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대왕

黃眉大王
서유기에 나오는 요괴. 스스로 황미노불(黃眉老佛)이라 칭하지만, 이 요괴의 행패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황미대왕이라 부른다.

산속에 소(小)뇌음사를 세우고 부하들은 보살이나 동자들로, 자신은 부처님으로 변신하여 삼장법사 일행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다른 요괴들과는 특이하게 다른 것이, 다른 요괴들은 삼장의 고기를 먹거나 동정을 빼앗아 불로장생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반면 이 녀석은 손오공과 겨루어보고 싶어서(!) 삼장법사를 잡은 것이라 한다. 물론 이기고 나면 먹을 예정이었던 듯.

이 속임수에 넘어간 삼장법사 일행은 벌써 서천에 도착한 줄(...) 알고 말에서 내려 절하느라 난리를 쳤지만, 정작 손오공은 서천 다니길 밥 먹듯이 하는 터라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러자 가짜 부처로 변신한 요괴는 왜 자신에게 인사하지 않느냐고 호통쳤고, 한낱 요괴 주제에 감히 부처님으로 변신한데다가 자기한테 큰소리치자 빡친 손오공은 여의봉을 빼들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허공에서 금 바라가 떨어지자 손오공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안에 갇혀버린다. 손오공이 잡히자 수하 요괴들도 전부 본성을 드러내 삼장법사를 포함 전원을 생포한다.

요괴의 바라 역시 여의지보라, 손오공의 힘으로도 꿈쩍 않을 뿐더러 법술을 써서 키를 태산처럼 늘이고 겨자씨만큼 줄여도 크기가 손오공과 똑같이 변하며 꼼짝 못하게 가둬버린다. ㅎㄷㄷ. 결국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자 하늘의 이십팔수 별자리들을 불러모아 손오공을 꺼내기 위해 깽판 별 짓을 다한다. 결국엔 별자리중 하나인 항금룡이 자기 뿔을 틈새로 가까스로 들이밀고[1] 그 뿔에 구멍을 뚫고 조그맣게 변해서 들어간 다음 항금룡이 다시 뿔을 뽑아내자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빡칠대로 빡친 손오공은 온 힘을 다해 여의봉으로 바라를 내리쳤고 바라는 산산조각나버렸다. 이 소리에 놀라서 깬 요괴와 부하들, 손오공과 별자리들은 대접전을 벌인다.[2] 요괴의 힘은 손오공과 엇비슷했지만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자 품에서 무명천 자루를 하나 꺼내는데 이게 또 법보. 한번 펄럭이자 손오공과 별자리들은 손도 못쓰고 거기에 붙잡혀버린다. 금각은각형제보다도 강력한 템빨(...). 이렇게 잡혀버리자 손오공은 자기만 가까스로 빠져나와 요괴 퇴치로 유명한 무당산의 진무대제와 우이산의 국사왕보살을 찾아 지원군을 불러와보지만[3] 다들 이 무명자루에 붙잡혀버린다. 실로 무시무시한 템빨(...)에 비록 본좌급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손오공의 인맥으로 동원할 수 있는 정예병들이었는데 원군으로 불러오는 족족 잡히자 결국 손오공도 좌절한다. 이게 정정당당히 겨뤄보고 싶다던 놈이 할 짓인가...

때마침 미륵이 구원하러 왔는데, 요괴의 정체는 바로 미륵의 시동 황미동자. 미륵보살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물건들을 훔쳐 하계로 달아난 것. 바라와 무명자루는 미륵 보살님 것이고 낭아봉은 북치던 봉이라고 한다.그런 걸로 북을 치면 찢어지지 않나?

미륵의 꾀에 넘어가 황미대왕은 참외로 변신한 손오공을 꿀꺽 삼키고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을 삼킨 요괴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꼴을 당했지만, 이 녀석만큼은 정말로 더럽게 아템빨 손오공을 괴롭혔기에 게거품을 물고 죽기 직전까지 가도록 괴롭힘당한다. 황미동자 안습(...). 결국 요괴는 완전히 항복하고 황미동자로 돌아오고, 미륵은 자기 물건이었던 무명자루와 황금 바라[4]를 가지고 돌아가고, 안습하게 붙잡혀있던 온갖 지원군들도 가까스로 벗어나 돌아간다. 언제나처럼 삼장법사는 이젠 다시는 오공의 말을 의심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제버릇 어디가나.(...)

이 요괴가 들고나온 황금바라와 무명자루는 그 전에도 그 뒤에도 나오는 비슷비슷한 능력의 물건들 중에서도 특히나 강력한 물건들이지만 어째 잘 알려지지 않았다. 무명자루는 후천대, 속칭 인종대라는 이름도 있지만 임팩트가 적어서 그런듯.

본좌 항목의 짤방(닥쳐! 감히 본좌 앞에서 망언을 하다니!)의 인물도 이 녀석으로 추측된다.

  1. 원래는 틈을 넓혀서 그 구멍으로 나오게 할 생각이었지만 바라가 뿔이 들어온 만큼만 에워싸고 딱 붙잡아 소용이 없었다.
  2. 이때 쓴 무기는 '짧고도 부드러운 낭아봉'이라고 나오는데 참 감이 오지 않는 무기.(...) 대강 못박힌 야구방망이촘촘하게 칼날을 박아넣은 봉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요괴가 특별히 잘 쓰는 것일 뿐 특별히 강한 무기는 아니다.
  3. 본인들은 이런저런 원인으로 직접 가지 않고 부하들을 보냈다.
  4. 미륵이 순식간에 조각들을 도로 붙인다.