구를 부부에게 돌린다. 놀란 부부는 뒤로 물러섰고 너무 물러선 남편은 발을 헛디뎌서 떨어져 죽는다.(...) 아내는 통곡하며 빨간 옷을 입고 죽어 강력한 원기가 되어 복수하겠다고 선포한다.(...) 이에 레옹은 돈을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하고 돈에 혹한 아내가 "얼마나 줄건데?"라고 내려오자 "달라는 대로 줄게"라고 외치며 총을 휘두르다가 오발로 아내를 쏴서 아파트 아래로 떨어뜨려 죽이고 만다.(...) 레옹은 응급조치로 아내를 살려내지만! 아내는 다시 총으로 자살한다. 하지만 레옹은 전기충격으로 죽은 아내를 다시 살려내고(...) 왜 살려내냐는 아내를 진정시키다가 실수로 칼로 머리를 찍어 또 죽이고 만다(...) 어쨌거나 부부가 모두 죽어 귀신이 되어 레옹에게 복수하려 드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건을 매듭짓기 위해 다시 이 아파트를 찾아온 홍콩 레옹과 계속 일어나는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출동한 경비들이 겪는 기묘한 퇴마록이다. 최종보스는 역시 이 귀신부부로, 시어머니를 살해해 귀신으로 만들어 출몰하게 만든 과거가 있다. 이 시어머니 귀신으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이 귀신부부는 어쩌면 진정한 흑막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여담으로 시어머니 귀신은 주성치가 퇴치한다. 비닐봉지에 가둬서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린다!
주성치 영화답게 아스트랄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사실 내용으로 보자면 다른 주성치 영화들과는 달리 잔혹하거나 엽기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다. 담력 테스트랍시고 진짜 폭탄돌리기 놀이(가족오락관에서 볼 수 있었던 그것)을 하질 않나, 귀신에 홀린 여주인공은 팝콘을 튀기다 자신의 슴가가 튀겨지는 환각을 보고, 소의 침을 눈꺼풀 밑에 바르면 귀신을 볼 수 있다(식스 센스?)는 설정이 나오질 않나, 귀신 방지용 트랩이라는게 벽에 랩을 둘러싸는 거다(...) 또 홍콩 레옹이 신문지로 접어서 만든 종이모자를 쓰니 정말 날아다니고 록키 호러 픽처쇼의 프랭크 N 퍼터 박사 코스프레를 하고 채찍을 휘두르는 경비나 자꾸만 죽지도 않고 나타나는 중상자나... 골때리는 내용이 많다.
그래도 역시 주성치 영화답게 후반부 전개에는 은근히 눈물이 나오게 하는 전개로 흘러간다. 홍콩 레옹은 남편 귀신을 자기 몸에 가둔후 아군(여주인공)을 시켜 전기톱으로 자기를 내려치게 하는 희생적인 죽음을 맞이하고,[3] 사건이 끝나고 정신병원에서 홍콩 레옹의 귀신을 기다리는 아군 앞에 홍콩 레옹이 "친구들 만나고 오느라 늦었어, 오늘 참 예쁘군!"하면서 다시 나타나는 (이때의 아군은 정신병원 환자여서 대머리인 모습이었다.) 장면은 정말 눈물없인 못볼 명장면. 근데 귀신이 깃든 사람을 죽이면 귀신도 처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귀신이 깃든 사람이 몇번 죽는 장면이 나왔었다.(...) 설정붕괴? 애초에 그런 거 신경쓴거 같지도 않지만 한편 같이 수감된 경비들은 자신들의 제정신을 입증하겠답시고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귀신 보는 약물을 바르게 한 다음에 실수로 고층에서 떨어뜨려 죽이고 만다.(...)
3 여담
오맹달이 출연 안하는[4] 몇 안되는 주성치 영화. 쿵푸허슬을 계기로 오맹달과 주성치의 사이가 영 좋지 못하니 앞으론 오맹달이 안 나오는 주성치 영화가 많아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